1943년 징집되어 1944년 크리스마스에 겪은 첫 전투에서 낙오해 포로가 되어, '군대와 관련된 건 아무것도 없는 평화로운 독일의 시골 도시'에서 일하다가 그 도시가 폭격으로 불타는 걸 직접 목격한 분이다보니(무려 벌지 전투와 드레스덴 폭격 경험자). 더군다나 평론가들에게는 마크 트웨인의 뒤를 잇는 최고의 풍자가라는 소리를 듣는 분이다보니. 상황의 부조리함을 까는 블랙유머가 '쩝니다'. 킬킬거리고 난 다음, 그게 왜 웃겨야 하는지 생각해보며 씁쓸해지게 만들죠.
5류 소설가 킬고어 트라우트나, 전범 아닌 전범 하워드 켐벨jr, 술주정뱅이 부자 로즈워터 씨처럼 작가의 세계관 속에서 몇 차례 변신하며 작품과 작품을 오가는 독특한 캐릭터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어쨌거나 언제쯤 다 출간되나 했더니,(제5도살장이 미국에서 히트친 이후 어설프게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망해서 절판. 이후로도 번역되어 출간되는 족족 망해서 절판됨;;)어느새 대표작들은 신판이 거의 다 나왔네요. 역시 기다리는 자에겐 복이 있나니......
개인적으로는 제5도살장과 마더 나이트를 가장 좋아합니다.(지금까지 제가 읽은 소설들 중에서도 상위 랭크에 들죠. 어차피 보네거트 옹 소설 중에서 제대로 몇 번씩 읽어본 게 그 둘뿐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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