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관을 나서며
미쳤습니다.
진짜 미쳤습니다.
보는 내내 숨소리 하나 제대로 못 내고 봤습니다.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거나,
재미가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그런 차원에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정말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였어요.
# 대략적인 감상 - 호아킨 피닉스 당신은 선을 넘었어...
조커는 인간에 심리를 따라가는 영화입니다.
아서 플렉에게 이입을 하면 할수록 깊이가 느껴집니다.
그런데...
스토리만 보면 영화 캐릭터 속 조커라는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영화 속 아서 플렉이라는 캐릭터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헌데...
호아킨 피닉스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습니다.
저런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몰입감 있게 연기합니다.
아서 플렉이란 캐릭터 가진 특수성과 환경에 대한 불쾌감과 연민이
서서히 부풀어오르는 광기가, 절제됐던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까지,
설득력 없는 캐릭터가 설득력 있게 받아지도록 철저히 “연기”했습니다.
# 미리니름 없는 영화 속 메시지 이야기
영화는 광기와 분노, 증오에 전염을 보여주며 불쾌함에 극치를 달립니다.
문제는 이 불쾌감마저 “순응”할 수 있게 하는 설득력을 가진 연기와
영화 속 교묘한 궤변이 혼돈의 사자라는 조커의 탄생을 납득가도록,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다만, 이런 극변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아서 플렉이 끝에 끝까지 보여주기에,
이 영화는 정말 사람에 혼을 빼놓기에 충분합니다.
영화전체에서 느껴지는 불쾌감은 영화말미에서 극을 달립니다만,
그 불쾌감이 던지는 메시지는 너무도 명확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한 톨에 관심, 한 톨에 사랑, 한 톨에 호의만으로도,
조커의 탄생은, 혼돈의 강림을 막아낼 수 있었다는 메시지요.
# 끝으로...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다크나이트조차 아득히 넘어선 느낌입니다.
히어로 무비에 화끈한 재미는 전혀 없었습니다만,
영화 자체가 그냥 미쳤어요.
화면 말고 다른 게 보이질 않아요.
시작부터 끝까지 조커답지 않은 조커였기에,
맨 마지막에야 보여주는 조커다운 조커에 모습에,
실소가 나오면서도 섬뜩함이 가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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