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공부의 신’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3.5% 넘어
“성적 이외 가치 평가절하”… 청소년에 부정적 영향 우려
“뭐? 천하대 일류대 노래를 부르는 이 세상이 더럽다고 돈 있고 빽 있는 놈들이 판치는 세상이 역겹다고? 그렇다면 너희가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면 되지 않느냐? 뒤에서 불평만 늘어놓는 찌질이가 되지 말고 이 사회에! 이 사회에 룰을 뜯어 고치는 사람이 되란 말이다!” (KBS ‘공부의 신’ 1화 강석호(김수로)의 대사)
공영방송 KBS 2TV ‘공부의 신’(공신)이 청소년의 문제에 대해 가족의 사랑, 참교육을 해법으로 제시한 기존 학원물과는 궤를 달리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 4회만에 시청률 23.5%(AGB닐슨 미디어리시처)로 단숨에 뛰어올라 월화 오후 10시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공신’은 꼴통학교 ‘병문고’를 재건하기 위해 변호사 강석호가 천하대 특별반의 담임을 맡고 최강 돌머리 5명을 일류대인 ‘천하대’로 보낸다는 내용이다. 아이들은 최고의 입시 전략을 전수받아 ‘천하대’에 골인한다.
하지만 이는 KBS가 가족의 사랑과 올바른 정체성 확립을 주제로 한 학원물을 선보인 전통에서 벗어나 있다. 간판 학원물인 ‘학교’(1999∼2002) 시리즈, ‘반올림’(2006∼2007), ‘최강울엄마’(2007)등은 입시 문제에 대해 올바른 정체성, 친구 간 우정 등 다른 가치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특히 ‘최강울엄마’는 입시문제를 전면적으로 내세웠다는 점이 ‘공신’과 닮았다. 하지만 해결책은 달랐다. 청소년의 입시 스트레스를 가족의 사랑으로 치유하는 게 주제였다.
‘공신’은 철저히 현실논리에 기반한다. “국가대표팀이 몇 대일로 이기는지 올림픽에서는 몇 위를 하는지는 밤잠 안자며 지켜보면서 교육에서의 몇 위 몇 점에는 왜 이리 거부반응을 일으킵니까?”라고 반문하는 강석호의 대사에서처럼 순위가 중요한 가치로 등장한다.
김형일 KBS 드라마 CP는 “이때까지는 공부가 최고가 아니라는 게 포인트였다. 당시에는 입시 지옥의 폐해가 너무 많으니까 반대 측면이 강조됐다. 하지만 요즘은 공부하라는 요구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공신’이 청소년뿐만 아니라 학부모한테 와 닿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 내용을 두고 논란은 가열되고 있다. 현재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공부의 신 조기종영’ 청원운동이 진행 중이다. 또한 KBS 노조는 ‘공신’을 이번 주 안에 노사 공정방송추진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한국 전통유산을 계승하고 국민적 정서에 기반한 콘텐츠를 제공할 공영방송의 의무를 저버렸다는 생각에서다.
예비 고1인 김상원(16)군은 “드라마이긴 하지만 너무 말이 안 되고 공부에 대해 너무 강요하는 거 같아 부담스럽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엄민용 대변인은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공영방송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나 드라마의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해야 한다. 교육을 기업의 논리와 적자생존의 논리로만 파악하고, 여러 가지 가치가 존재하는 학교에서 성적 외의 가치는 평가 절하하는 느낌이어서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선희 기자 김도영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솔직히 저런 스토리 나도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학교에서 맨날 듣는게 저런 소리인데 뭐....
예비고1인 김상원군...말이 안된다고???? 고등학교가면
실컷 듣게 될거에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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