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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2010년에 젊어서 다행이야.

작성자
소울블루
작성
10.01.12 20:20
조회
433

밥먹는 동안 한 생각.

놀이터의 미끄럼틀에서 내 딸을 미끄럼 태워주고 있다.

애가 굉장히 좋아한다.

딸의 꼼지락거리는 손가락이 너무 귀엽고 엄마를 찾는

옹알거리는 그 입술이 너무 귀엽다.

"엄마 언제와?"

한참 놀다와서 씻은 후

내게 물어보는 동그란 두 눈을 보며 난 참치캔을 딴다.

"응 두밤만 자고 나면..."

"아빠 그런데 나 내일 유치원 꼭 가야돼?"

조용히 딸의 눈을 들여다 본다.

왠지 인류는 대를 이을수록 성숙해져가는것만 같아...

그런 것만 같아.

"가야지.. 가고 나면 하루 지나고 또 가고 나면

이틀이 지나서 엄마 만날수 있는걸...? 안자면 엄마도 안온다?"

딸 아이가 고개를 주억거린다.

"그럼 아빠는 언제 또 만나?"

손가락 입에 무는 딸에게 말해준다.

"음...아빠는 딱 세밤 더 지나면.."

내가 윙크하자 딸도 따라서 윙크한다.

애는 아무것도 모른다.

"왜? 유치원 처음이라서 긴장돼?"

"응!응!"

딸이 눈웃음 치며 내게 마구 웃어 보였다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웃어줬다.

"아빠. 이거 맛있어. 조금만 더줘 응응?"

첫 유치원 이라 긴장했나보다..

나는 아껴서. 아껴 먹어야 한다며 참치 살을

포크를 든 딸에게 접시 끝으로 싹싹 고기를 발라 긁어 주었다.

딸을 철로된 유치원행 셔틀에 보낸후에 한참을 손을 흔들었다.

회색 하늘아래에서 한참을 손을 흔들었다.

2200년. 겨울은 오래전에 멸종해 버렸다.

가끔씩 내리는 눈을 보여주고 싶지만 여의치가 않다..

사는것도 식량도 여의치가 않다.

그래서 자구책을 마련해야만 했다.

사회보장번호가 찍힌 카드를 본 직원이 내게 물었다.

"유통기한 몇일로 하시겠습니까?"

"3일로 하죠."

들어간 튜브안에서 천천히 내 살을 저미는 소리가 들려왔다.

직원의 무표정한 얼굴이 동그란 창밖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저기 내 딸이 간 달의 도시 안에선

어느 누군가가 내딸을 위해 내 살로 만든 참치캔을

정겹게 따줄까?  


Comment ' 11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0.01.12 20:23
    No. 1

    읽고

    이게 모지??

    글쓴이: 소울블루

    순간

    아!!! 그렇구나
    하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쭌님
    작성일
    10.01.12 20:25
    No. 2

    진짜 읽으면서 뭐지? 했는데, 밑의 댓글에 '글쓴이:소울블루' 보고 아!했음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4 양준석
    작성일
    10.01.12 20:45
    No. 3

    허허 입문한 지 별로 안돼서 소울블루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슬로피
    작성일
    10.01.12 21:10
    No. 4

    4차원이십니다.
    그분 닉넴으로 쳐서 보세요.
    그분의 사상?을 알 수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NaNunDa
    작성일
    10.01.12 21:21
    No. 5

    ㄷㄷ 식량부족미래인가요? 출산율이 낮으니만큼 육식만 자제한다면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임성묵
    작성일
    10.01.12 21:23
    No. 6

    독특하시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슬로피
    작성일
    10.01.12 21:39
    No. 7

    저렇게 해도 언젠가는 망해요.
    인간이 생산자도 아니고, 소비자, 그것도 제일 마지막에 위치했는데
    위로 갈수록 에너지 손실이 크니 언젠가는 망함.ㅋ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1 아르카든
    작성일
    10.01.12 22:33
    No. 8

    인간 = 참치라고 생각한 저는 한심한 걸까요 ... 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성류(晟瀏)
    작성일
    10.01.12 22:50
    No. 9

    3줄 보고 작성자를 알아챘음 ㅇㅅㅇ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Clari
    작성일
    10.01.12 23:56
    No. 10

    저도 아!!!!!!!!!!!!!!!!!! 라고 생각했습니닼ㅋㅋㅋㅋㅋ역시 작성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비비참참
    작성일
    10.01.13 01:32
    No. 11

    윽... 이해가 안가는군요. 아르카든님이 생각한게 맞는거 아닌가...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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