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해가 넘는 시간 동안,
제가 기억을 하고 있는 시절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기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뭐, 좋은 일도 있었던 것 같고, 반대로 그저 그런 날도 있었던 것 같네요.
근데, 제가 기억하고 있는 많은 크리스마스 중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없었던 듯합니다.
항상 약속이 있었던 날에는 간절히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바랬는데, 그러질 않았죠.
그런데 오늘.
하필 제가 약속도 없이 집 구석에 쳐박혀서 컴질이나 하고 있는 오늘!
눈이 내렸어요.
이게 말로만 듣던, 연인들이 괜히 한 번쯤은 의미를 부여해본다던 그 화이트 크리스마스인가!
창 밖에 내리는 눈을 보면서, 저는 제 자신이 한심하고, 초라해보였어요.
오늘 같은 날 집에 틀어박혀 있어야 하다니.
순간 거리로 나가볼까도 생각했어요.
왜 크리스마스에는 괜히 기분이 붕 떠서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추워서 밖에 나갈 엄두도 나지 않았어요.
대신!
저는 생각했죠.
망할 크리스마스같으니라구.
여기도 비나 쏟아져라!
그리고 잠시 후, 눈이 제법 쌓이기 시작하나 싶었는데, 눈이 그쳤네요.
뭔가 굉장히 기분이 좋아졌어요.
눈이 그친 것만으로도 마음에 평안이 찾아드는 것 같았어요.
클클클......푸헬헬헬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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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OTL...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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