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습니다.
시대가 작가를 만들기 때문이죠.
구텐베르크가 인쇄술 발명 이전에
글을 쓰는 일은 귀족과 성직자의 특권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극소수의 종교와 정치 쪽 엘리트들에게만 허락된 특권이었죠.
하지만
인쇄술의 발달로 어느정도 학식과 재력이 있다면 출판이 가능한 시대가 됩니다.
이 시대가 오자 수많은 중산층 지식인들이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수많은 소설들과 종전기와 여행기와 실험일기들이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문화가 급성장합니다.
이와함께 적극적으로 책을 소비하는 젠틀리 즉 신사계급과 브르조아 즉 중산층 혹은 신흥부자들이 구성되고 유럽은 계급체계가 급변하고 경제와 정치가 발달하면서 근대로 바뀝니다.
허풍쟁이 남작의 대모험같은 허무맹랑한 소설도 출판되고
사드후작의 엽색적인 소설도 출판되고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도 출판되고
산소를 발견한 논문도 발표되고
즉 구텐베르크를 낳은 시대는 이후 수백년동안 수많은 작가들을 탄생시킵니다.
과거 양피지와 깃털펜으로 한 글자 한 글자 기도하는 심정으로 써서 책을 만들던 시대에는 감히 작가의 꿈을 이룰 수 없었던 많은 이들이 쉽게 작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양피지 시대에 작가들이 구텐베르크 이후에 작가들을 보면 이렇게 말했겠죠.
“저런 배우지도 못한 천한 것들이 쯧쯧 글을 쓴다고????...헐... 말세네 말세야.”
그리고 이제 또 시대가 흘렀습니다.
이제 인터넷과 컴퓨터만 있다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온 거죠.
미취학 아동이라도 아이디만 있다면 글을 쓰고 올릴 수 있고 수백명 혹 수십만명이 읽는 소설을 쓸 수 있죠.
다시한번 말하지만 학력이 작가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시대가 만드는 겁니다.
엘리트 교육을 받은 특수한 사람만이 귀중한 양피지에 글을 써서 아주 힘들게 극소수의 책을 만들어 역시나 극소수의 사람들만 읽을 수 있었고...
시대가 바뀌어서
어느정도 교육을 받아 교양을 가진 이가 인쇄출판을 통해 책을 대량으로 만들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했고
또 시대가 바뀌어서
누구나 어떤 이라도 글을 써서 간편하게 수백명 혹은 수십만명이 읽게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온거죠.
이 시대의 흐름은 이제 거역할수도 없고 바꿀수도 없습니다.
그냥 시대를 인정하고 묵묵하게 이 수많은 택스트의 공해 속에서 양질의 글들을 골라내는 수 밖에요....
Commen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