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는 1904년 친구인 오스카르 플라크에게 다음과 같은 글을 보냈다.
“요컨데 나는 우리를 마구 물어뜯고 쿡쿡 찔러 대는 책만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 만약 읽고 있는 책이 머리통을 내리치는 주먹처럼 우리를 흔들어 깨우지 않는다면, 왜 책을 읽는 수고를 하느냐 말야? 자네가 말한 것처럼 책이 우리를 즐겁게 하기 때문일까? 천만에, 우리에게 책이 전혀 없다 해도 아마 그만큼은 행복할 수 있을지도 몰라.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책들은 우리가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쓸 수 있단 말야.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마치 우리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이의 죽음처럼, 아니면 자살처럼, 혹은 인간 존재와는 아득히 먼 숲속에 버림받았다는 기분마냥 더없이 고통스런 불운으로 와 닿는 책들이라고. 책은 우리 내부에 있는 얼어붙은 바다를 깰 수 있는 도끼여야 해. 나는 그렇게 믿고 있어.”
하지만 난 그렇게 믿지 않는다. 책이 우리 내부에 있는 얼어붙은 바다를 깰 수 있는 도끼가 되게 하는 것은 어떤 책이냐의 차원이 아니라 어떻게 책을 읽었느냐의 차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력한 주먹을 갖고 있는 책이라고 할지라도, 우리가 머리통을 들이밀어 주지 않으면 허공만 가를 뿐이다. 도끼는 우리의 손에 있다. 그리고 책을 덮고 고통의 길을 걸을 때 그 도끼는 더 무시무시해진다. 얼어붙은 바다조차 견디지 못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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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책은 도끼다’라는 책에서 발췌한듯한 느낌의 글이지만
‘어떻게 읽을것인가’ - 저자 고영성
이 책입니다.
우리가 책을 어떤 방식으로 읽어야 하는가
여러가지 뇌의 작용
책을 읽는 다양한 방법과 그 효과
제목대로 ‘읽는것에’ 관하여 고루고루 다루는 책인데 꽤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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