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나 오늘 아침에 바지에 똥 쌌다!"
"……"[담배물고 적 뒤집다 말고 잠시 경직.]
올해 다섯살인 녀석인데, 이것참 뭐라고 해야 할 지. 잠시 생각해 보다가 조용히 타일렀습니다.
"H야 그런 것은 남한테 말 하면 안 돼."
"왜?"
"…그 …글쎄?"
"왜 말 하면 안 돼?"
"글쎄다. 왜 말 하면 안 될까?"
하면서 버벅대다가 결국 제가 생각해낸 말은.
"네가 그런 말 하면 밥 맛 떨어진다 아이가."
"왜? 왜 밥 맛이 떨어져?"
"…얌마! 니는 니가 밥묵는데 누가와서 똥쌌다는 이야기 하면 밥이 목구멍에 넘어가겠냐? 엉?
"응."
"……."
"난 괜찮은데?"
이 자식이.
사람의 인내심을 테스트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예전에 초딩때 어린이집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 전 지금도 '애'라고 하면 쳐다 보는 것도 싫습니다. 그런데 이녀석이 계속 제 인내심을 자극하니, 쥐꼬리만큼 있던 인내심은 금새 바닥을 드러냈죠. 마침 주위에 어른도 없길래,
"아 이 신/발놈. 그럼 넌 오늘부터 밥대신 똥 쳐 먹어 볼래? 엉? 미친거 아냐?"
"……."
그러자 겁에 질린 표정을 짓더니 주눅이 들어서는 우물쭈물 대더군요. 그런데 자기 엄마가 오자 마자 울기 시작. -_)..
"저 형이 … 나보고 똥 먹으래."
"……,"
야 내가 언제!? 내가 언제 먹으라고 그랬어!? 먹어 볼래? 라고 권유 아니 의향을 물었잖아!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순식간에 싸늘해진 분위기 속에서 전 할 말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엄청 혼 났습니다. 어린 애를 왜 갈구냐면서 말이죠. 담배 물고 있던 것 걸려서 더 혼나고-_);
잠시 뒤에 그녀석이 오더니 저보고 이러더군요.
"형 성격파탄자가 머야?"
"……몰러."
"큰엄마(제 어머니)가 형이 성격파탄자 라던데?"
"……."
어이구 어린 녀석을 때릴 수도 없고;
OTL.
덕분에 의욕 200% 감소 상태가 하루종일 지속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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