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세워놓고 터닝슛 죽인다..
“여기에서는 제가 독일월드컵 본선에 당연히 나가는 줄 압니다.”
오스트리아에 때아닌(?) 세오(Seo)바람이 불고 있다. 월드컵 대표로 거론조차 안되는 35세의 노장 서정원(SV리트) 열풍이다. 기록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한시즌 4라운드로 진행되는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1라운드 미드필더 MVP, 2라운드 미드필더 및 전체 MVP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SV리트 유니폼 판매에서도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2005~2006시즌 7골로 22일 현재 유럽에 진출한 한국선수 중 최다골 기록. 오스트리아 북동부의 작은 도시 리트의 주민들은 SV리트 홈경기 때마다 “세오”를 합창한다. 현지 방송, 신문, 잡지들은 그와 인터뷰를 하려고 기꺼이 줄을 선다. 또한 SV리트는 코치직까지 보장한 종신계약을 하자며 매달린다.
현지에서 그를 돕고 있는 한 에이전트는 “여기서 서정원 선수의 인기는 한국에서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고 말했다. <스포츠칸> 역시 1시간 이상 기다린 끝에 어렵사리 국제전화 인터뷰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처음 전화를 걸었을 때 서정원은 “지금 (오스트리아 언론들과) 한창 인터뷰 중이니 좀 기다려 달라”고 했다.
-요즘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잘 뛰고 있다.
▲여기 올 때 조금만 뛰고 지도자 공부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뛰다 보니까 페이스도 올라가고 체력도 뒷받침돼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컨디션도 좋고 운도 따르는 것 같다.
-프랑스에서 다 펼치지 못한 꿈을 이제 이루는 것 같다.
▲이제는 내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다. 스트라스부르(프랑스)에서 뛰던 시절에는 아쉬웠던 부분을 지금 여기 와서 다 풀고 있다.
-현지에서 인기가 상당하다고 들었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많은 분들의 인사를 받는다. 특히 애들이 “세오”라고 외치며 환호한다. 원정을 가도 많이 응원을 받는다. (웃음) 교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할 때는 가슴 한곳이 뜨거워진다.
-몸관리 비법을 말해 달라.
▲여기 언론도 그것을 집중적으로 묻는다. 안 좋은 것은 안 한다. 또 자만하지 않으려 한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몸관리를 했기에 이제 그 효과를 보는 것 같다.
-언제까지 현역으로 뛸 생각인가.
▲체력이 되는 한 운동장에 서고 싶다.
-오늘도 현지언론과 2시간 넘게 인터뷰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웃음) 주로 묻는 게 독일월드컵 목표다. 여기에서는 내가 당연히 월드컵에 갈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럴 때마다 한국에는 유능한 젊은 선수들이 많다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뛸 때와 같은 포지션에 서나.
▲팀이 4-3-3과 4-4-2포메이션을 번갈아 쓰는데, 대개 오른쪽에서 활약한다. 스리톱의 오른쪽 공격수로 뛰는 경우가 많다.
-소속팀과의 계약 상황은.
▲내년 5월이면 1년 계약이 끝난다. 팀은 계속 계약연장을 요구한다. 이 자리에서 거취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는 점을 이해해 달라.
-한국팬들은 오스트리아 프로축구를 잘 모른다.
▲독일 스타일의 축구를 한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유럽축구를 보고 많은 것을 배웠을 텐데.
▲훈련시스템이나 선수관리가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다. 우리 팀 감독님(하인츠 호아우저)이 오스트리아 코칭스쿨 강사인데 선수들의 멘탈(mental)을 잘 파악한다.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컨트롤한다. 나중에 지도자로 나설 때 감독님의 그런 부분을 닮고 싶다.
-오스트리아에서는 한국축구를 어떻게 보나.
▲이곳에서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트넘 홋스퍼)는 유명한 선수다. 많은 언론이 “한국축구는 참 빠르고 조직력이 뛰어나다”고 극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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