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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5 ennui
작성
05.07.31 05:04
조회
332

이 글은 http://cafe.daum.net/logs18에 있는 글로써 "유로스"란 분이 쓰신 글입니다.

읽다 보니 너무 뼈저리게 와닿는 부분이 많아 그 찔끔함과 뜨끔함을 저 혼자 감당치 못하겠기에 같이 느껴보고자 이곳에 올립니다.

물론 저 역시 이글에서 지적하는 많은 부분에 벗어나지 못하고 찔끔함과 뜨끔함을 절로 느끼게 되는 군요.

이제 글을 쓰거나 아니면 멋진 글은 아닐 지언정 정말 어디 내놔도 떳떳한 글을 쓰고픈 분들이라면, 스스로 '난 아무런 가르침 없이 모든것을 완벽하게 다 갖춘 천재야' 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심이 좋을 듯 합니다.

글을 읽고 씀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 enn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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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끄적여본] 초보 작가들이 저지르는 7가지 삽질

1. 프롤로그는 최대한 모호하게!(혹은 최대한 재미없게!) 제목에는 어설픈 외국어를 남발해라!

프롤로그, 그냥 폼나라고 쓰는줄로 착각하는 인간들 꼭 있다. 괜히 멋들어진 미사여구 억지로 쥐어짜면서 문법에도 맞지 않는 문장들을 길게 나열하거나, 무슨 뜻인지 자신도 알 수 없는 애매모호한 글로 신비감을 조성하려 하거나.(뭐, 퓨전 판타지에서는 빛이 번쩍이더니 갑자기 딴세계다. 차라리 이게 낫지 싶다)

베스트 셀러 창작법같은 책에서 늘상 하는 말이 있다. "처음 10페이지에서 독자를 사로잡아라". 독자들은, 특히 인터넷 독자들은 첫부분 재미없으면 아무리 죽어라 연재해도 안본다. 가장 신경쓰는 처음부분도 그렇게 재미없는데 누가 그거 보려고 하겠나. 조금만 짱구 굴리면 알 수 있는 일이지 않나.

그리고 제발 좀 알지도 못하는 외국어로 제목 장식하지 마라. 문법이나 맞으면 그나마 다행이지. 중고딩티 팍팍 나는 영어단어 몇개로 폼잡는 거 보면 웃기다못해 이제는 짜증이 난다.

2. 문장은 최대한 짧거나 무지하게 길게! 문장부호? 많을수록 좋지!!!!!!!!!!! 호흡따위 알 바 아냐!

문장을 읽는데는 호흡을 맞춰야 한다. 한마디로 읽기 편하도록 리듬감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각 문장들이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유기적으로 짜여져있어야 군더더기가 없다. 물론 초짜들이 그런 걸 염두에 둘리 없는 것은 당연. 호흡이 뭐냐, 쓸데없이 문장끝에 "..."이나 안 달면 다행이다.(개인적으로 이 점 정말 싫어한다. 데로드도 이 점때문에 읽다 짜증나서 던져버렸다. 아주 도배를 하는 인간들 있는데, 웬만하면 아예 쓰지 않도록 노력하는게 좋다. 제발 "..."이 어떨 때 쓰이는지나 알고 써라)

느낌표나 물음표 팍팍 넣는 것도 전형적인 초짜들의 짓이다. 느낌표나 물음표는 원래 하나만 쓰는게 원칙이다. 느낌을 살리기 위해 막 집어넣으라고 있는게 아니란 말이다.

글쓰면서 강조점을 조율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이 "나 글 졸라 못써염 ㅋㅋ"하고 광고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5박자 딱딱 지키란 말 아니다. 자신이 하고픈 말,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별 재미도 독창성도 없는 묘사나 농담따먹기 속에 섞여서 알아보지 못하게 만들지는 말라는 소리다. 때로는 자세하게, 때로는 간결하게. 흐름을 타는 글쓰기를 해야 초짜에서 벗어날 수 있다.

3. 1인칭 주인공 잡설 시점(?),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하게 개그(또는 암울모드)하자!

떠벌떠벌 별 쓰잘데기 없는 말들까지 지껄여대면서 분량낭비하는 건 인기는 끌 수 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상관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소설이 화장실유머와 별 다를 바 없는 취급을 받는다는 사실을 감수할 수 있다면 말이다.

소설을 개그모음집이 아니다. 개폼잡으라고 쓰는 것도 아니다. 독자들이 정신적 고양감을 느끼라고 소설을 써야지 뒤돌아서면 잊어버릴 개그하려고 소설을 쓴다면 출판한다해도 그저 대여점에 굴러다니는 찌끄러기 하나 늘 뿐이다. 제발 좀 배설도구나 자위용으로 소설쓰지 말자.(뭐, 처음부터 잡설하기 위해 소설쓴다면 말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난 그런 거 읽을 생각 없다.)

4. 묘사 없거나 묘사 남발, 바이트 낭비하기

많은 사람들이 "묘사좀 하세요"로 감평글을 끝맺거나 묘사 좀 들어있으면 "묘사 좋네요"하고 무턱대고 칭찬하기 때문에 아예 묘사를 안넣으려고 하거나 묘사에 목숨거는 인간들이 많다. 문제는 소설이란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재밌게 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묘사가 필요하다는 거다. "캬, 이정도면 졸라 멋들어진 묘사아냐" 하고 자화자찬하면서 묘사로 아주 도배하는 바보들은 묘사가 무슨 고상한 소설을 위한 척도쯤 되는줄 안다. 하긴, 메밀꽃 필무렵의 묘사를 열라 띄워주는 국어교과서도 문제를 악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대여점 말고, 서점의 베스트셀러 소설 목록에서 하나 뽑아서 읽어봐라. 네가 쓰는 것처럼 "누구는 뭐했고 누가 뭘 말했다"식의 묘사부재나 "청아하고 고상한" 묘사들이 줄줄 흘러내리는게 하나라도 있는지 찾아봐라. 묘사는 이야기를 위한 "중요한" "부수적" 역할이다. 제발 묘사좀 하고, 묘사 많이 하지 마라.

5. 설정집으로 폼내기, 앗싸 졸라 삽질했네!

"몇년동안 설정 만든 거에요"라고 자랑한다. 10000에 9999는 한마디로 "헛짓"이다. 소설은 "이야기"라니까 왜 자꾸 설정자랑하려고 난리들이냐. 글을 못쓰니까 설정노가다한 거라도 자랑하고 싶은 것인가.

소설 중간중간 이것저것 끄적여놨던 설정들 자랑하느라 바쁘다. 솔직히 그 설정이라고 하는 것도 대부분 "에류스력 1045년 전쟁이 어쩌구"나 "신들의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의 전설적 영웅이 저쩌구", 아니면 "마법이 어떻고 세계의 구성원리가 저렇고"따위의 지루하기 짝이 없는 설정강좌인지라 그 어설픈 설정들 인내심 갖고 읽어주는 사람 백에 한둘 있을까말까다. 다 헛짓거리라 이말. 쓸데없이 설정 짤 시간에 문장이나 다듬는게 좋은 소설 쓰는 방법이다. 소설은 이야기지 설정집이 아니라니깐.

6. 연재한다 해놓고 자기가 뭘 썼는지도 모르고, 과거를 묻지 마세요

처음부터 다 짜놓고서 소설쓰란 얘기 아니다. 근데 드래곤볼로 만들거나 연중해버리면 어쩌란 말이냐. 질질 끌다가 인기 없으니까 대충 끝내버리는 짓은 똥누다말고 밑안닦고 화장실 뛰쳐나오는 것과 같다. 그렇게나 설정 자랑하더니 자기가 쓴 설정이 뭔지도 모르고 딴소리하거나 "내가 왜 이 캐릭을 집어넣더라"하고 삽질하는 건 제대로 소설을 쓰지 못하는 초짜들이나 하는 짓이다.

7. 품위있고 고상한 켄턴 시장 말레스 츄발렉의 도움으로 출간된, 믿을 수 있는 바이서스의 시민으로서 켄턴 사집관으로 봉사한 현명한 돌로메네 압실링거가 바이서스의 국민들에게 보내는 신비롭고도 가치있는 이야기

뭔지 다들 알거다. 드래곤 라자 처음에 나오는, 소위 "발췌"다. 우리나라에서 이상의 "날개"이후로 "비명을 찾아서"에서 쓰면서 히트해서 드래곤 라자도 이거 써먹고 있고, 요즘엔 개나소나 다 써먹는다.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나 알고 있는가 모르겠다. "에피그램epigram", 또는 한자말로 "제사"라고 부르는 거다. 폼잡으려고 넣을 필요도 없고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걸 집어넣는 건 이제 좀 그만하자. 그렇게 해봤자 별로 폼도 안나고 이젠 식상하다.

"비명을 찾아서"같이 글 본문과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상호 보완적으로 잘 쓰면 모르겠지만 그냥 남들 다 넣길래 넣어보는 건 판타지 유행이라고 무협쓰다 주인공을 홀까닥 판타지 세계로 넘겨버리는 짓이나 마찬가지다. 비단 에피그램 뿐 아니라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생각 좀 하자.

[심심해서 끄적여본] 초보 비평가가 저지르는 7가지 삽질

별 쓰잘데기없는 서문. 건너뛰어도 무방하다.

작가보다 비평가가 더 훌륭한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먼저 감평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최대한 예우를 갖추려고 한다. 작가는 아무렇게나 써갈길 수 있지만, 비평가는 먼저 소설을 읽고 타인의 생각을 해석하는 일을 한다. 이건 아주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일방적인 작가보다는 작가와 쌍방향을 전제로 하는 비평가는 자신의 해석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독자들에게 더 좋은 독서를 유도하게 하며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작가를 도와주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작가와 독자보다 비평가에게 예우를 갖추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대략 저번보다는 순화된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은 해볼 거다.(결국 별로 바뀔 것 없다는 소리)

0. 훗, 작가는 나보다 한수 아래지. 미천한 것, 크핫핫핫!

난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항변할 사람 많을 거다. 그런데 어쩌나. 99% 이런 마인드가 은연중에 끼어있는 것을. 그중에서도 작가에게 이래라저래라, 이거 고쳐라 저거 맘에 안 든다 하는 비평은 정말 한심해서 봐줄수가 없다. 제발 작가를 깔아뭉개지 못해서 안달난 것처럼 행동하지 마라. 그건 작가를 도와주는게 아니라 작가를 당신의 입맛에 맞추도록 변태시키는 악랄한 행위다.

1. 님, 오타 정리해드릴게용♡ 수리수리 마수리 오타 수정해라!

열심히 비평 다 써놨는데 분량이 적다. "아, 분량도 늘릴 겸 오타 정리해줘야지"하는 오바스런 친절, 봉사정신. 아, 정말이지 눈물이 앞을 가린다. 문제는 작가의 실력향상에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 바로 삽질이라는 것이다.

문법에 맞는 문장, 오타 없는 문장. 물론 작가의 기본적인 소양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아무래도 오타가 있으면 글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니까. 문제는, 눈에 불을 켜고 오타사냥을 노가다삼아 하는 비평가들이다.

오타정리는 작가의 실력향상에 도움이 안 된다. 진짜 작가를 도와주려면 글의 주제를 보고, 플롯을 보고, 짜임새를 보고, 거기에 문제점은 없는지, 더 잘 짜여지고 깊이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을 짚어주어야지, 한글 오타수정 돌리거나 읽다말고 오타 뽑아내서 메모장에 붙여넣는 건 그저 작가를 깎아내릴만한 거 못찾아서 오타라도 졸라 디비대는 행위로 비칠 수 있다. 정작 중요한 걸 빼놓고 삽질만 하면 작가와 비평가 모두 땅속으로 들어가는 결과밖에 안 나온다.

2. 앗싸 꼬투리 하나 더 잡았네! 죽도록 씹어대세!

어색한 문장이나 안 어울리는 장면 보면 좋아라고 몸을 부르르 떠는 변태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쨌거나 설렁설렁 읽다가 우연히 이런 거 몇 개 발견하면 분량도 늘릴 겸 잘못된 문장과 (자기가 만들어놓은) 잘 된 문장 비교분석 들어가며 마치 자기가 엄청 꼼꼼하게 읽어서 비평했다고 생색내며 자랑하는 비평가들이 있다. 그나마 글의 분위기와 성격을 잘 파악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 쓴 거면 다행이다. 지조때로 정신이 투철한 나머지 자기 맘에 안 드는 걸 억지로 뜯어고치라고 우기기까지 하면 대략 초난감하다. 작가들이 "감사합니다. 님의 의견은 대략 반영하겠습니다" 이러면 "그건 니생각이고"라고 즐날린 것과 50% 일치한다.

3. 묘사묘사묘사! 별 할 말 없으면 무조건 묘사에 목숨 걸어라!

지난 초보작가들이 저지르는 7가지 삽질에서도 얘기했지만, 할 말 없으면 묘사 얘기를 들먹인다. 좀 딱딱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묘사가 부족하네요"란 소리를 적어놓는 걸 볼 수 있다. 이것은 명백한 삽질 중 삽질이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이 작가마다 문체가 다른 법이다. 하드보일드한 문체를 쓰는 작가도 있고 만연체를 즐겨쓰는 작가도 있다. 무엇보다도, 글의 주제와 분위기에 따라서 묘사와 서사의 분배나 문장길이가 다른 것이다. 그것 가지고 트집잡는 건 "니네 집 커튼 졸라 촌스럽드라, 좀 바꿔라" "아유, 옷이 이게 뭐니, 촌티 팍팍나네. 그런거 살 돈 있으면 옷이나 좀 사입어. 같이 다니면 쪽팔려서 원" 하고 틱틱대는 짜증만땅 여친이나 다를 바 없는 짓이다.

4. "전투신에 긴박감과 스펙터클이 없어요"라니. 너는 살육을 즐기는 변태냐?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에서 살육을 하며 탱고를 틀어놓는 것을 떠올려보자. 그것은 타란티노만의 독특한 "문체"라고 할 수 있다. 살육장면은 헤비메탈이나 빠르고 격정적인 노래가 흘러나와야한다는 "법칙"이 없듯이, 어떤 장면에서 어떤 문체를 쓰는지는 작가 맘이다.

우리나라 판타지 중에서 전투신이 제일 괜찮은 소설로는 "여왕의 창기병"을 들 수 있다. 뇌수가 튀고 팔다리가 날아다니는 잔혹한 장면을 묘사하면서 마치 골방에서 동영상 보고 차분하게 감상 적듯이 썼다. 왜 이렇게 썼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그 소설에서 전투신은 "전쟁은 잔인한 것이다. 결코 스펙터클이나 긴박감을 조성하기 위해 끼어넣는 독자 서비스컷이 아니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언제나 나의 생각과 다른 점을 만나면 먼저 "작가가 왜 그랬을까"를 생각하라. 자기 맘에 안 든다고 틀린게 아니다. 작가의 의도를 읽는 것이 감평의 첫걸음이다. 제발 우기지좀 말자.

5. 이거 왜 이렇게 개그가 많아?/ 이거 왜 이렇게 재미없어?, 에이 씨발, 갖다줘도 안 읽는다 퉤퉤

개그 많이 한다고 트집잡거나 개그 너무 없다고 트집잡는 것, 둘 다 삽질이다. 제발 "가볍다"와 "생각없다"를 동일시하지좀 마라. 물론 그게 많은 글에서 일치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나마 있는 장점이 "이새끼 글 졸라 우끼게 쓰네"란 말 듣는 건데, 그걸 뜯어고치라고 하는 건 자전거 페달 부러뜨려놓고 "모터 달때까지 조빠지게 삽질해봐♡"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마디로 개성을 죽이는 행위라 이말이다. 작가는 어린애가 아니라니깐. 네가 윽박지르지 않아도, 걷는 모습 보여주면 알아서 걸음마 배운다. 기는 애보고 "절대 기어다니지 말고 걸어다녀"라고 말하면 아기가 어떻게 움직이냐. 비록 재미없더라도 작가의 개성 자체를 뭉개버리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법이다.

6. 어? 트집잡을게 없잖아? 이런 젠장, 칭찬이라도 해야겠군. 잠깐 있어봐, 입에 침 좀 바르고...

열심히 꼬투리 잡으려 눈에 불을 켜고 뒤져봤는데 별게 안 나왔다. 몇개 꼬투리 잡았긴 한데 이거 갖곤 98%모자란다. 어쩔 수 없다. 얌전히 꼬리말고 "니마 절라 잘쓰네염. GG" 치는 수밖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이나 해줘야지.

그런데 문제는, 때론 칭찬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혹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작가들은 자신이 심어놓은 주제들을 심도있게 이해하고 나름의 해석과 함께 텍스트의 결점들을 분석해주는 비평을 원한다. 그냥 "야, 묘사 끝내준다, 물흐르듯 흘러가는구만. 아, 졸라멋져"하는, 빠순이와 상당히 근접한 비평문을 내밀면 작가가 "니마ㄳ" 소리빼고 할게 뭐있냐. 그걸 바로 "주례사비평"이라고 하는 거다. 결혼식에서 신부 앞에 두고 "화장좀 고치셈, 아니 아예 칼대셈" 할 수 없기 때문에 별 영양가 없이 듣기 좋은 소리만 해대는 주례사.

비평은 신랑신부 축복해주는 자리가 아니다. 치열하게 작품을 분석하고, 어떻게 텍스트를 이해할 수 있는가, 이 텍스트의 구조적 문제점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더 깊이있고 더 짜임새있고 더 생기넘치는 글을 쓸 수 있을지, 그런 것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비평가가 해야 할 일이다. 제발 좀 깊숙히 쑤셔보는 변태성을 기르자.

7. 아, 소설 골때리게 어렵네. 이해불가면 무조건 칭찬해줘야지 뭐. 그래 니똥 졸라게 굵다 아주 변기 막히겠네-

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100%독자책임이라고 떠넘길 수는 없다. 절반은 작가 책임인거다. 이해 못했으면 솔직하게 "니글 졸라 꼬아놔서 뭔말이지 몰겠다 씨바" 하면 되는거다. 그럼 작가는 "아, 내 글이 쫌 어렵구나.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이해 못하면 "니마 글 열라 심오해염@ㅁ@" 이래버리면 작가는 "아, 역시 내글은 잘났어 음홧홧" 이러고 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글은 아무도 이해 못하고 작가와 독자 모두 삽질하는 거다.

독자가 텍스트를 읽으면서, 글이 가지고 있는 뜻을 전달하는데 충분한 자료와  복선, 알레고리 등등을 깔아놓는 것이 작가의 의무다. 글읽는 사람이, 그것도 "이 소설 함 인수분해해보자"하고 덤빈 사람이 이해못하겠다고 하면 그냥 재밌을까 하고 클릭해본 평범한 독자들은 전혀 글을 이해하지 못할게 뻔하다. 할 말 없으면 칭찬하는 버릇은 고쳐야 한다.


Comment ' 7

  • 작성자
    봉노
    작성일
    05.07.31 05:40
    No. 1

    구구절절 대부분 옳은 말인 듯...

    가장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요즘 작품들의 문장부호 남발이 극악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
    짜증날 뿐만 아니라 눈도 어지러움.
    좀 오래된 골동품이라 요즘 시대에 문법이 바뀐 줄 알았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골드버그
    작성일
    05.07.31 05:57
    No. 2

    프롤로그에 대한 부분이 정말 무지 공감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행복한유생
    작성일
    05.07.31 08:21
    No. 3

    ㅋㅋㅋ 비병 부분에서 압권이였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다비주
    작성일
    05.07.31 14:29
    No. 4

    브,브라보오;;
    공감가는 게 좀 많네요 ㅋ
    문장부호...으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수학짱
    작성일
    05.07.31 18:14
    No. 5

    근데 왠지 살짝 기분나빠지는 글이군요....저거 누가 쓴건가요??

    가서 모라 좀 하고싶네요....너무 자기 주관적으로 써놓았군요..

    거기에 반말을 마치 찍찍 내뱉는 듯한 느낌이군요..

    저거랑 근성체랑 차이가 뭘지.....공감이 가긴 하지만 유로스란 사람

    맘에 안드네요....저 사람은 판타지나 무협의 기본이 뭔지 생각안하고

    글을 쓴듯해요...이것도 제 주관이지만 장르소설은 즐기기 위한 소설이라

    생각하거든요..물론 문학적 부분이 가미된다면야 금상첨화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그림자.
    작성일
    05.07.31 22:37
    No. 6

    맞는 말이긴 한데, 글쓴이 태도부터 바꿔야할 듯 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ennui
    작성일
    05.08.01 18:33
    No. 7

    일단 글 쓴 문체에 관해서는 이 글 자체가 다음의 한 카페 내에서 올린 글이기에 저런 체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문체 때문에 불쾌했다면 이 글을 펌한 제가 대신 사과 드립니다.

    그리고 글 내용에 관해서는 이 글의 내용 부분이 (글 문체를 따지기 전에) 이제 글을 쓰기 시작하는 분이라면 한번 쯤 읽어 봄이 좋을 듯 해 올리게 되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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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41 샌디에고야구단 팬페이지에 가봤는데여 흐흐흐 +2 오지영 05.07.31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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