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시험 둘째 날이었습니다.
1~17번까지는 2학년 교실로 이동해서 시험을 봤는데,
저는 4번이라 반 이동해서 시험 보고 다시 1학년 교실로 왔습니다.
교실로 돌아왔는데, 우리반 놈들 둘이서 쌈질을 하고 있더군요.
교실 중앙에서 의자가 날아다니고 우당탕쿵쾅.. 치고박고 쓰러지고 넘어지고..
참 격하게도 싸웁디다. 보니까 한 놈이 거의 일방적으로 때리고 있더군요.
아직 무슨 일인지 영문을 몰라서 멀뚱멀뚱 서있는데
갑자기 우리반 부회장이 달려 들어오더니 싸우던 두 놈중에 한 놈을 밀쳐서 넘어뜨리고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흥분해서 욕을 하고 삿대질을 하면서
애들이 말리는데도 그 넘어진 놈을 발로 걷어차고 밟으려고 하더군요.
나중에 보니까 그 싸우던 두 놈중에 한 녀석은 덩치가 크고 싸움을 잘하게 생겼고,
그리고 같이 싸우던 한 녀석은 지능이 아주 조금 모자란, 말하자면 약간의 정신지체아였는데, 정말 착한 애였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그 덩치 큰 녀석이 약한 애들을 괴롭히는 걸 자주 봐왔던 부회장이
오늘은 아예 자신보다 좀 모자란 애를 일방적으로 때리고 있는 걸 보고는
결국 참질 못하고 폭발해버린 겁니다.
아무튼 그렇게 있다가 잠시 후에 선생님이 두 놈을 데리고 교무실로 내려가면서
싸움이 일단락 되었는데, 한 20분쯤 후에 다시 올라온 애를 보니(덩치 큰 놈)
뭔가 좀 이상해 보이더군요.
표정이 어리둥절해보이고, 자기 자리도 제대로 못 찾고,
애들이 뭐라고 해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가만히 있는 겁니다.
도대체 이게 뭔 일인가 싶었더니 선생님이 말하기를 '일시적인 기억상실'인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부회장이 그 놈을 때리면서 머리를 발로 걷어찼는지,
뭔가 충격을 받아서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겁니다. (선생님의 말로는)
애들은 그 놈이 치료비를 뜯어내기 위해서 일부러 기억이 없는 척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하는데..
전 진짜인 것 같기도 하고.. 가짜인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네요.
오늘 선생님이 직접 병원에 데리고 간다고 했으니, 내일 보면 알겠죠.
기억상실증이라니..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건 줄 알았는데 제 주위에도 이런 일이 있군요.
당사자에겐 미안하지만 정말 신기했습니다.
기억상실증이라...
....아니 근데, 시험 기간에 기억을 잃어버리면 시험은 어떻게 보지? -_-;;;
Commen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