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년 전쯤, 유명한 거지가 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원만이 아저씨'라는 별명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욕쟁이 할머니' 였지요.
원만이 아저씨는 그가 정한 일정한 구역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백원만...백원만...'졸랐습니다. 그래서 원만이 아저씨라고 불렸습니다.
그는 상대가 끝내 외면하더라도 자기가 정한 구역까지만 쫓아갔습니다. 이따금 정말 그런가, 실험해본 아이들도 있었다는데, 정말 그 구역을 벗어나기 직전 딱 멈춰섰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어쩌다 마음씨 너그러운 사람을 만나서 오백원 짜리라도 받으면, 그 자리에서 사백원을 거슬러주곤 했습니다. 게다가, 가끔은 천원짜리를 적선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 자기가 가진 돈이 팔백원 뿐이면, 아예 받지를 않았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딱 백원만 받는다는 규칙이었으니까요.
비록 거지이기는 했지만, 그는 참 인기가 많았습니다.
또 한 사람, 욕쟁이 할머니는 당시 ㅇㅇ에서는 가장 번화한 거리 한가운데를 지나는 도로의 횡단보도를 구역으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도로를 건너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불쑥 나타나서 아무한테나 돈그릇을 들이댑니다.
만약 외면하면, 험한 욕을 하면서 짚고있던 지팡이를 마구 휘두릅니다.
대개 젊은 아가씨들이 봉변을 많이 당했지요.
성질 나쁜 남자들한테 그랬다가는 그 할머니가 오히려 봉변을 당할 테니까요.
그 할머니는 모두가 눈살을 찌푸리고 외면했습니다.
하다못해 구걸을 하더라도, 사람은 이처럼 서로 다른가 봅니다.
......
아래, 어떤 글을 보고 화가 나서 쓰긴 했는데...
아무리 구석에 몰려도, 언제나 최선의 방법은 있습니다.
절벽 끝에 매달려서 에이! 그냥 떨어지는가, 어떻게든 끄트머리를 부여잡고 다시 기어 올라오는가는 온전히 그 자신의 선택입니다.
내가 죽으면, 나한테 잘못했던 사람들 다 슬퍼하고 후회하겠지? 라는 생각은 망상입니다.
이미 죽은 사람은 금세 잊혀지게 마련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 생각하기도 바쁜데, 죽은 사람 뭐하러 생각하겠습니까?
또한, 정말로 슬퍼하고 후회하는 누군가가 있다면...그는 나를 가장 소중하게 사랑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게 참 즐겁기도 하겠군요.
잘난 체 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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