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고위직 군인이라고 속이고 20대 여성과 1년 넘게 동거하던 30대 이혼남이 결혼식 날 붙잡혀 혼인빙자간음 혐의로 구속됐다.
6살 난 딸이 있는 이혼남 정모(35.이삿짐센터 종업원.익산시 남중동)씨의 사기행각은 지난해 6월 시중에서 공수부대의 군복을 구입하면서 시작됐다.
정씨는 군복에 `보안대장 정○○소령'이라는 이름과 계급장을 달고 시내의 한 호프집에서 이모(22.여.익산시 남중동)씨를 만나 "공수여단 보안대장인데 총각이니 결혼하자"며 접근했다.
딸을 할머니에게 맡겨 키우고 있던 정씨는 몇 달 후 자신의 월셋집으로 이씨를 데려와 동거를 시작했다.
매일 군복과 군화를 신고 출근한 뒤 이삿짐센터에서 작업복으로 갈아입는 등 치밀함으로 동거녀를 1년 넘게 감쪽같이 속인 정씨였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동거녀 이씨가 장기간의 동거를 끝내고 결혼식을 하자고 채근하자 다급해진 정씨는 `성탄절에 부대 안에서 장병의 축하를 받으며 식을 올리자'고 속인 뒤 인근 사진관에서 군복을 입고 이씨와 태연하게 결혼사진을 찍고 청첩장을 돌리는 등 결혼준비를 하는 척 했다.
그러나 정씨는 야외촬영 등의 비용 수백만원을 결혼식 전에 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이를 수상히 여긴 사진관 주인은 결혼식 하루 전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24일 정씨의 월셋집을 찾아가 결혼준비로 바쁜 동거녀 이씨에게 `정씨가 미심쩍으니 조사해보자'면서 신병확보에 나섰으나 정씨는 전화를 통해 "부대에서 사고가 터져 병원에 가고 있으니 늦을 것 같다"며 계속 거짓말을 해댔다.
결혼식을 불과 수시간 앞둔 25일 새벽 정씨는 배에 붕대까지 칭칭 감고 귀가했다.
경찰과 이씨가 정씨의 배에 감긴 붕대를 풀어냈으나 상처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정씨는 또 월셋집 주인 문모(65.여)씨에게 접근, "주변 사람들에게 빌려준 5억원을 대신 받아줄테니 수고비를 달라"고 속여 1천200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정씨는 "열세살이나 차이나는 이씨와 결혼할 생각도 없었고 능력도 없다"며 "이씨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사실을 알게 된 이씨는 분을 참지 못해 고소장을 제출했고 경찰은 27일 그를 구속했다.
http://news.naver.com/hotissue/popular_read.php?date=2004-12-27§ion_id=000&office_id=001&article_id=0000865067&seq=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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