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협소설을 읽어본 사람치고 샤오린쓰(少林寺)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중국 선종(禪宗)의 개조(開祖)로 불리는 인도 사람 보리달마(菩提達磨)(인도명 보디 다르마)가 6세기 당(唐)나라로 들어와 불법(佛法)을 전하다가 지금의 허난(河南)성 쑹산(嵩山)에 창건한 절이 샤오린쓰입니다.
샤오린쓰가 유명한 것은 어쩌면 부처님의 가르침보다는 권법(拳法)과 장법(掌法) 등 무예 때문일 것 같습니다.
홍콩 무협소설 작가 진융(金庸) 등 수많은 작가들이 샤오린쓰의 무술을 황당무계하다고 할 정도로 소개하면서 샤오린쓰를 중국 무예의 조종(朝宗) 또는 무술의 성지로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1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샤오린쓰는 참선을 위주로 하는 만큼 일반에 알려진 무예 이외에 참선과 의학이 3위 일체를 이루는 양생(養生)비결의 보고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무협소설에 묘사된 샤오린쓰 특유의 단전호흡과 다 죽어가는 사람도 살리고 무공 공력까지 증진시킨다는 대환단(大環丹) 소환단(小環丹) 등의 영약도 이 때문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런 샤오린쓰가 자신들의 비방(秘方)으로 만든 영약을 판매한다며 지난달 24일 '샤오린 약국'이라는 이름의 영약 판매소를 개설했다고 합니다. 샤오린 약국이 처음으로 문을 연 것은 1217년 당시 주지 즈룽(志隆)선사에 의해서였다고 합니다.
즈룽선사가 샤오린 약국을 만든 것은 당시 중원(中原)의학의 종가로 불리는 샤오린 의술을 가난한 일반 백성들에게 베풀려는 의도에 의해서였다는군요. 샤오린 약국은 승려들의 부상과 질병 치료 이외에도 서민들에게 무료로 의술을 베풀었고 이후 전국 각지의 선사(禪寺)들이 샤오린쓰의 인술(仁術)을 본받아 잇따라 무료 약국을 열었다고 합니다.
샤오린쓰는 1998년부터 역대 고승들의 건강 비법을 정리하기 시작해 2000년 4월 고승들이 1000여개 비방과 무예를 수록한 '샤오린 무공의종비급(武功醫宗秘 )'을 발간한데 이어 최근 샤오린 약국의 문을 열면서 3가지 종류의 만병통치약을 선보였다고 합니다.
역대 샤오린 비방으로 만들어졌다는 세가지 만병통치약은 싱쥔산(行軍散), 전위산(珍玉散), 관인가오(觀音膏) 등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이중 싱쥔산은 더위를 먹어 정신을 잃은 사람을 깨우는 효력이 있고, 전위산은 중풍에 특효가 있으며, 관인가오는 외상을 입었을 때 신속하게 새 살을 돋아나게 하는 데 특히 효력이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런데 중의학 전문가들이 이들 영약의 약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중의약에서 이른바 만병통치약은 있을 수 없으며 각 개인의 병증에 따라 약을 적절히 써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싱쥔산은 입안을 상쾌하게 해주는 은단(銀丹)과 성분이 별다른 차이가 없어 약효가 의심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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