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한국 최초의 키스신과 누드신은? A: 영화가 탄생한 뒤 대중은 늘 `더 많은 것` 을 보기 원했고, 영화는 배우들의 옷을 한꺼풀씩 벗기고 침실에 드리워진 커튼을 조금씩 걷어나가며 관객의 기대에 부응했다.
한국 영화도 마찬가지다.
지금이야 전라 베드신이 화제가 되고 제한상영관에선 남녀 성기가 버젓이 드러나는 영화가 선보이고 있지만, 한국 영화는 성애묘사에 있어 노출 수위를 두고 지난한 논란과 `투쟁` 을 벌여왔다.
`여배우의 젖가슴을 보는 데만 40년이 걸렸다` 말은 신체 노출과 표현 수위를 놓고 벌인 영화와 관객, 검열 권력의 싸움을 압축하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에 의하면 한국 영화에서 처음으로 키스장면을 다룬 작품으로는 1954년 한형모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운명의 손` 이 꼽힌다.
방첩대 장교가 비밀작전 끝에 간첩단을 일망타진한다는 액션영화인데, 죽어가는 여주인공(윤인자 분)을 끌어안은 채 남자 주인공(이향 분)이 가볍게 입술을 대는 장면이 묘사됐다.
5초 정도의 가벼운 입맞춤에 불과했으나 이전 한국 영화에서 그려왔던 러브신이란 게 고작 두 남녀가 서로 바라보다 덥썩 손을 잡는다든가 와락 껴앉는 정도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가히 `혁명적` 인 사건이었다.
당시 신문 등 언론에서는 이를 주요 기사로 다룰 정도였다.
일설에 의하면 윤인자의 남편은 감독을 고소했다고 한다.
윤인자는 1956년 `전후파` 에서 호스티스로 나와 다시 한번 한국 영화 사상 `최초` 란 타이틀을 안는다.
누드연기를 선보인 국내 최초의 여배우가 바로 그것. 윤인자는 이 작품에서 알몸 목욕신을 선보였다.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본격적인 베드신을 보여준 작품은 유현목 감독의 1965년작 `춘몽` 이다.
치과 치료를 받다 알게 된 젊은 남녀가 마취주사를 맞고는 무의식 상태에서 뜨거운 정사를 나누다 깨어난다는 내용을 담은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소재와 묘사가 사회적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6일 개봉하는 `얼굴 없는 미녀` 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에서는 여배우가 나체로 등장해 유현목 감독이 외설죄로 기소되는 파란을 겪었고 결국 벌금형을 받았다.
한국 영화 중 외설죄로 기소된 영화는 이 작품이 처음이었고, 감독이 처벌받은 것도 처음. 이어 1969년작인 박종호 감독의 `벽 속의 여자` 는 음란죄(음화제조)가 적용돼 필름이 무더기로 잘려나갔고 감독이 불구속기소되기도 했다.
주인공 성민(남진 분)과 미지(문희 분)가 벌이는 5분 동안의 애무가 지나치다는 것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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