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갑돌이(-_-)의 손에 쥐여진 식칼이 미려하게 도미를 갈랐다. 은빛의 반짝이는 실선이 몇 번 도미 위를 스쳐가더니 곧 얇게 져며진 도미살이 허공을 수놓으며 접시 위로 떨어져 내렸다. 커다란 학이 날개를 펴는 모양으로 접시 위에 내려 앉은 도미살은 햇살을 받아 부드럽게 반짝였다.
"자, 완성입니다. 드시지요."
갑돌이는 완성된 도미회(-_-)를 심사위원석에 내놓았다. 심사위원들은 그저 군침만을 삼킬 뿐, 젓가락을 들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허허, 이거 참. 예술품이 따로 없구려."
"건드리기가 무서울 따름이요."
그러나 결국 심사는 해야했고, 심사위원들은 예술품을 망친다는 자괴감을 온몸으로 느끼며(-_-) 젓가락을 놀려 도미살을 한 점 한 점 집어먹었다.
순간.
콰르르르릉!
"허어어어억!"
"천상의 맛이다!"
심사위원들은 자신들의 유체이탈을 경험한다고 생각했다. 긴 선으로 머리 꼭대기와 연결된 그들의 혼은 순식간에 대기권을 넘어서 우주로 향했다. 그리고 그들은 보았다. 거대하게 흘러가는 별들의 강을. 그리고 우주 너머로 보이는 초록빛 동산을.
'저곳이 천국인가(-_-)!'
천상의 새들이 지저귄다. 천사들의 나팔 소리가 매끄럽다.
그리고 입 안에 가득 부서져 남아 있던 도미살들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순간, 그들은 환상에서 깨어났다. 이곳은 천국이 아니었고, 아직까지 그들은 심사위원석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흐르고,
"비켜!"
"이거 내가 다 먹겠소!"
그들은 정신없이 젓가락을 놀렸다.
우후후후후후후~
중화일미, 미스터 초밥왕, 따끈따끈 베이커리, 쇼쇼리카.
...다 꿇엇!(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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