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일보 2004-02-23 00:02:00]
중학교 학생들이 같은 반 친구를 괴롭히는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 충격을 줬던 ‘왕따 동영상’ 사건과 관련, 사건이 발생한 경남창원시 B중학교 윤모(60) 교장이 자살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창원서부경찰서는 22일 오후 7시 20분께 창원시 명서동 자신의 집에서 흉기로 자해, 신음중인 윤 교장을 부인 김모(58)씨가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옮기던 중 출혈 과다로 숨졌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담배 심부름을 시켜 나갔다 와 보니 흉기로 왼쪽 가슴을 찌른 모습으로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윤 교장의 자살이 왕따 동영상과 관련한 심적 부담 때문으로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윤 교장의 주변 사람들은 “최근 윤교장이 이 사건 때문에 사직을 결심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왕따 동영상은 16분 길이의 동영상 2편이 지난 14일 인터넷에 게재된 후경찰 조사까지 이어지는 등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으며, 20일에는 동영상중 일부가 수업 시간에 교사가 보는 앞에서 촬영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더했다.
동영상 정밀 분석 결과, 동영상에는 교사의 모습 뿐 아니라 음성까지 들어있었고, 피해 학생은 수업시간 중에는 어쩔 수 없이 가해를 당하면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수업이 끝나 교사가 교실을 나가자 자리에서 일어나가해 학생들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영상 공개 직후 “장난으로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수습에 초점을 맞췄던 경남도교육청도 20일 동영상에 교사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자 “지금까지 감독교육청인 창원교육청에서 조사를 해왔으나 수업시간에 촬영됐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며 “도교육청 차원에서 조사팀을 구성해 종합적인 조사를 하겠다”고 당혹해 했다.
고영진 교육감도 “도교육청의 조사에서 수업시간 촬영 등이 사실로 드러나면관련자를 엄중문책하고 조사결과를 거짓 작성한 창원교육청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유감을 표시한 바 있다.
Commen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