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여자친구와 <그녀를 믿지마세요>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저와 여친 모두 <실미도>,<태극기 휘날리며>,<말죽거리 잔혹사> 등 웬만한 영화는 모두 봤었기에 솔직히 그냥 볼것이 없어서봤는데요.
처음 보면서 했던 생각과는 달리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꽤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하루종일 전쟁신이라 조금 지루했던것에 비해서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줄거리는 좀 유치하고 뻔할지 몰라도 정말 잼있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웃기다가 나중에는 감동을 먹이고요.
솔직히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의 김하늘은 청순가련형 연기자의 이미지를벗으려고 웃기지도않은데 엄청 오버했었죠.
그런데 이번 영화는 김하늘의 망가지면서도 천박하지않고, 웃기지만 오버하지않는 연기가
딱 관객의 눈높이에 맞더라구요.
또 강동원도 이번 작품이 드라마를 포함해 3번째작품인 걸로 아는데도 신인답지않은 무난한연기로 자신의 스크린대뷔를 신고했고요.
중간중간에 터져나오는 유머도 정말 핵폭탄급이구요.
김정화,하지원이 나온 삼류 인터넷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과는 격이 다르죠.
알고보니 <그녀를 믿지마세요>의 각본은 영화시나리오공모전 수상작출신이라는군요.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인 시나리오도 탄탄하게 잘 짜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태극기 휘날리며>..는 마지막에 웅장한 음악과 함께 약간은 인위적으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려고 했기때문에 저에게는 별로 감동적이지 않았거든요..
(갠적으로 제가 6.25하고 5공.6공시대를 못겪어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같은 경우는 오히려 <그녀를 믿지마세요>가 더 감동적이더군요..
마지막 장면에서는 갑자기 저도모르게 눈물이 흐른다는...
마지막 대사.."우리 이제 이렇게 시작하면 되는건가요..?"(이부분에서 같이본 저의여친도 역시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고...)가 압권이지요.
장동건이 죽는장면보다 훨씬 감동적이었다는...그렇다고 장동건씬이 안슬프다는 뜻이 아니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녀를 믿지마세요>가 <태극기 휘날리며>보다 조금 더 슬프다는뜻이니 태클은 사절합니다.
<그녀를 믿지마세요>를 보며 한편으로는 "관객끌어모으기에는 딱좋은 영화인데 개봉시기를 너무 잘못 잡지않았나"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제 생각에 적어도 관객 500만+a는 달성할수있는 영화인데 <실미도>,<태극기 휘날리며>라는 강적들 때문에 관객동원수에서 약간의 손해를 볼것같다는...
뭐... 웰메이드 영화라는 개념이 <태극기 휘날리며>,<실미도>,<올드보이>,<살인의 추억>같이 좀 정색하고 무거운 분위기에 적용되었었다면
<그녀를 믿지마세요>은 충분히 가볍게 즐길수있는 측면에서의 웰메이드 영화라고 말하고 싶네요..
한국영화 붐을 타고 꼭 대박났으면 좋겠습니다.
저처럼 실미도,태극기 휘날리며를 보신분들에게 권하고 싶군요.
<그녀를 믿지 마세요> 정말 재미있습니다.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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