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엔 왜 아버지께서 그리 손을 자주씻으시는지 몰랐다.
그런데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가 청결한 것이 자신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도 당연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만지막 거리는 돈을 만지고 세균이 부뚜막의 3천배나 된다는 책상도 만지고 빌려온 도서들을 만지고 이손으로 아이들을 안아주고 볼을 쓰다듬어 줄 수는 없었다. 그리고 결국 절반은 결벽증 환자처럼 늘 씻게 되고야 말았다.
목욕탕에 가서 탕속에 들어 가기전 씻고 들어가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탕에 안심하고 들어갔다. 그런데 절대 탕속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샤워를 하고 들어가지만 그것은 그들이 모르거나 생색일뿐..
이끼가 낀 냄새나는 발가락 사이는 닦는 걸 보지 못했다. 똥구멍과 성기를 제대로 닦고 탕에 들어가는 이도 거의 보지 못했다. 탕엔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할 금역이란걸 30대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여러사람이 사용하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큰일이든 작은일이든 일을 본 후 손을 씻으면 이제는 내 손이 깨끗하고 청결해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안씻는 사람들도 있고 그들이 그 손으로 문의 손잡이를 잡고서 들락 날락거린다. 그 손으로 온갖 출입문을 만지막 거린다. 그리고 사람들은 햄버거를 부담없이 사먹는다. 코도 후빈다. 가려우면 고추도 긁고 만지작 거린다. 난 손을씻었어도 결국 그 문을 밀고 나와야 한다.
아 세상은 결벽증에 걸린 사람들처럼 살아야 하는 줄을 내 나이 30 이전에는 정말 모르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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