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늘 생각하던 거라서 함 써봤습니다...;;
왜 맨날 서울대를 걸고 넘어지는지 도무지 저는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서울대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서울대 출신들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무얼 그렇게 두고두고 씹힐 만큼 잘못을 했는지 알 수가 없네요. 모든 것의 근본적인 원인이 서울대인가요? 서울대가 있어서 그 모든 문제들이 불거져 나온 겁니까?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나라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고, 자식들에게 모험을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안전한 길로만 보내려 하는 안전제일주의이며, 자식을 부모의 분신으로 생각하는 그릇된 관념이고, 국가적으로 보면 가난하여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야 했던 우리 나라의 경제 상황과 넘쳐나는 인구로 인해 한 반에 50명이 넘는 열악한 교육환경이었습니다.
어떤 선생님이 "외국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나비를 가르칠 때 밖에 나가서 나비를 보여주는 등 살아있는 수업을 한다더라."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게을러빠지고 사명감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선생님이 아니라면 그런 얘기를 듣고 밖에 나가서 나비 안보여 주려는 선생님은 없습니다. 하지만 밖에 데리고 나간다면 부모들이 좋아합니까? 글자 한자라도 더 봐서 1점 이라도 더 받아야 되는데 그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도록 만드는 선생님을 부모님들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 반에 5~60명이 되는데 맨날 밖에 데리고 나가서 어떻게 통제를 합니까? 가까운 곳으로 소풍을 한 번 가도 그 고생을 하는데 말입니다.
자식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부모는 그걸 인정하지 않습니다. 자신은 공부를 못했으니 자식이라도 공부 많이 해서 판검사 되고 의사되야지요. 자식이 뭘 잘 할 수 있든지 간에 돈벌고 안정된 생활이 보장되는 판검사를 하고 의사를 해야지요. 공부하다보면 하다못해 안정적인 회사원이라도 될 수 있으니 공부를 해야지요. 기술자는 부모 자신으로 족하지요. 자식은 책상 앞에 앉아서 할 수 있는 편안한(?) 직업을 가지도록 해야지요. 또 자식은 부모의 분신이니 부모의 한을 풀어드려야하지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IMF를 맞기 까지 우리 나라가 이정도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 외에도 그 우리 나라 부모님들의 그 말이 안되는 교육열이었습니다. 월남전과 중동 특수 등의 시기를 잘 타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런 교육열이 없었으면 우리 나라는 이토록 발전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시대는 그런 엇나간 교육열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 IMF입니다. 기존의 체제로 발전할 만큼 발전해버린 우리 나라는 IMF를 맞을 수 밖에 없었을 뿐만 아니라 또 변화의 계기로서 IMF가 필요했습니다. 국민들에게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위기의식을 심어줄 그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김영삼이 그런 의도로 IMF를 초래하는데 일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_-;;
우리 나라는 지금 과도기입니다. 한 반의 학생수는 갈수록 적정한 인원으로 줄어들고 있고 부모들도 극히 미약하긴하지만 자식이 원하는 길을 찾아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자식의 인격을 존중하여 부모의 한을 풀려는 것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식들 자신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도전하고 싶어하고 모험을 하고 싶어 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라면 그야말로 인생을 올인해보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 교육제도는 모두다 같이 바보만들기의 대표적 사례인 '평준화'제도 빼고는 그다지 잘못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평준화 제도가 없어지고 야간 자율학습이 완전히 철폐되고 유급제도가 생긴다면 잘못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능이 잘못되었습니까? 선진국에는 S.A.T가 없습니까? 내신이 잘못되었나요? 선진국에서는 학교 성적은 안줍니까? 선진국에서는 탐구숙제로 내어주고 실습평가도 많이 하고 봉사활동도 많이 한다구요? 우리나라도 하긴 합니다. 파행적으로 요식적으로시행되어서 문제이지요. 그래도 정책입안자들은 나름대로 쥐어짜내서 부족하나마 괜찮은 제도를 만들어내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과 부모들은 이를 제대로 따르지 않습니다. 부모들이 그런 숙제 내어주는 것을 싫어하고 괜히 봉사활동같은 거 시켜서 공부할 시간을 빼앗는다고 불평하지요. 학생들이 서울대 등의 명문대를 가면 학교에서, 또 부모들이 돈을 모아서 그 학생들의 담임선생님에게 성과금을 줍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것이죠. 의식이 변해야 합니다. 의식이.
우리 나라 대학이 세계에서 인정 못받는 이유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 마디로 '돈이 없어서'입니다.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사립대학으로서 학비 낼 능력없는 학생들에게는 거의 다 장학금을 주는 부자 대학입니다. 하버드는 남아프리카에 금광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선진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인정받는 대학은? 국가에서 엄청난 지원을 많이 받습니다. 서울대가 받는 지원보고 많다많다 하는데 그런 대학에 비하면 새발의 피입니다. 기업에서 대학에 더 투자를 하고 더 많은 산학협동을 하고 국가에서도 더 투자를 해서 부자 학교를 만들어야 세계에서 인정받는 대학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요는 '돈'입니다. 물론!!! 돈을 투자하기 전에 한 가지 없애야 할 것 있습니다. "공금은 가져가는 놈이 임자다"라는 *랄같은 생각을 교수들 사이에서 없애야지요.
서울대를 없애자고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서울대 없애봐야 제2 제3의 서울대는 계속해서 나옵니다. 서울대가 잘못한 게 아닙니다. 국민들의 의식이 문제이지요.
서울대는 오히려 더 발전시켜야 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남이 잘되는 꼴을 못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괜히 나왔겠습니까? 먹고 싶은 거 안먹고 입고 싶은 거 안입고 돈 모아서 땅을 샀으면 칭찬을 해줘야지 왜 배가 아픕니까? 자식이 서울대 못갔으니 괜히 욕하는 거지요. 돈 모아서 땅을 산 것은 어떻게 뭐 사기를 치고 뭐 어찌할 수 있지만 서울대 합격한 것은 순전히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한 것입니다. 왜 욕을 하지요? "너희들 왜 공부 열심히 해서 서울대 갔어?"라고 하는 것 밖에 더 됩니까? 욕하시는 분들 붙잡고 한 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당신 자식이 서울대 갈 능력이 있고 올해에 서울대에 합격했습니다. 서울대 욕하고, 없애고 싶으십니까?" "예"라고 대답할 사람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열심히 하고 잘한 사람에게 자부심을 심어주지 않습니다. 시기할 줄만 알지요. 스포츠만 봐도 그렇지요. 잘하고 있을 때에는 칭찬일색이다가 조금만 잘못하면 이제 그 놈은 건방진 놈이고 나쁜 놈이고 실력도 없는 놈이지요. 조그만 잘못을 뉘우치게 해주고 너그러이 용서해주고 기다려 줄 수도 있을 터인데 왜 그렇겠습니까? 속으로는 시기를 하고 있으니 그렇지요. "오냐, 너 잘 걸렸다, 안 그래도 배아파 죽겠는데 그동안 내색도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 요걸로 걸고 넘어지면 되겠군," 이런 식이지요.
열심히 하고 잘한 사람들에게는 자부심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열심히 하고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자부심을 심어주면 그는 나쁜 짓을 잘 못합니다.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자신이 열심히 해서 뭔가를 이룩했는데 남들이 인정을 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엘리트 의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엘리트 의식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엘리트 의식 = 건방짐 이 아니란 말입니다. 엘리트 의식 = 자부심과 책임감 입니다.
서울대를 더 발전시키고 그 출신은 엘리트 의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물론 서울대 출신만 그런 것이 아니고 어떤 분야에서든 열심히 한 사람은 자부심과 책임감을 심어주어 엘리트 의식을 갖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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