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라마를 보고
우리 부부의 싸움을 되돌아보게 되네요.
누가 누구를 먼저 사랑했느냐,
누가 더 많이 사랑했느냐...는
사랑의 결과에 있어서는 중요치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철딱서니 없고 알량한 자존심은
제가 먼저 남편을 좋아했던게 아니라
쫓아다녀서(실은 감지덕지할 일이지만 -_-;)
어쩔 수 없이 만나준거고
내가 너무 바보같이 착하고 순진해서
딴 남자 만날 생각도 못해보고
사람 하나 구제해 준거다...며
늘상 큰소릴 치며
제가 남편보다 사랑에 있어서 우위에
있다는 생각에 살았습니다.
사랑에 순위는 없는것인데...
그.러.나.
아무리 연애시절 여왕과 머슴의 신분으로
살았으면 뭘하고
하녀와 왕자로 사랑했으면 뭘하겠습니까.
결혼하면 다 똑같이 수준조정되는
남편과 아내인 것을....
알면서도 현실에 분노하게 될 때,
내가 가보지 못한 다른 길이
더 나아보일 때마다
무척이나 남편하고 싸워대면서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면서
결혼하자 그랬냐...
난 진짜 더 좋은 조건의 남자들이
있었는데...
억울하다... 난 진짜 떵 밟은거야...등등
속긁는 소리들을 했었죠.
어느 싸우던 날. -_-;;
여지껏 잘 참아주던 남편이
자기도 이런 줄 알았다면 나랑 결혼 안했을거라며
자기도 떵 밟은거라 하더군여.
쿠데타도 이런 날벼락 같은 쿠데타가 없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못돼게 굴어도
내가 아무리 막해대도
저사람이 날 더 많이, 먼저 사랑했기 때문에
괜찮을거고 내가 더 손해를 봤다는 생각은
철저한 착각이었슴다. ㅠ.ㅠ
그러면서 둘다 펄펄 뛰면서
내가 밟은 떵이 더 진 떵이네,
내 떵은 구두 사이로 껴들어가 떼기도 힘든거네,
내 떵은 냄새가 장난이 아니네 등등...
그 때 깨달았어야 했습니다....
그 대화를 하는 순간
저희 둘은 인간이 아니라 단지 떵이 되었음을...-_-
이렇게 두 떵덩어리가
밤새 니꺼 내꺼 시비를 가리며 싸워대고
(과연 누구 떵이 더 거시기한가...)
오날날까지
남부럽지 않게 떵떵거리고 살고 있습니다. ^^;;
강아지똥이 민들레꽃을 피워낸 것 처럼
저희 둘 사이에도 제발 아름다운 꽃 한송이
피워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그 날이 빨리 오길...........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