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앞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말도 안되는 희망을 갖고 사는 사람입니다.
매우 건방지고 말도 안되지만 영향력있는 순수문학을 쓰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배웁니다. 제가 다니는 센터는 글에 대해 가르치면서도 논쟁법과 화술에 대해서도 심심찮게 강의를 합니다. 여하튼 저는 센터에서 들은 글에 대한 것들 중 - 제 집탐글을 읽으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 리얼리즘으로서의 글에 대해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얼리즘이란 탐구하고자 하는 대상의 본질을 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 학파가 있습니다. 하나는 어떤 형식으로 찌그러지고 변해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라는 학파이고 다른 하나는 처음 A가 본질이었다면 그것이 변해 B가 되면 B도 그 대상의 본질이 된다는 것이다, 라고 주장합니다. 몇줄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논제이지만 가장 쉽게 적자면 두 학파의 주장은 그러합니다. 두 학파의 논쟁은 몇세대를 지난 지금에 와서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전자 쪽 학파가 옳다고 생각합니다만 여하튼 그 몇세대 동안 같은 주장 아니, 비슷한 주장이 반복되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앞에 나왔던 주장과 '비슷한'주장이라 해서 학자들의 논문은 가치가 없고, 맨 처음 문제를 제기한 시점의 논문부터 그 이후 몇십년의 새로운 논문들만이 남아있어야 하는 겁니까?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인간의 문명이라는 것은 비슷하고 비슷한 현상들을 지루하리만치 반복해서 풀어나가며 발전했습니다. 비슷하다는 것이지 '같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두 학파는 그 논제로 인해 끊임없이 논쟁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학자가 아니기에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상황을 볼 뿐이지만 지금도 그 논쟁은 논문과 연구를 통해 계속되고 있겠지요. 그렇다면 두 학파의 학자들이 때로는 직설적으로 논쟁하는 것이 얻어질 것이 없는 싸움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까? 자신과 다른 의견이 있는데 한 사람이 그 '비슷한' 의견을 계속 올리며 자신이 보기에 싸움을 일으키려는 것 같은 글을 적는다면 그 사람의 글과 그 사람의 신념은 아무 가치가 없는 것입니까?
꼭 지식적으로 정리가 되고, 표현이 능숙해야만 합니까? 그건 아닙니다. 이 글이 정담에 적합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제 개인적인 넋두리기에 정담에 글을 적습니다.
그 표현이 너무 직설적이고, 그 글에 담긴 지식이 정리되지 않았다 하더라고 문제는 있고 기분 나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본질을 파악할 수는 있지 않습니까?
공무원이 청탁받고 방탕하게 논 것이 잘못입니다. 물론 몰카도 잘못입니다. 무엇이 먼저입니까? 몰카를 누가 찍었냐고 잡는 것 이전에 그 공무원을 징계하는 것이 순서 아닙니까? 모르겠습니다. 제가 앞서 말한 두 학파 중 전자쪽에 생각을 갖고 있어서 그런것일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의 논검란. 정말 속이 쓰립니다. 두 의견의 옳고 그름이 어찌 되었든, 그 표현의 완숙함이 어찌 되었든 한 사람의 신념이 고작 '개싸움따위나 일으키는 글'로 비하될 수도 있다는 것이 비록 저와 상관 없지만 너무 가슴아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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