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산책을 나왔습니다.
정말 오랫만이라서 우리 퍼브, 미칩니다.
나올 때부터 복도가 떠나가라 짖어대고
벽 여기저기에 코를 박고 킁킁 댑니다.
아파트를 나오자 앞에는 숲이 펼쳐져 있습니다.
사실 숲은 아니고 그냥 나무만 조금 심어놓은 곳입니다.
그곳이 저와 퍼브의 산책로지요.
퍼브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 곳 나무에다
자기 영역 표시 작업을 진행합니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다리 한 쪽을 쫙 올리고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영역표시의 증거물..
거시기와 나무의 정확한 일치.
누가 뭐래도 나무랄 데 없는 포즈였습니다.
그렇게 한 두번 했지만,
퍼브는 아직도 밖에 나온 흥분이 가라 앉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1백미터 앞을 뛰어가다 저한테 돌아오고,
다시 뛰어가다 돌아오고를 반복하더군요.
뛰어가던 퍼브, 갑자기 멈췄습니다.
옆에 있던 나무에 코를 박더군요.
'아! 또 영역표시 할려나 보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예상대로 다리 한 쪽을 착 올리더군요.
거시기가 보였습니다. 흰 배때기 위에 나 있는 이쁜 남자 상징물.
그런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거시기와 나무와 일직선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저는 놀랐습니다.
'아니! 저렇게 싸면 나무에 표시물이 안 묻을텐데?'
그러나 퍼브 힘차게 인상을 씁니다.
몸을 한번 들썩입니다. 속에 있는 모든 것을 뿜어내겠다는 비장한 태도.
그리고는...
뿌지직!
보셨습니까? 다리 한 쪽을 들고 똥 사는 거시기한 강쥐를..
저는 그 날 보았습니다.
나오라는 오줌은 안 나오고 응가가 나와버리는 기가 막힌 장면을..
울 강아지는 그런 녀석이었습니다.
아,, 지금 옆에서 자고 있지만,
이 녀석은 지가 실수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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