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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적나라닥
작성
03.01.21 19:38
조회
543

괴상망측한 꿈 이야기 하나 하겠다. 이건 정말 실화다. 거짓말 조금도 보태지 않은 순수, 생생, 뜨끈뜨근한 꿈 체험담이다.

호프집 아르바이트 생활이 끝난지 어언 일주일이 지나고, 낮과 밤이 바꼈던 야생부엉이 생활을 접고 정상적인 낮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던 어느날 저녁, 그날도 어김없이 잠자리에 들었다.

조그맣고 단아(?)한 술집이었다. 어째 익숙하다 했더니 우리 동네 비디오가게 옆에 있던 복권가게를 개조한 듯 하다. 동네 구멍가게 수준의 술집에서 무엇을 더 바랄까마는 간판도 없이 의자와 탁자 몇 개가 전부인 허한 술집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앞치마를 두르고 일을 하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나였다. 깜짝 놀랬다. 이젠 어느정도 옛날로 돌아갔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써빙생활의 여운이 남았던 것인가? 더 이상한 것은 그 술집의 주인이 동네건달이라는 것이다. 우리집이 바로 코앞인데 아무리 외쳐도 들려오는 대답은 없고 집도 눈에 띄지 않는다. 어째 이 험상궂은 형씨들에게 인신매매로 팔려온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혹시 강남의 한 '호스트바'의 숨겨둔 분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여자도 아닌 나를 사다니!!!! 아님 형씨들이 남성에 관심이 있던지... 어찌됐건 건달출신 답게 호객행위도 유별났다. 동네 떨거지 한 명을 잡더니 자기 술집 개업했으니 애들 술마시러 오라고 강요한다. 거기에 적극적으로 순응하는 그 떨거지. 개발에 땀나게 어딘가를 달려가더니 한 테이블의 손님을 끌고 왔다. 조금 있으니 일용직 건설노동자(노가다) 출신의 아저씨 두 분도 들어왔다. 주인형씨들과 어느정도의 안면이 있는지 우리들에게 합석을 권한다. 나도 꼽사리로 낄 수 밖에 없었다. 술은 '쐬주(참진이슬로-참 징(진)하게 마시고 아침 새벽 이슬맞고 집에 가라는)'에 마른오징어를 안주삼아 몇 순배의 잔이 돌았을 것이다. 그때 두 주인형씨들 중 이혁재 닮은 형씨 하나가 울먹이며 신세한탄을 하기 시작했다. 가관이다. 웃낀다. 쑈하나?

"흑흑! 마음 고쳐먹고... 어쩌고 저쩌고 잘 될까?"

그에 답하는 꽤 준수하게 생긴 또 다른 주인형씨,

"잘 될꺼야! 난 너를 믿는다. 너는 듬직하고.. 미주왈 고주왈..씨부렁개부렁...."

역겹다. 게 눈엔 가재밖에 안 보인다고 똑같은 놈들끼리 자화자찬이다. 문제는 다음에 일어났다. 한창 설교를 하면서 마른 오징어를 고추장에 찍어먹는 그 준수한 형씨를 한참동안 쳐다보던 한 노가다 아저씨의 인상이 갑자기 구겨지더니 욕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組+ㅅ 대가리 없는 xx들!!! 오냐오냐 하니까 머리꼭재기까지 오르려고 하는구나!!! 이집은 손님꺼 마음대로 먹게 돼 있나보지?"

야금야금 조금씩 없어지는 오징어가 아까웠나 보다. 아까우면 한마리 더 시키든지, 아니면 같이 마시자고 하질 말든가. 그건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거기서 왜 나를 지목하는 것인가. 먹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손이라도 대봤으면 이런말도 안하지...

"야! 너! 이리와! 차려! 똑바로서!!"

일장연설이 시작된다.

"요즘것들 문제야! 내 군대 시절에도 이병 쫄나부랭이가 고참꺼 마음대로 쳐먹더니만... 중얼중얼...옹알오알..."

오! 아저씨도 닭나라 군대를 갔다왔나보다. 나이를 봐선 30여년전에 군생활을 하신 것 같은데 그당시에도 내 군생활때처럼 군기가 개뼈다귀였던 곳이 있었나보다. 나는 내 부대만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닌가 보다. 30여년전에도 그랬다니 닭나라 군대의 뿌리는 꽤 깊다라는 생각이 든다.

'차렷'이라는 부동자세의 나!!! 군 생활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이런 제식동작을 무지 싫어했던 내가 일장연설의 아저씨의 무지하게 튀는 침을 받으며 서 있길 몇 분이 지났을 것이다. 갑자기 내 속에서 좌심실의 수축을 받은 욕지거리 하나가 횡격막의 탄력을 받고 식도를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신체원리에 대해서 묻지말기로 하자)

목구멍을 넘어온 욕지거리!! 혓바닥을 부드럽게 타 넘더니 입 밖으로 나올려고 했다.

'이 개 후랄랄라 같은 xx'! 그래 나 組+ㅅ 대가리 없다. 그러니까 아가리 닥치고 고추장이나 쳐 발라먹어!'라는 말이 새어나올 찰나!

나는 윗이빨과 아래이빨을 맞닿았고 턱을 야무지게 문다음 입에 재봉질을 했다. 그러나, 집에서 새는 쪽박 밖에서도 샌다고 했던가(이상황에서 맞는 속담인지는 나중에 따지기로 하자) 단 두 글자가 새어나오고 말았으니....

"이 개" 오호! 통재로다!!! 이일을 어쩔꺼나

귀 밝은 노가다 아저씨!!! 말을 하면서도 용케 조그맣게 중얼거린 이 두 단어를 둘었나보다. 늙으면 잠 귀가 밝다던데 완전 그 짝이다.

"뭐? 이 개 뭐! 개 뭐! 개새끼?"

내 성격나온다. 이 사람이 내 성격테스트 하려나보다. 내성격이 나오기 시작했다. 불의를 보고 참고 뒤에서 호박씨까고 앞에서 허허실실 웃다가 뒤돌아서서는 비웃는 가증스런 내 성격!!!

"이~~잉! 개~~새끼 한 마리 푹 고와드릴까요? 헤헤!!"

잠이 깼다. 위기일발의 순간이었다. 그 아저씨 반응이 궁금하지만 알고싶지는 않다. 휴~~~!!!

더럽고 엽기스런 꿈이다.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개꿈이니 넘어가? 아님 유들유들한 임기응변으로 세상을 살아가라??!!!!

놀랠 노자에 모를 모자다. 잠들기가 무섭다. 오늘밤에 그 이후의 상황이 꿈 속에서 재탕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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