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해온다면.
생각할 여지없이 "목적지를 향해 가겠죠." 라고 대답할 것이다.
다시 질문을 한다.
"당신이 말하는 목적지는 어디인가요?"
이번엔 우물쭈물 하다 결국 입에 자물쇠를 채워버렸다.
글쎄, 내심 유식한체 하며 득도한 고승 마냥
"결국 사람이 걷는 길의 끝은 죽음이 아니겠습니까"
하기엔 X팔리고......
생각해본적이 없다는 소리다.
아니 없다는 건 내가 멍청한 놈인걸 시인하는 거니 정정해야겠다.
뭐랄까......"도를 아십니까~" 라듯 도 닦은 도인은 아니지만
커다란 야망이나 쟁취, 도전, 명예, 이런말들은 영 듣기 거북하다.
이를테면 내 아이디 '행운유수' 처럼 조그만 집착함이 없이 하늘에 떠가는 구름과
쉬지 않고 흐르는 물 처럼 되고 싶다는 거다.
이건 좋게 말해서 이고
간단하게 말하자면 세상을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너무 추상적이지 않는가!
다시 휘리릭 돌아와서 여기서 목적지는 현실이 될수 없는 꿈이 아니다.
꿈이라면 나는 지금쯤 톨스토이 같은 대문호가 되어있겠지만......
또한 막연히 앞만 보는 이상도 아니다.
지금 당장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현실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물어본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이룰 수 있습니까?"
머리 속이 엉키도록 돌려보지만 답은 나오지 않는다.
왜냐? 그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이였다.
화살을 쏠라면 활이 필요하다. 힘차게 당기면 휘어질망정 부러지지 않는
강한 활이.
그리고 시위을 당길 수 있는 억센 팔힘과 정확히 목적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예리한 눈이 밑 바탕에 깔려있어야 그제서 화살 한번 쏠수 있는 것이다.
목적지가 없이 쏘아진 화살은 결국 애꿎은 가슴에 상처 하나를 더 남길뿐이다.
그리고 화살 하나 쓰레기 통에 처밖히는 거다.
아깝지 않는가? 그 화살 하나가?
그 화살 하나를 쏘아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주저리 주저리 거렸지만......하고 싶은 말은
쏘아진 화살은 다시 잡을수는 없다.
그것이 어디로 향하는 간에 최선을 다해보는 수 밖에......
잡설이 너무 길었다.
12월 한달 중 일주일이 눈 앞에서 사라져서 인지 착잡한 기분이다.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한달이 됬으면 하는 심정......
-2002년 12월 8일 오전 3: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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