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이건
종이책 vs 모니터(디스플레이) 라고 봐야할 겁니다.
그리고 더 깊숙이 들어가자면
유료연재에서도 단행본으로 판매, 혹은 대여되는
이북을 제외한
유료연재방식으로 제한할 수도 있겠죠. (그게 노블이든 회당결제든)
왜냐면
글의 스타일에서 변화의 핵심이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이북에서도 종이책과의 다른 변화 포인트는 존재하겠지만,
연재방식만큼의 결정적 차이는 아니라고 생각되니까요.
밑에 글 쓰신 분이
대여점 시대가 가고, 이제 양판소가 아닌 질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
기대했다고 말씀하시지만,
제가 봤을 때 양판소에 보다 적합한 제작방식은
온라인연재입니다.
양판소란게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질이 떨어져서 양판소라는 류의 주장을 논외로 치자면)
보다 흥미위주로, 보다 쉽게, 보다 빠른 전개로,
본인이 사서 두고 두고 보는 보관용 책이 아니란 점에서
대여점 시대 장르소설도 이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했지만,
스낵컬쳐로 대변되는
현시대 온라인, 모바일 연재방식은
그야말로 양판소에 딱 들어맞는 판매방식이죠.
질적으로 하락했다는 주장 역시 온라인 연재의 방식에 기인하죠.
대여점 시대, 밀어내기 방식으로 어떻게든 출판해서 먹고 살자는
출판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총 출판의 양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출판사의 한계를 떠나서
대여점의 개수에 제한이 있고, 하루, 혹은 일주일에 소화할 수 있는
신간의 한계란게 존재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유료연재 시장에는 이론적으로 한계가 없습니다.
하한선이 없죠. 누구라도 유료연재를 하고 싶다고 하면 하는 거니까요.
반면에
온라인 무료연재, 출판사 컨택, 대여점 시장 진출 이란
단계가
온라인무료연재- 반응보고 바로 유료연재로 건너뛰고,
성공할 경우, 그 보수 또한 훨씬 좋아진
현재의 방식에서
많은 재야의 숨겨진 실력을 지닌 아마추어 작가들의
등장이 이루어진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겁니다.
결국 무엇이나 마찬가지로,
현 시장 역시 장단점은 존재하는 셈입니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좌백 작가님이 지금이 무협의 전성기다라고 말씀하셨다는
(정말 본인 말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곳 강호정담 글 중에서
그런 표현을 본 적이 있어서)
것에 대해서는 다소 고개를 갸우뚱할 측면이 있기는 합니다.
과연 그 전성기의 무협이란 어떤 무협일까하는 점이죠.
대여점 시대에도 판타지와 구분이 애매모호한 그런 무협들은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인기도 끌었죠.
그렇지만, 그 시절 그래도 무협은 이런 것이다라고 할 그런 무협들도
존재했습니다.
최소한 무협의 전통과 향기를 지닌 그런 책들이 존재했죠.
현재 유료연재의 시대에 과연 그런 무협이 존재하는지는 전 좀 의문입니다.
많은 기존 무협작가들의 활동을 찾아보기 어렵고,
용대운 작가님의 군림천하 같은 경우도
사실상 대여점 시대의 연장선상에서 판매가 이루어지는 것이지,
순수하게 유료연재로 이룩한 성공신화는 아니라고 보니까요.
그리고 결국 이런 스타일의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무협이든 정통판타지든
길고, 장중한 호흡을 지닌 작품이
온라인(모바일) 연재방식과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종이책 한 권을 넘기면서 빠져드는 것과
모니터나 스마트폰의 화면을 클릭하면서 빠져드는 것이
같을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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