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황규영
작품명 : 절대신마
출판사 :
황규영님에 대한 불만이나 안좋은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것이 벌써 굉장히 오래되었습니다.
불만의 소리는 수그러드는것이 아니라 한질 한질 책이 더 나올때마다 점점 커가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어느새인가 황규영님에 대한 기대를 접게 되더군요.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지금까지 나온 황규영님의 책은 거의다 보았습니다. 몇개는 완결까지 보지 않은것도 있지만 어쨌든 중반까지는 꾸준히 보았죠.
인물이나 사건이 판에 박은듯이 똑같지만 어쨌든 그럭저럭 재미있었고 대여점에서 빌려볼 정도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기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만하면 성공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황규영님은 대여점을 목표로 책을 내는듯이 보이고 대여점에서 꽤나 성공한 축에 든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절대신마 이건 정말 재미가 없습니다.
지루하고 건조한 사건의 나열들이 보면서 잠이올 지경입니다. 왜 그럴까요.(물론 이것도 재미있다는 분이 계시겠지만...)
등장인물이나 사건들의 구조는 이전의 글과 거의 유사한데 왜 이전 글들은 그나마 재미있게 볼 수 있었고 이건 봐주기가 어려울만큼 재미가 없을까요.
저는 황규영님이 절대신마를 쓰면서 굉장히 재미없는 가운데 돈을 벌어야 하니 어쩔수 없이 지루한 심정으로 글을 쓴 것이 아닌가 합니다. 지쳐서 휴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그럴수가 없겠죠. 바로 이것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닌가 추측합니다.
황규영님 글의 초기에는 짧은 문장속에 의미심장함을 담아 은근히 읽는 맛이 있었습니다.
등장인물의 단순함에도 묘한 풍자가 있어서 쉽게 읽히지만 여러번 읽을 때도 재미가 있었습니다.(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당시 글을 쓸 때에는 한문장 한문장에 아마도 상당한 공을 들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나마 그런 의미심장함이나 풍자는 찾기 힘듭니다. 그저 건조한 문체와 기계적인 사건의 나열만이 진행될 뿐입니다. 어떤 풍자가 있더라도 이미 여러번 써먹은 것이기에 식상하여 재치있다고 인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좀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주로 이야기되는게 청바지에 박스티같은 글을 쓰신다고 했던가요?
이런 글을 추구하는 것이 문제는 아닙니다. 쉽게 읽히는 부담없는 글이 나쁜게 아니죠.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읽기 난해한 글보다 훨씬 좋아합니다.
다만 청바지와 박스티가 계속해서 신제품을 출시하기는 하는데, 어디가 달라졌는지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도무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똑같은 디자인과 색상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문제입니다.
거기에 점점 원단의 품질도 떨어지고 마무리 박음질까지 성의가 없어지기 시작한다면 정말 큰 문제이죠.
처음에는 독특한 디자인과 편안함 싼맛에 열광하던 고객들도 외면하는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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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일은 황규영님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5질 이상 무판을 낸 분들중에 이전 글과 비교해서 천편일률적이라는 소리 안듣는 분 거의 없습니다. 10질에 가까워지는 분들은 똑같은 이야기에 식상하다는 말 정말 많이 듣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열광하던 독자들은 한명씩 두명씩 떠나가죠.
출판계의 문제나 장르소설가들의 사정을 저는 거의 모릅니다.
뭐 대여점의 문제라든지 스캔본의 문제라든지 여러가지 문제로 장르시장은 자꾸 작아진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누가 잘못했다든지 누구 책임이라든지 그런말 해봐야 잘 알지도 못하는 문제이기에 그다지 생산적이지 못할것입니다.
그저 제 생각만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글이 변화없이 똑같다는 말을 듣는 장르소설가분들 억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에 변화를 준다는것도 어렵고 막상 변화를 주었다가 생소하다고 독자들에게 외면당하기도 쉽습니다. 그런데 어쩌라고?
전업장르작가들의 문제는 거의 한달에 한권씩 글을 써야한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황규영님이 5질쯤 되는 글을 한 20년쯤에 걸쳐서 썼다고 해보죠. 이랬어도 글에 변화가 없고 판에 박은듯하다는 말이 나올까요. 아닐겁니다.
황규영님 특유의 글쓰는 스타일이라는 말을 들었을겁니다. 사실 초기에는 그런말을 듣기도 했고요.
그런데 현실은 장르소설로 먹고 살려면 한 작가가 5질을 20년이 아니라 4~5년에 몰아서 써내야 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20년동안 볼것을 4~5년에 몰아서 보면 당연히 지겹다는 말이 안나올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능력에 한계가 있는이상 글의 변화를 추구하기에는 5년도 짧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똑같은 글만 계속 낼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것때문에 현재의 전업장르작가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글쓰기가 좋아서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지만 그다지 좋지 않은 척박한 현실과 타협을 해야하고 기계적으로 한달에 한권꼴로 책을 내다가 끝내는 지쳐서 나가 떨어지는거죠.
정말 쓰고 싶은 글은 쓰지 못하고 유행에 따라서 팔릴 법한 글을 써야 합니다.
먹고살기위해서는 말 그대로 글공장이 되어 빠른 시일내에 다작을 해야하는데 그러면서 글의 질이 점점 향상되길 바란다는건 어불성설입니다.
(물론 필력 혹은 글솜씨는 어쩌면 발전할수도 있겠지만 소설의 재미라는 측면에서 볼때 글의 재미는 글솜씨보다도 좀더 근원적인 곳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이야기를 어떤사람은 투박하게 써나가도 그게 재미있는반면 어떤사람은 화려하고 세련된 글솜씨로 매끄러운 전개를 보여줘도 그 글이 영 재미가 없기도 합니다.)
대부분 문학을 한다는 분들은 대부분 전업작가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즉 글을 써서 먹고 사는 사람은 굉장히 극소수라는거죠.
대개 든든한 후원자를 두고 있던지, 원래 좀 재산이 있던지, 다른 직업(주로 교사나 교수쪽이 많은듯)을 가지고 느긋하게 예술을 즐기는 심정으로 글을 쓰지 않던가요.
아니면 문학만이 내 살길이다 하면서 못먹고 가난하게 살면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글을 쓰던 사람도 꽤 있기는 한듯합니다만.. 뭐 그러다가 해리포터같은 대박을 내면 떼부자가 되는 수도 있겠지만 지금같은 한국의 대여점체제에선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주제넘는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전업장르작가가 된다는것은 스스로의 문재를 깎아내리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힘들고 지쳐서 글쓰기 싫어도 계속 책을 내야하고 그것도 빨리 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데 문제가 안생길수가 있나요.
어쩌면 취미생활로 여유있고 느긋하게 꾸준히 글을 쓰는 분들이 계신다면 그분들이 10년후에는 훨씬 더 나은 글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ps. 오해가 있는듯 해서 덧붙입니다. 글 써서 밥벌이 하지 말라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제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말했듯이 경제적 여유를 통해 글을 쓰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문학에 모든것을 걸고 가난함을 견디며 글을 쓰는 사람도 있는 법인데요.
다만 지금의 현실을 보자면 장르글만 써서 돈을 번다는게 그 본인에게도 굉장한 고통이 될 것이라는 것이지요. 또한 그러함으로 인해 자신의 재능을 깎아먹는 일이 있을수 있다는겁니다.
그래서 안타깝다고 말한겁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베스트셀러 소설이 탄생하려면 작가가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즐기며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중 대다수는 독자들이 읽고 싶은 글이 아니겠지요. 작가주의가 맞겠죠. 평생 독자들의 요구와 일치하지 못할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게 계속해서 쓰고 싶은 글을 쓰다가 언젠가 독자가 읽고 싶은 글이 하나 나오면 그게 베스트 셀러가 되는것 아닐지요.
적어도 명작소리 듣는 글은 그렇게 탄생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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