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무협이라고 할 수 있는 구무협을 한 순간 넘어선 것은 바로 많은 독자층의 순식간의 집중과 그로 인한 신세대적인 다양한 창조와 소재의 개발이 따랐습니다. 그리고 신무협은 그 동안 독자들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그 무언가를 계속 갈망하였고, 신성시 여기고 신비롭게 여겨지던 중원을 탈피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판타지와의 연계로 나타나기 시작하엿습니다.
초반 이러한 퓨전의 소설들은 상당히 파격적인 흥분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제 군 고참중에 하나는 취사장에서 짱박혀서 몰래 '이드'를 읽다가 뚜드려맞았다는... 쿨럭; 어쨌거나, 상상력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그리고 더 젊은 계층의 독자를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작가들이나 출판사입장에서 어마어마한 이득중에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 특유의 유행타기 물결속에 퓨전무협들이 어마어마한 양과 단기간의 속도로 쏟아지기 시작했고, 퓨전의 신비로움에 빠져있던 많은 이들에게 식상함을 주기 시작합니다. '갑'이라는 미녀를 보다가 새롭게 등장한 '을'이라는 여자를 보면 갑자기 두근거리고 흥분하다가도 계속보면 질리고, 다시 '갑'이라는 미녀에게 눈이 돌아가듯, 사람들은 그렇게 정통무협에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무협의 영역을 깨고 만들어진 새로운 영역으로의 전환은 도전이었고, 다시 정통무협으로의 복귀는 부활이었을까? 아닙니다. 그것 역시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정통무협은 퓨전만큼이나 단기간에 쌓아 만들어진 문학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중국 무협과의 싸움에서 우리 구무협 작가님들의 노고로 이루어진 잣대인것입니다.
여기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퓨전에서 무협으로 돌아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느낀 그문제.. 바로 밑도 끝도 없는 '먼치킨'현상
예전 초창기 퓨전무협 모델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우리 동양의 대표격인 중원에서 서양의 대표격인 판타지로 넘어가며 생긴 자연스런 그 무위의 수준의 격차를 짐작할 수 없었다는 것이고, 결국 판타지의 대표 캐릭터와 중원의 대표 주인공 캐릭터를 간접비교합니다. 맘먹고 판타지에 보내놨는데 주인공이 빌빌거리면 어느 독자나 실망하긴 마찬가지자나요?
결국 판타지의 대표인 드래곤과 주인공을 동일시 설정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많은 무협 주인공들이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실로 파격적이죠. 물론, 그 전에도 많은 작품들이 상상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는 상황을 시도해보고 연출해봤지만, 이보다 더 할 순 없었죠..
다시 정통무협으로 돌아오게된 많은 작가들의 경향이 어떻게 되었습니까? 우화등선은 기본이고, 용과 대화 나누고, 용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심지어는 신선과 친구먹기에 이르게 됩니다.
새롭게 정착된 무협을 부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것 자체로도 맛이있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막무가내식 주인공의 먼치킨 설정입니다.
많은 신인 작가들이 무협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 신세대 작가들은 퓨전의 주인공에 반했었던 인물들이고, 그에 영향을 지극히 많이 받은 작가들입니다. 결국 이들은 정통무협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미명아래 많은 작품들을 그간 읽은 먼치킨적 요소를 많이 첨가시키며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는 소재들이 많이 덧붙이기 시작합니다.
정확하게 제가 짚고자 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그 동안 쌓인 무협의 기초 지식은 방대합니다. 하지만, '먼치킨 주인공'이라면 흥행보증수표가 아닐까? 그것이 대세가 아닐까? 최소한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일부 작가들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기초를 무시한 상상력의 확대는 있을 수 없습니다. 다른 차원으로 주인공을 이동시키면서 원래 있던 차원의 배경,상황들을 무시하게 된다라..
요즘 작가들이 과연, 소림72종 절예나 아미산의 대표검법, 강남과 강북의 경계선, 녹림이 어느산에 있는지, 항주나 산동 산서 이런것에 관심이 많을 까여? 결국 막히면 여기저기 뒤져서 짜집기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여? 아니면 천하 3대신공이니 고금 몇대 장법이니 이런것만 계속 들먹일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경계하는 것은 하나. 바로 퓨전 무협이 아닌. 막무가내 주인공의 성향이나 강함을 묘사하는데 치중하는 나머지 정작 무협의 기초 배경지식에 대한 무지를 우려합니다
이러한 글들은 대부분 초반에 독특한 설정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받으나 후반 갈수록 지식의 짧음에 따라 글이 막히고 독자들이 왜면하게 됩니다. 그리고 작가 스스로도 인기가 떨어지는 자기 작품을 쉽게 포기하고 다른 작품을 고르려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신인작가분들도 나름대로 뜻을 갖고 작품을 쓰신다면 저는 무협 공부를 열심히 하셔서 하나의 '대작'을 완성시켰으면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대작 하나가 몇몇에게 기억되는 작품여러개 보다 낫습니다. 양보다 질이죠..^^
기초지식이 쌓인 배경위에 먼치킨을 하든 퓨전을 하든 그것은 어느 독자나 환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야 말로 대작이고 독자들을 흥분하게 한답니다..
문학의 상상력의 꽃 '소설' 그중에서 상상력의 극한을 보여주는 우리 무협.. 그것이 찬란하게 진정꽃피웠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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