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연재한담에만 올리는 글임을 밝혀 드립니다. ^^
과학사에서는 유난히 천재라고 불리던 이들이 많습니다. 분야도 정말 다양하고, 몇몇 천재들의 과거의 이론을 넘어서는 새롭고 독특한 이론들은 문명의 발전에도 엄청난 도움을 주곤 했죠.
무협의 세계도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천재는 언재나 존재하며, 그 몇몇 천재들의 힘으로 무림의 역사가 뒤흔들릴 지경에 이르는 이야기들이 참 많죠.
특히 과학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과거의 인물들을 넘어서는 뛰어난 후기지수들의 존재는 무협의 세상을 무척이나 다채롭고 활력 넘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찰나의 유혼에는 과학사와 무협의 공통점 중의 하나인, 몇몇 천재들이 나옵니다. 성격이나 무공도 가지각색이지만, 과학의 역사에서 큰 줄기를 차지했던 인물들을 모델 삼은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작중 인물 중 네 명과 과학자 네 명의 비교.
일단 주인공인 유혼은 아인슈타인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소년 시절 문제아였습니다. 오늘의 교육심리학에서 ADHD라 말하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를 가지고 있는 보통 아이들과 다른 아이였었죠. 이런 증상은 치료하기 어려운 반면에 자신이 관심을 가진 문제에는 보통의 상상을 초월하는 집중력을 발휘하게 되죠.
머릿속의 시간이 느리게 가는 유혼도 이와 비슷한 경우입니다. 세상이 느리게 보이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곤 무공을 보는 것 단 하나 뿐이죠. 나중에 가서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중 하나인, 일반상대성이론중 시간과 공간의 문제에 해당하는 여러 사건을 겪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과학실험이겠지만, 무협에서 만큼은 가능해 지는 거죠.
아인슈타인은 강연 도중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간은 뇌의 10%만 활용한다." (어디서는 1%라고 말한 적도 있고, 20%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유혼은 아마도, 뇌의 10%이상을 활용할 수 있기에 세상을 느리게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전설의 신검이라 불리 우는 박지량은 독일의 수학, 천문학, 물리학자였던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와 비슷하다 할 수 있습니다.
가우스는 역사상 보기 힘들 정도의 진짜 천재였습니다. 11살에 라틴어를 혼자 독학하여 정복하고, 18살의 어린 나이에 수학분야의 '최소제곱법'이라는 이론을 발견합니다. 그 뒤 32살이 될 때까지 수학분야의 명저라 일컫는 '정수론'과 천문 분야의 책인 '천체역학'을 발간합니다. 그때 당시 아무도 하지 못했던 소행성의 궤도까지 계산했던 천재였죠.
지금은 독일이 유로화를 쓰지만, 독일 돈이 마르크였을 때는 돈에 초상화까지 그려졌을 정도로 유명한 분입니다. 그 시절의 독일 사회는 권위적이고 보수적이었습니다. 신분이 낮은 인물은 출세를 꿈도 꾸지 못했죠. 하지만 가우스는 이 천재성 하나만으로 가난한 직공의 아들에서 대학의 교수까지 되어버렸죠.
신검 박지량도 이와 비슷합니다. 마흔이 되기 전까지, 놀라울 만한 무공을 만들어 내고, 신검의 칭호를 얻게 됩니다.
가우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말을 배우기도 전에 이미 계산할 수 있었다."
박지량도 비슷하게 말 할 수 있겠군요. "나는 무공을 익히기도 전에 이미 검로를 꿰뚫을 수 있었다."
무당파에서 쫓겨나 버림받은 신세가 되어버린 순우은은 마이클 패러데이라는 화학자와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패러데이는 너무 가난해서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채로 성인이 됐습니다. 21살이 되었을 때, 그의 인생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바로 스승 데이비를 만난 것이죠.
데이비는 처음에 패러데이를 시험관을 씻는 정도의 허드렛일만 시켰습니다. 하지만 데이비는 패러데이에게 있는 실험에 대한 타고난 감각을 발견하고 그와 함께 각지를 돌며 세계적인 과학자들과 만나게 됩니다. 수학에 대해 문외한인 패러데이는, 뛰어한 실험능력을 바탕으로 전자기 분야에 지대한 공을 세운 실험들을 차례대로 성공시켜 나갑니다. 나중에는 패러데이의 이름을 딴 법칙까지 발견하게 되죠.
순우은은 고아가 된 채로 무당파에 입단합니다. 사부인 무당제일검 정현자는 순우은에게 무당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무공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정현자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순우은을 파문시키는 결정을 합니다. 무공을 익히는 데에 타고난 감각이 있는 순우은은 이후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무공들을 익히기 시작합니다.
페러데이의 스승 데이비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내 생에 최대의 발견은 패러데이를 발견한 것이다."
정현자도 이런 말을 할 수 있겠군요. "내 생에 최고의 업적은 무당제일검이 된 것이 아니라, 순우은을 발견한 것이다."
광치 문소혁은 뉴튼과 흡사합니다.
뉴튼은 근대 과학의 완성자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업적을 쌓았습니다. 운동의 역학, 광학, 수학, 천문학 분야를 총 망라하는 그의 발견은 아직도 쓰이는 곳이 많습니다. 이 모든 분야의 업적은 그가 젊었을 때부터 거의 동시에 연구를 시작해서 이뤄낸 것들입니다. 뉴튼은 정말 정력적이고 뛰어난 사고력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문소혁 역시 뉴튼과 똑같습니다. 무공을 미친 듯이 찾아다니며 가리지 않고 익힙니다. 뉴튼은 학문과 결혼했다고 할 정도로 인간미가 형편없었다고 합니다. 문소혁은 인간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공과 결혼했다고 할 만큼 무공을 익히는 데에만 관심을 쏟습니다.
뉴튼의 만유인력은 공간에 작용하는 중력에 관한 이론입니다. 문소혁은 이 중력과 공간에 관련된 무공을 익히고 있습니다. 이야기 안에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게 그려지죠.
-과학적인 찰나의 유혼?
위에 설명한 4명 이외에도 여기저기에 과학자들의 행동방식과 이론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과학자들의 꿈이기도 한 노벨상이 무림기라는 형식으로 나타난다는 점 같은...
찰나의 유혼에는 조금은 말도 안 되는 과학적 비약들이 많이 담겨져 있습니다. 무형검이 실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검이었다든지, 공간과 빛에 관련된 상대성이론이 두서없이 나온다던지, 천재 과학자들을 모델로 삼은 인물들이 제각각 튀어 나온다던지. 수십 편의 과학이야기를 무협의 느낌으로 풀어 보려고 했다. 라는 것이 처음의 의도였다고나 할까요?
다만 과학사를 빗대어, 순전히 무에 미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과학이야기 다른 점이 되겠지요.
무협은 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무협의 세계가 좁고, 편협한 곳만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무협이 위인전이 담고 있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다른 방식이지만, 재미나고 교훈적으로 다룰 수도 있다라는 사실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무협으로 읽는 과학사나, 무협으로 읽는 위인전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을 까요?
>> 그나저나 연재는..... (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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