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酒酊

작성자
Lv.11 하밀
작성
07.11.25 05:53
조회
517

바라는 것만큼 노력하지 않고,

말하는 것만큼 노력하지 않고,

보이는 것만큼 노력하지 않고,

받는 것만큼 노력하지 않아,

못한 것이 아니라 않아,

쪽팔리고 화나고 속상한 밤입니다.

처음으로 써 본 한담이 솔직함을 핑계삼은 주정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정신은 말짱해질 것이고, 또 기운차게 살아가겠지만, 작금의 이 '쪽'이 한 가득 팔린 기분만큼은 어쩔 수 없습니다.

나는 그럴듯한 식자들이 평생을 고뇌하여 얻어낸 진리를 제것마냥 읊을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은, 그보다 쪽이 팔리다는 속된 말이 더 와닿습니다.

연참대전을 핑계로,

삶의 시간들을 핑계로,

독자분들의 고마운 응원과 호응을 핑계로,

나는 늘 정신없이 쏟아놓은 문장과 정제되지 않은 찌꺼기들을 섞어놓곤, 보란듯 당신에게 내밉니다. 중학교 시절ㅡ 재단에서 갓 급조된 급식 아줌마가 던져주듯 내민 국그릇에 들어있던, 고무테이프붙은 고깃덩어리처럼.

이곳은 비록 자유롭게 연재하는 곳이고 자신과 타인들이 서로에게 겸손을 던지며 부족함을 늘 따뜻하게 감싸주는 곳입니다만,

나를 알고, 내 글을 즐겁게 읽어주는, 그래서 늘 따뜻한 격려와 진심어린 응원을 해주시는 그런 분들이 그렇게 또 따뜻하게 안아주신다면,

나는 왠지 정말로 슬플 것 같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노력하지 못한, 아니 않은 나는 슬퍼요.

늘 불량식품만 투하하는 히로시마상공 이 육식동물은, 숫자라는 카타르시스에 젖고, 응원과 격려라는 즐거움에 중독되고, 노력하지 않아도 티가 나지않는 LAN선에 물들어, 조금씩, 조금씩 제 뱃살을 늘려갑니다.

웁니다.

자고 일어나면, 술이 깨면,

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할 것을 알기에, 나는 손으로 웁니다.

몹쓸 것에 중독되어버린 나는

그렇게 오직 손으로 웁니다.

ㅠㅠ


Comment ' 8

  • 작성자
    Lv.11 하밀
    작성일
    07.11.25 05:55
    No. 1

    잔뜩 처마시고 잡니다. 죄송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서하루
    작성일
    07.11.25 06:04
    No. 2

    ㅎㅁㅎ...
    파이팅입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야생의사고
    작성일
    07.11.25 06:32
    No. 3

    오늘따라 작가님들이 힘들어하시는 새벽이네요. ㅎㅎ
    물론 매 새벽마다 힘드셨겠지만...
    이런 일로 슬퍼할 수 있는 당신은 멋쟁이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웬수
    작성일
    07.11.25 07:43
    No. 4

    ....; 하밀님 저도 하밀님의 작품인 바람노래를 애독하는 독자중 한사람입니다만 왜 그러한 생각을 하시는지요 ...; 문장이나 글이 철학적인 사색이나 뜻을 품고 있어야만 좋은글이 되는건 아니잖아요 소소하고 담백하고 때로는 정겨우며 해학적이고 친숙.친밀함 즐거움 또한 격정적이기도한 이 모든것이 녹아들어 있는듯한 하밀님의 작품을 보며 늘 감사하게 읽고 있는데.... 하밀님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겨 내시리라 믿어요^^ 언제나 하밀님의 글을 기다리면 애독하는 웬수 올림~!!! 아자 아자 ~~~ 하밀님 화 이 팅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Milkymoo..
    작성일
    07.11.25 10:53
    No. 5

    .........뭔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저로서는...(후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주비(走飛)
    작성일
    07.11.25 11:42
    No. 6

    저는 하밀님의 글을 보면서 '해학'을 배우고, 달님의 글을 보면서 '감성'을 배웁니다.
    저야말로 판을 크게 벌여놓고, 그걸 모두 끌어안으려면 잠도 자지 않아야 하건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게으른 작가입니다. 하밀님의 글을 보면서 저 자신이 반성이 되는군요. 아무래도 11월 말은 작가님들 고뇌의 계절인가 봅니다.(웃음-)
    하밀님 힘내시길. 하밀님은 자그마치 연참대전에 아직 생존해계시고, 언제나 노력하고 계시다는 걸 독자분들은 모두 알고 계실겁니다. 저도 알고있어요. ^_^


    p.s - 술먹고 쓴 글은 다음날 일어나서 보면 조금 부끄럽더군요. 하지만 지우지는 말아주세요. 뭔가 마음을 울리는 한담입니다.(웃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反眼
    작성일
    07.11.25 14:35
    No. 7

    대장군에게 눈물은 필요치 않습니다.
    결단만이 있을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하밀
    작성일
    07.11.25 16:12
    No. 8

    지난 밤, 필름이 조금 끊긴 부분이 있다 했더니.. 여기에 이런 주정을... ㅠㅠㅠㅠ

    하지만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부끄럽지만, 남겨놓습니다. 스스로가 나태해지고 힘들어 할 때마다 찾아오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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