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잘 읽고갑니다. 건필하세요.

작성자
Lv.3 태경汰庚
작성
08.11.29 16:23
조회
410

독자분들이 종종 남겨주시는 짧은 흔적이지요.

전 이런 댓글들 참 좋아합니다.

아래 연재글들이 모두 출판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지 않냐는 글을 읽으며 잠시 생각했습니다.

물론 작가들의 마인드도 중요합니다.

연재를 출판의 수단으로만 생각한다거나 높은 인기를 기대했지만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할 때는 꽤 괜찮은 글임에도 작가가 쓸 의지를 잃고 글도 사라지게 되겠지요.

애초에 자신의 글을 위한 애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순수하고 꾸준한 마음가짐을 유지할 수 있다면 비록 출판은 되지 않더라도 그만큼 좋은 글들이 완결작이라는 완성된 이름을 달고 존재할 가능성이 커질겁니다.

그러나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이것이 비단 작가들의 마인드문제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너그럽게 살펴주셨으면 합니다.

글을 연재한다는 것 자체가 독자와 작가간의 소통이며 함께 호흡하는 작업입니다.

글에 대한 애정과 쓰는 즐거움만을 위한거라면 혼자 워드 프로그램을 마주하고 써나가는걸로도 충분합니다.

넷 상에 공개하고 연재를 해나간다는 목적이 뭘까요.

기본적으로 작가들은 글을 쓰고,보여주고,대중에게 평가를 받고 싶은겁니다.

어떻습니까? 라고 묻는 작가들의 목소리가 연재글 속에는 담겨있는겁니다.

작가는 그저 쓰기만 하고 독자분들은 한마디 말도 없이 읽고 조회수 한칸만 올려놓은 채 사라져 버린다면..

일방통행이지요. 상호작용이란게 없는겁니다.

흔히 넷상에 잡담만 올렸더라도 '무플'은 서운하다는 경험을 해보신 적 있으신지요.

연재글을 올려놓은 작가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조회수 하나가 덩그라니 올라가있을 뿐, 가타부타 아무런 말도 남겨지지 않은 글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물론..읽어주길 바란..거지만,

이거야..읽긴 한건지 아니면 실수로 클릭만 한건지도 알 수 없는 상태 - 무플은 가끔 이런 충격마저 부릅니다.(제 경험상;)

저도 참 무뚝뚝하고 숫기없는 편에 속했습니다.

독자로만 존재할때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사실입니다.

재미있고 좋은 글을 읽어도 로그인 한번이 귀찮게 느껴지거나 꼭 내가 한마디 달지 않더라도 누군가 달겠지 싶거나,

잘읽었다,건필, 외에는 크게 의견씩이나 말할 건 없는데 그런 흔하디 흔한 흔적 한줄만 달랑 남기는게 오히려 멋적어서 관두거나... 아예 이런저런 생각 다 안하고 당연스레 글만 덜렁 읽고 가버리는게 습관이 되버렸던 때. - 분명 있었습니다.

넷상의 커뮤니티에서 잘 끼어들어 활동하는 체질도 아닙니다.

눈으로 훑기만 하고 구경만 하고 흔히 말하는 유령회원으로 존재하는게 보통이지요.

제가 글을 써보고 나서야 이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마음씀을 애타게 원하는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잠시 잠깐을 투자하여 한 줄-달아보는 댓글의 소중함을 알았습니다.

출판을 목적으로 연재하는건 아닙니다.

처음에 덮어놓고 초보로 첫 연재글을 써볼 적엔 '출판'이란 자체가 그냥 저랑은 멀고먼 별나라 이야기라 생각했습니다.

작가라는 말도 먼 세상, 소설이라 부르기도 쑥쓰럽고 창피한 글, 그냥..글을 써보고 사람들한테 보여줘봐야지 하는 지극히 초보적 감상으로 시작해봤을 뿐이지요.

아마 문피아에 저같은 마음으로 연재글 시작해본 분들이 꽤 많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예전만큼 출판이 완전히 딴 세상 이야기같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소위 출판저해요소라 불리는 것들이 제 글에 잔뜩 포진해있다는걸 듣고, 알게되었고, 그냥 살짝 웃음만 나왔습니다.

미비한 필력은 기본이고,

터부시되는 소재의 차용, 청백지신(;)이 아닌 악독한 히로인, 다수의 주인공등 마이너적 요소들이 들어간것, 이미 상당히 공개된 분량, 그렇다고 인기가 있는것도 아닌,..

지금까지도 여전히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출판은 생각지도 않았으니 새삼 그런 요소들이나 출판가능여부에 대한 평가는 영향을 주지 않았거든요.

(..여담이지만 뜻밖에 이런데도 출판제의가 왔었습니다. 기분좋은 일이었고 감사한 마음이었지요. 잠깐 갈등도 되었지만 역시..종이책으로 낼 정도 깜냥은 전혀 아니란 판단을 내리고 거절했습니다;; )

오히려 소위 출판저해요소라는 몇몇 소재들을 버리면 그건 더이상 제가 애정을 가진 글.이 아니게 된다는 강한 거부감이 생깁니다. 차라리 다른 글을 쓰면 썼지, 애초에 마음먹은 소재와 스토리를 버릴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그런 저한테 무엇보다 큰 영향을 주는것은 바로 읽어주시는 분들의 반응입니다.

연재의 목적인 상호작용이지요.

실제적으로 부딪혀 얻는 피드백은 더없이 소중합니다.

나 혼자 쓰고 읽으면 감상은 자평 하나밖엔 안남지만, 다른이의 시선으로 읽고 이렇다,저렇다 감평해주는 말들은 보물입니다.

내 시간, 내 정성을 투자해 문장 한 줄에도 때로 몇 시간, 며칠도 고민해본 글.

다른 이들이 읽으면서, 읽는데 투자한 시간을 좋게,만족스럽게 여겼다면 몹시 기쁜일입니다. 그 기쁨을 알 수있는 길은 오직 댓글 뿐이지요.

즐겁게 읽고 갑니다, 잘 읽고 갑니다 -> 간단한 한마디지만 아, 괜찮았구나. 하고 안도하고 기뻐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혹은 읽어본 분들이 불쾌하다, 재미없었다, 어떤부분이 불만족스러웠다 ..하는 의견이라도 (제 경우엔) 무플보다 훨씬 좋습니다. 단지 그 부분은 무작정 기분만 표현하기보단 어떤 점이 그러했다.라고 지적해준다면 글에서 발전을 도모할 여지가 충분히 마련되겠지요. 한마디로 공부가 되는겁니다 ..!

이런 비평들은 간단한 흔적 한마디 남겨주시는것보다는  조금 더 작가에게 양분이 되며 값집니다.^^;

칭찬과 격려- 작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댓글이지요. 그에 보다 세심하게 어떤점이 칭찬할만 하다..고 적어주시면 그저 감사의 눈물이..!!~;

글에 대한 의견,의문점 - 제 경우엔 가장 즐거워하는 댓글..을 굳이 꼽으면 이 종류인데 쓰고,읽는 양측의 즐거움이 교감하는 짜릿함이 느껴집니다. 쓰는 제가 의도한 대로 느껴주시고 생각해주실 땐 제대로 썼구나! 표현되었구나! 싶어서 행복합니다.

때론 전혀 뜻밖의 시각, 시점을 가진 의견을 대하면 신선하고 놀랍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깊이있게 파고드는 한 마디 의견을 접하거나, 예상하고 깔았던 복선이 정확히 독자분 시선에 잡혔다거나, 혹은 의도한 장치들은 전혀 봐주지 않아 실패해버렸다거나, .... 글을 쓰고, 그 글을 보임으로서 여러 분들로 부터 받을 수 있는 모든 피드백은 얼마나 즐겁고 힘이 나는지 모릅니다. 이 맛에(?) 연재를 합니다!!

출판,..목적이 아닙니다.

인기,..있으면야 좋겠지만 역시 목적이랄순 없습니다.

필력? 자부심? 자신감? ...연재의 목적으로 내세우기엔 하나같이 모자랍니다..

저처럼 연재하는 글쟁이들은 시간을 투자하고 머리를 쥐어짜는 노력에 비해,...그럼 뭐가 남을까요?

밥나오지도 떡나오지도 않는 글을 연재하며..

어느 누군가가 '즐겁게 읽어만'주길 바라며, 누군가의 킬링타임을 채워주기 위한 '무료 봉사활동'을 하는건 틀림없이 아닙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공짜로 글줄을 '읽어준다'라는 생각을 가지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의식을 하고 살진 않았지만 은연중 제가 그랬던 적을 반성하고 후회하며 드리는 말입니다..T.T

작가들이 쓰는 소설은 어디선가 , 느닷없이 툭 튀오는거 아닙니다. 그들의 글은 모두 나름의 시간과 노력을 들인 끝에 나옵니다. 형편없고 서툴지라도 하다못해 삼천자면 그 삼천자를 두드리는 공이라도 들어가긴 하는겁니다.

글이 좋았다면, 읽는데 들인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면, 꾸준히 연재되는 글을 보고싶다면 -.

한마디 실어주고 가는 일에 인색하지 마십시오..^^

세상에 완전히 공짜가 어디있습니까^^;;

댓글 하나로 값 치러 주신다 생각해주시면 어떻겠습니까.

물론 인기있는글, 엄청 재미있는글, 훌륭한 글에는 댓글도 쏟아진다는거 잘 압니다.

그렇게..인기 하나로도 보상이 되고 출판도 될 수 있는 글들에만 당연히 쏟아지는 팬심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인기없는 글쟁이의 구차한 구걸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더 풍성하고 다양한 연재글,완결글들이 있길 바라는 차원에서라도 조금 미흡한 글들에도 따뜻한 마음 한 줄기 보여주십사 요청드리는겁니다.  

추운 겨울, 더욱더 추워질 수 있는 소외된(?)글쟁이들에게 따뜻한 댓글 좀 베풀어 주세요오!!

;;..엄청나게 길어진 한담..(거의 한풀이 수준;;)을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T.T 두서없이 길게 늘어놔서 죄송합니다. 쿨럭..

p.s 연담란 규제강화 때문에 한참 망설였는데, ...아무래도 정담용은 아닌거같..아서요. 게시판 성격에 맞는지 어떤지는 연담지기님의 판단에 온전히 맡길께요 ㄷㄷ (일거리 하나를 덜렁 드리고 도망을!!)

p.s2  위에 줄줄이 늘어놓은 ...이유등으로 전 키리샤님을 무척 좋아합니다 ;;

잘 읽고 갑니다 -> 꼬박꼬박 남겨주시는 이 흔적 하나에 힘이 난 초짜 작가분들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Comment ' 5

  • 작성자
    Lv.1 백마르따
    작성일
    08.11.29 16:33
    No. 1

    당연하죠 ㅠㅠ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정말 논리정연하게 말씀하셨네요 오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마젠타 L
    작성일
    08.11.29 16:35
    No. 2

    공감합니다. 요즘은 꾸준히 소통해주시는 몇몇 독자분들이 포진하고 계셔서 글쓰는 것이 힘이 나고 정말 행복하지만, 처음에만 해도 무플 글에 '실수로 클릭' 하신 것에 아닌가 라는 절망을 한 적도 있었다지요. ^^;;
    얼마전까지만 해도 빈깡통 머리라 잘 몰랐는데 머리가 굵어지면 굵어질수록 깨닫는 바는 딱 한 가지 입니다.
    선작, 추천, 조회수, 댓글 중 한 개만 고르라면 무조건 댓글이다! 라는 것을요. 하하~ 인터넷 연재 작가가 먹고 사는 건 댓글인 것입니다. ^^ 안그래도 글 쓰면서 이런 심정을 올릴까 했는데 미리 이곳에 올리게 되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마왕펭귄
    작성일
    08.11.29 20:06
    No. 3

    이 글 추천 못하나요...ㅠㅠ 아 정말 오만배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학대파
    작성일
    08.11.29 20:07
    No. 4

    저 역시. '글쟁이' 입성 전에는 소설에 덧글같은거 잘 남기지 않았던 편이었답니다.
    직접 제가 써보니까... 흐아.... 흐아... 이 소리 밖엔.. (읽어주긴 읽어주는 것 같은데...
    그래서 남겨두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조아라의 경우에는... 제가 소설을 읽고 덧글 남기면, 그 작가분이 제 뜰->제 소설에 오셔서 덧글 남겨주시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櫻猫
    작성일
    08.11.29 21:12
    No. 5

    음...전 사실 "잘 읽고갑니다. 건필하세요" 란 리플 쓸때마다 왠지 미안하더군요. 써주신 글 재밌게 잘 읽고, 뭔가 작가님한테 피드백이 되는 리플을 달아주고는 싶은데...매번 그렇게 남기기는 능력이 안되니 저리 써 놓는건데, 저런 식의 리플이나마 기쁘시다고 하시니 좀 마음이 놓이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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