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을 올리신 어떤 독자님의 글을 봤습니다.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고,
오죽했으면 저러실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세상 일이라는 것은...
늘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백도'라는 특정한 작품을 들어 '꼴'이라 말씀하시면서 힐난하는 것은
분명 큰 실수라 생각합니다.
백도를 쓴 이상현군은 직업이 작가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아래의 글에서 지적하듯 직업이라면 더욱 책임감을 갖고 써야겠지요.
그래서 연재도 하고 독자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책을 내야할 것입니다.
그 말씀은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 일이 1+1 처럼 명쾌한 답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상현군이 한 줄의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고심을 하는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주셨다면 저런 글을 쓰실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백도는 처음 연재를 한 이후로...
연참대전시 10일 정도만을 빼도 단 한 번도 정기적인, 그리고 빠른 연재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소위 말하는 극악 연재죠.
그렇다고 작가는 무책임하게 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백도가 출간되기 전까지, 온라인에 연재되기 전까지
대체 몇 번이나 수정된 건지 생각해 보셨나요?
백도라는 글이 좋다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이상현군은 백도라는 글의 연재속도보다는 백도를 좋게 봐 주시는 여러 독자님들의 기대에 대해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라고 단언하실 수 있습니까?
한 권을 쓰는 데에 6개월이나 걸립니다.
그간 작가가 허송세월을 보내며 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놀다 놀다 치쳐서 글을 쓴다고 생각하십니까?
자신의 손으로 썼던 글을 지우는 아픔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가 있으시다면 저런 글은 올리지 못하실 것입니다.
12시간 동안 책상 앞에 앉아 단 한 페이지를 채우지 못하는 고통을 아신다면 상상조차 못할 글이지요.
공지에 대해서라고 국한했다고요?
연재가 늦어진 작가는 늘 자신도 빨리 쓰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공지를 올립니다.
독자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공지를 하고 약속을 지키려 피나는 노력을 했음에도 진도는 나가지 않습니다.
한두 번의 약속을 어기고 나면 감히 공지를 올릴 생각도, 핑계를 댈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그런 작가의 심정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셨습니까?
제가 일방적으로 이상현군의 편을 들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백도가 나오는 주기가 6개월입니다.
책 한 권을 써 기천만원의 돈을 번다고 생각하십니까?
한 권의 인세로 6개월의 생계를 이어야 하는 작가의 생활고를 아십니까?
본인이 빨리 쓸 의지가 없을까요?
게으름을 피우고 있을까요?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질책하기 전에는 사연을 알아합니다.
공지를 안했기 때문에 몰랐을 뿐이다...라고 말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뜩이나 느린 자신의 글에 힘겨워 하는 작가가 버틸 수 있는 힘은...
그래도 내 글을 사랑해주는 독자가 있다는 만족감입니다.
하루 하루 끼니를 잇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생활고 속에서도
오랜만에 올라오는 댓글과 격려에 미소를 짓는 작가입니다.
그런데 백도 꼴이 나면 안 된다는 저 글을 읽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몰랐으니 상관 없다...라는 말로 한 사람을 그토록 짓밟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독자님들을 존중하는 것은 모든 작가들의 기본입니다.
여러분이 주장하고 외치지 않아도 모두가 그 사실을 압니다.
간혹 그 사실을 부정하고 외면하는 작가가 있다면,
시장의 냉혹한 결과를 몸소 체험해야 합니다.
자신의 작품을 통해 느끼는 아픔 이상의 아픔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굳이 이런 게시판을 통해 독자의 권리를 주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왕이니 내 명령에 따라라를 주입, 반복해서 세뇌시킬 의도가 아니시라면 말입니다.
한 번만 더 생각해 보면 누군가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질 상흔을 만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무판은 작가와 독자가 어우러져 즐기는 곳이지...
작가/독자의 편을 갈라 서로가 서로의 권리와 의무를 논하는 곳이 아니라 알고 있습니다.
그 근원적인 목적에 어긋나는 글은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P.S
아래의 글을 작성하신 한 분께 드리는 글이 아닙니다.
그분의 생각에 동의하시는 많은 분들께...
조금만 더 넓은 시각으로 글쟁이들을 바라봐주셨으면 해서 올리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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