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답변 란에도 올렸었는데 그런거 올리는게 맞나 싶기도 하고 조회수가 0이기도 하고 해서 활발한 한담란에 다시 올려 봅니다.
저는 고등학생입니다. 지금까지 습작을 쓰는데는 제가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항상 주인공은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약간은 비범하지만 결국은 평범한 고등학생의 사고방식에 철들지 않은 사고 방식을 지닌 주인공을 그리는데에 질렸습니다. 그래서 직장인이었던 사람인 주인공을 쓰려고 합니다. 제가 어른이 되서 몇년간 같은 생활을 반복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정도의 설정밖에 되어있지 않을 주인공입니다. 그런 주인공의 하루를 줄글로 쫙 표현해 봤는데요. 전 이제 겨우 18살이기 때문에 당연히 틀린곳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죄다 틀려먹었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앞부분 조금만 올려보려고 합니다. 틀린곳 지적 좀 부탁드립니다. 그냥 한번쯤
'아 쟤가 많이 틀렸다는데 한번 재미로 쫙 뽑아볼까?'
하는 마음가짐으로라도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히 여기고 글자 하나하나 곱씹어 가면서 댓글을 읽을 것이라는점, 약속드릴수 있습니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은 금요일 아침 6시 45분, 이 시각에 집에서 나서서 귀에는 음악을 눈에는 글자를 새겨넣으며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오늘이 평소와 같은 금요일 아침이라고 한다면 회사에 지각하지 않도록 도착하는데에는 아무런 장애가 없을 것이다. 읽던 책을 잠시 손에서 놓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면 언제나와 같이 몇 명의 직장인 그리고 그 사이에 드문드문 학생들이 보인다. 매일 아침 길에서 보는 이들이지만 서로간에 인사는 없다. 이른 아침이고 회사에 가느라 학교에 가느라 정신이 없을 뿐만도 아니라 전혀 모르는 사람끼리 서로 살갑게 웃으며 인사를 주고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같은 길을 걷기 때문에 마주친다는 이유만으로 인사를 해야할 리가 없지않은가. 학생시절의 나였다면 지금 마주치는 이들이 모두 동네 아저씨이거나 같은 학교 학생이기 때문에
"오늘도 좋은아침이에요!"하고는 반갑다는 얼굴을 하고 인사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고등학생 시절까지만 해도 그렇게 해왔었다. 그러나 공부를 죽어라해서 올라온 이 곳, 서울은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게 오히려 우스꽝스러운 장소다. 거의 13년 가까이 인사성 바르게 살아온 나여서 처음엔 어색했지만, 벌써 7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누군가가 살갑게 웃으며 인사를 해온다고 해도 귀에는 노래를 듣는 도구이자 효과적으로 외부와의 단절을 돕는 이어폰을 빼지 않은 채, 무슨일이냐는듯 무시하고는 지나갈지도 모른다. 콩나물 시루의 콩나물들보다 불편할 것 같은 지하철을 타고, 내리고, 타고 몇 번의 반복을 한다면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이 편한 대중교통인 지하철이지만 퇴근시간과 출근시간 때 만큼은 불편해서 못타먹겠다. 회사에서 걸어서 5분거리 밖에 떨어져있지않은 역에서 내리면 정말이지 질릴 정도로 사람이 많다. 저 많은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 이 감정은 명백히 짜증남이다. 이 곳에는 정말 질릴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언제부터 내가 사는 세상에는 이렇게 사람이 많고 또 문제가 많아졌을까. 짜증을 견디고 신호등시간을 기다리고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기만 한다면 사무실 앞이다.
"김대리 오늘도 칼 같이 시간 맞춰서 오는구만!"
인간성 좋으시고 사교성 좋으신 최 부장님이 언제와 같이 인사를 해오고 나도 예의를 갖춰 인사를 했다. 자리에 앉아 가방을 놓고는 옆자리의 이대리에게 오늘도 열심히 하자며 인사를 건넸고, 이대리 역시
"오늘도 정말이지 날씨가 좋네요. 괜찮으시면 자판기커피라도 한잔 마실까요? 마침 마시고 오려고 하던 참이거든요".
하고는 인사를 했고 나는 작게 웃으며 이제 막 왔다는 핑계를 대고는 기분 나쁘지 않을정도로 거절했다. 형식적이지만 사회생활을 하는데 마이너스요소가 되지 않을 정도의 사교성은 갖춰야 하기때문에 습관과도 같이 인사를 주고받았다. 오늘도 어제와같이 질릴정도로 봐야할 일이 많다. 여느 사람 같았으면 한 두번쯤은 옛날 친구와 술을 마시며 확 때려쳐버리고 싶다는 식으로 불평을 할 정도의 양이지만 이 힘든 일을 맡고 또 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에 지금 이시각에도 수백, 수천명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불평하지 않고 하나하나 일을 끝냈다. 그러다보면 점심시간이 오고 저녁시간이 오고 퇴근시간이 온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퇴근시간은 한밤중이지만 마찬가지의 이유로 견디고 있다.
'오늘 하루도 힘들었지만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정도로 보냈다'
라고 생각을 하며 회사문을 나섰다. 고등학교때와 크게 변하지 않은, 어떤 의미에서는 더 힘들고 정신적으로 지치는 생활이지만 벌써 5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별 문제 없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모두에게 좋지 못한 시선을 받으며 손녀뻘로 보이는 여자아이와 서로 인상찌푸리며 말싸움을 하는 할아버지를 보고, 이 시간에 이런 곳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 그들을 보고, 인터넷에 올려 모두와 함께 욕을 하고자 그 장면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는 이들을 보고, 현실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가는 길에 동네편의점에 들러 맥주 두 캔과 벌써 몇년째 안주로 써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는 새우깡 한봉지를 계산해서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약간의 운동을 하고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맥주를 마시며 컴퓨터를 별 의미없이 뒤적거리다가 새벽에나 잠이 들었다.
대리나 부장이나 보통 회사들이 지하철 역에서 걸리는 거리등등 저도 모르면서 막 써놓은 부분이 정말이지 많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쪽이기 때문에 양해 바랍니다. 이런 비루한 글을 올려서 왠지 조금 죄송한 마음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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