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보면, 예기치 않게 심마가 생깁니다. 글에 대한 회의감과 우울감이 생기고, 심각하게는 '포기'를 고민하기도 하고... 그게 지나쳐지면 인생자체에 대한 회의감까지...
그런 심마는 그 형태와 유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경우는 크게 네 가지의 경우에서 나타납니다. 그 중에는 공감이 가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봅니다.
심마가 생기는 첫번째...
멀쩡하게 잘 연재하던 내 글... '누군가가 텍스트로 복사해서 유포해요!'.....
이럴 경우 심각한 심마에 빠집니다. 제가 이 경우를 여러번 당해봤습니다. 그러다보니 심각한 회의감과 우울감도 생기고, 글을 쓰기가 힘들어지는 현상이 생기는데다 마인드컨트롤이 어려웠습니다. 문피아에 연재해서 유출된 소설은 소월궁주와 청성검령, 일풍검가였는데 청성검령과 일풍검가는 일단 잘 정리된반면에... 소월궁주는 감당불가로 너무 많이 퍼져서 정리가 잘 안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사실상 포기상태..)
심마가 생기는 두번째...
전작에 비해서 지금 연재하는 글의 반응이 썩 좋지가 않아요~
사람은 발전을 추구하고, 작가도 발전을 추구하는데.. 전작보다 못한 반응은 발전이 아닌 퇴보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러한 퇴보가 갈수록 심해지는 경향을 보일 때...
우울감과 회의감은 물론, 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일로에 놓이게 됩니다. 아... 내 글이 발전이 아닌 퇴보의 길을 걷고 있는 거야... 그러면 더 많은 책을 읽고, 공부하고, 또 생각하고 쓰고, 고민했는데... 결과는 오히려 더 심한 퇴보로(더 못한 반응으로) 나타나면 당연히 심마에 빠져 글을 지속시킬 수가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이건 제 유형이 그러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있으므로, 다른 분들은 다를 것이라고 봅니다.)
여기서 더 발전하여, 연재를 할때 직접적인 비용 PC방 요금, 다른 책을 사거나 빌리는데 소요되는 비용(그 글을 쓰기 위해서)들이 들어갔는데 반응이 전작보다 못하면 더욱 심한 심마에 빠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세번째는 글을 쓰다가 이야기거리가 막히는 경우입니다.
예전에 많은 습작을 할 때, 그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쓰다가 다른 이야기거리가 생각나지도 않고, 머리가 빙그르르 돌면서 막히면... 내 머리가 이거밖에 안되나... 심하게 고민하고 심마에 빠지게 되지요. 이런 경우는 흔히 경험, 지식, 배경의 부족으로 인해 일어나게 되지요.
네번째는 생계문제와 글쓰는 문제 사이에서 괴리가 생길때.
글을 쓰시는 분들이 철저한 전업작가인 경우는 드물고, 다른 실질적인 생계를 위한 소득이 필요한데. 생계를 위한 소득을 위해서는 불가결하게 글을 쓰는 일을 잠시 접어 연중을 해야할 때... 이때도 상당히 심마에 빠져들게 됩니다.
생계라는 문제 앞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되거나 타협하게 되면 그만큼 더 심하게 심마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일단 제가 다 겪었던 일이고, 겪고 있는 것도 있으며, 극복해야 하는 것도 많습니다. 될 수 있으면, 상습화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지요. 요새는 제가 그런 훈련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 저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글쓴이의 고집과 대중의 선호도가 달라 괴리감이 생길 때.', '참신하게 썼다고 생각했는데, 판박이라는 뭇매와 비난여론에 시달리거나... 심하게는 표절의혹까지 일어날 때..' 등등 참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심마를 극복하는 것에 정답은 없지만, 정도는 있는 것 같습니다. 심마가 생길 때는 조용한 산으로 책을 들고 가서는 책보면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것들을 메모지에 펜으로 쓰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되내이는 훈련을 하다보면, 차츰차츰 좋아지는 것을 봅니다.
심마가 들때는. 컴퓨터로 되도록 글을 쓰지 말고, 또 인터넷에 접속하여 내 글에 대한 반응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려고 하지말고. 인터넷 통해 내 글이 유포되었는지 안되었는지 확인하려는 것 등의 일들을 하지 않는 것이 이로운 것 같습니다.
전기와 컴퓨터가 없는 조용한 산에서 삼림욕하고... 머리도 식히고, 쉬면서 책과 메모지로 글을 쓰고 구상하고, 읽는 훈련... 이게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극복하는 훈련으로 애용하는 것이므로, 다른 분께 적용된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오랜 만에 주저리 주저리 한담에 올려봤드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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