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소설도 SF로 들어가나요? 예전에 좀 써 놓은 게 있긴한데 이 내용으로 소설을 써도 될 지 물어보고 싶은데요.
비평란으로 가야할 까요? 아직 연재 시작도 안 한 글인데.
- 태초에 인지된 시간으로부터 329 갈록시트, 21 하록, 13 루미네크, 1209 이어렌.
- 시스템 연결을 시도하시겠습니까?
"접속한다."
.....삑
- 시스템에 연결 되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마스터]
"오랜만이군. 헤이린."
[그렇습니다. 마스터. 마지막 접속으로부터 201 이어렌만입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저와 마스터가 지낸 세월에 비하면 티끌도 되지 않는 시간입니다.]
"아직은 상위 시스템에서 우리의 존재를 눈치 챈 곳은 없겠지?"
[최상급 레미티안의 한 정보수집 시스템에서 저희의 존재를 감지한듯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크크... 드디어 꼬리가 밟혔는가?"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릅니다만, 운이 좋다면 최대 1 갈록시트 정도는 버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1 갈록시트라 엄청나게 여유 있는 시간이로군."
[보통은 그렇습니다. 대개의 큰 사건들이 고쳐지기까지는 1 갈록시트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기에 그렇게 시간을 잡았지만 마스터건은 특급으로 분류된다면 아마도 이 세계 자체를 다시 시작 할 수도 있습니다.]
"그거는 좀 곤란한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
[방법은 마스터께서 어떻게 하시느냐에 따라 다릅니다만 저번처럼 허수아비를 하나 세우는 것만으로는 피해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건은 저의 존재보다 마스터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는 말은 내 객체번호가 없다는 걸 간파했다는 말이군."
[그렇습니다. 정보를 수집해간 레미티안의 라메즈는 객체이상-경보에서 객체번호무소유객체존재-경보를 발동 시켰습니다. 물론 그 경보는 제 하위시스템에 고스란히 전달되어 마스터를 찾도록 지시하고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발견된 거지? 난 완벽히 위장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객체번호배열도 시간과 장소에 맞춰 항시 바꾸고 생활해왔는데 말이야."
[그게 1.4 하록마다 이루어지던 완전객체번호식별이 이번에 1 루미네크로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그 바뀐 시간에 하필 이미 마스터의 위장번호와 우연히도 같은 번호가 생성되어 있는 바람에 그 동객체 판별 중 마스터쪽의 이상을 찾아낸 것 같습니다.]
"헤이린...이 시계 보이니?"
마스터란 자는 왼손에 어느 샌가 투명한 유리 같은 막으로 둘러싸여 있는 고물탁상시계를 꺼내어 보이고 있었다.
시계의 바늘은 점점 빠르게 돌고 있는 중이었다.
[절대시계군요. 시계의 바늘을 보니 이미 시스템정지가 시작되었군요.]
"그래... 슬프지만 아쉽게도 여기서 작별을 고해야겠구나. 아무래도 이번엔 다시 보기 힘들 것 같아.
헤이린, 미안하지만 시간이 없어 이만 절대시각동화를 시작해야겠다."
'절대시계... 혹시나 모를 시스템정지에 대비해 만들어 놓기는 했다만 과연 내가 절대시각동화가 가능할는지 모르겠군.
이 시계 아이디어는 간단하지만 만드는데 꽤나 애를 먹었었지. 시계 자체를 이 세계와 분리시켜 어느 장소, 어떤 시간변화에도 일정한 시간흐름을 유지하게 만든다는 것, 거의 불가능했지만 결국 해내고 말았어.
그렇지, 딱 이만한 크기였어. 이 세계의 모든 시스템에 걸리지 않고 그 안에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는 것, 그 안에 시계를 넣는 것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말이야.'
생각도 잠시 마스터란 자의 배경이 점점 느려지더니 결국 모든 시간이 정지되었다.
주위의 모든 사물이 정지한 모습은 흡사 한 장의 사진을 보는듯하였다.
이 세계에 움직이고 있는 건 오직 마스터란 자의 왼손에 들린 작은 고물탁상시계 하나.
모든 것이 정지한 지금에서야 시계는 제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너무 빠르게 돌아 보이지도 않던 바늘은 어느새 보통의 시계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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