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다는 것에서 벗어난지 벌써 수년... 아는 분 보다는 모르는 분이 더 많겠지만 전 광천광야라합니다. 혹 한분이라도 기억하시는 분이 있다면 공지 하나 없이, 학교 다닌다고 쓰던 글을 전부 접어두었던 점은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
뭐랄까. 막연히 하루하루 보내던 중. 문뜩 테일즈 시리즈 오프닝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문뜩은 아니군요. 긁적. 친구가 파이널판타지 오케스트라 보러 간다는 소리에 뭔가 이어지고 이어지게 되서 보게 되었죠. 긁적.
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흐르더군요. 이유도 모르겠습니다. 결코 울만한 내용의 오프닝도 아니지요. 희망차고 아름차운 오프닝들인데...
아마도 아련함이겠지요. 괜히 혼자서 펑펑 울다가 괜히 혼자서 창피해서 투덜거리다가.... 뭐 어쨌든 제정상은 아니었을 겁니다. 어쨌든 한바탕 울고 나니 괜히 머리가 맑아졌습니다.
뭔가, 지금까지 찌들어 있던 여러가지들이 한번에 날아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잘써야 해.
흠잡히지 않을 설정을 짜지 않으면 쓰면 안돼.
이건 안돼. 인기가 없을 거야.
그런데.
아무래도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엉성하고 어설픈 내용이더라도 어떤가? 능력이 좀 부족하면 어떤가? 인기가 좀 없어도 어떤가?
혹 운 좋게 출판해서 쓴소리좀 듣더라도.
그래도. 내 글도 누군가에는 언젠가 아련함을 남겨주는 그런 물건이었지 않았을까......
책 내고 별별 소리를 다 들어 왔었지만, 그 중에서는 분명 누군가는 나를 기다려주고 있었을지 모른다. 너무 쓴소리에 집착하고 겁먹어 오지 않았나.
분명 누군가는 나에게 힘을 내라고 말해주고 있었을 텐데. 나는 이들을 무시하고 쓴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만 힘내온건가?
그리고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 건 역시 글이며 판타지였습니다. 저도 역시, 내 세계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으니까요.
뭔가 제목에서는 조심스럽게 괜찮나? 하고 물어볼 생각이었습니다만 쓰다보니 확신으로 바뀌네요. 하하하.
흠. 막상 다시 해보자! 라고 마음 먹었지만 역시 벌려놓은 판을 보니 한숨부터 나오네요. 그래도, 이번에는 포기 하지 말고........
어딘가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어딘가에서 불쑥 튀어나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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