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에서 졸작을 연재하다가,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운좋게 책을 출판했습니다만...
생각해보면 참 출판사와 많이 싸웠습니다. 그것도 아주 짧은 기간 동안에 말이죠.
먼저 맨처음 연락을 준 출판사는, 제가 쓴 졸작에 대해 [출판하고 싶으면 내용을 바꾸든지 새로운 것을 써라]라고 하는 통에 [그러면 그냥 출판하지 않겠다]라고 한마디해주고 연락 끊었습니다.
두번째로 현재 계약을 한 출판사와는, 계약을 하는 당시 [한달에 적어도 한권은 써야함]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니 무슨 책을 도장으로 찍어내는것도 아니고 12만자가 한권이라면서 한달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에 4천자씩 꼬박꼬박 써야한다는 말인가]라는 생각에 그 계약 항목을 물고 늘어졌었죠. 뭐 결국은 별 수 없이 그 조건대로 계약했지만...
그리고 세번째로 책 제목에 대해 [책 제목은 될 수 있는한 개성적이고 튀어야함]이라면서 책 내용이나 분위기와는 전혀 맞지도 않는 [화려한 문구로 치장된] 제목을 붙이려 하길래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계약에는 분명 내가 제목 붙인대로 간다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발해서 겨우 원래 제목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현 시장 상황을 보면 출판사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용을 바꿔라], [한달에 한권씩 써라], [제목이 화려해야한다]라는 식으로 나온다면...솔직히 창작자 입장에서 별로 기분이 좋을리 없겠죠.
덕분에 저처럼 고집을 부리면 출판사와 이것저것 충돌할 수 밖에 없나봅니다.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어차피 졸작이라 많이 팔리지도 않을테고, 이걸로 먹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조기종결되면 그냥 원래 목적대로 가족에게나 글을 보여주고 가끔 생각나면 문피아에서 연재하며 취미로 즐겨야겠습니다.
프로는 일이지만 아마추어는 취미니까요. 그리고 취미는 취미로 남겨두는 쪽이 훨씬 즐거운 것 같습니다.
Comment '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