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 첫 화면에서 손가락이 미끄러져 저는 그렇게 운명처럼 그를 만났습니다.
그는 저보다 어리지만, 사실은 많고요.
그는 혼자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둘이었습니다.
그는 처음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두번째였어요.
너란 남자... 죄 많은 남자.
사상 최악의 드래곤 볼카르와 맞섰던 강체술의 달인 김병...이 아니라 루그. 찢어 발겨도 시원찮을 철천지 웬수 놈에게 드디어 닿은 순간 그의 패배는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다들 그렇게 가나봅니다.
복수 하겠다고 이를 갈던 이들은, 다들 그렇게 허무하게 가나 봅니다.
죄는 미워하되 드래곤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지 않던가요? 아, 않았군요.
죽음을 지척에서 느낀 순간, 루그는 22년전의 어느 날로 되돌아갑니다.
백작 가문의 사생아로 태어나 살기 위해 악귀가 되어야 했던 그 시절로, 22년 전에 왔던 루그가 죽지도 않고 또 왔습니다. 웬수와 하나가 되어. (각설이 풍)
그리고 이제는 그 웬수가 만들어낸 악몽을 막기 위해 일어섰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손가락 미끄러짐 클릭으로 시작되었지만, 그는 내가 선작만 하고 돌아서게 두지 않았습니다.
한편을 읽다보니 마약처럼 뒷편을 읽게되고 그것만 읽어야지 했는데 어느새 마지막 편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럼 이제 자야지 했는데, 손가락이 멋대로 추천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술술 읽히는 글이란 바로 이것이지요?
적절하게 안배된 스토리 라인,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독자의 호흡에 딱 맞춰 진행되는 글.
좋은 글은 요란스레 소문을 내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시나 봅니다. 추천글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에 놀랐는데, 그럼에도 안정적인 조회수가 뜻하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푹 빠질 글을 찾고 계셨다고요?
그럼 저와 함께 그를 만나러 갑시다-!
* 덧, '원수'를 몰라서 '웬수'라고 적은게 아니예요, 잇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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