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이랑 캐릭터, 사건, 갈등 따위는 계획하지 않는다!
오직 손 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그때그때 쓴다!
세세한 걸 왜 신경쓰나!
복선이나 미흡한 설정 같은 건 일단 사건 전개 시킨 다음에 나중에 퇴고하면서 앞에다가 은근슬쩍 끼워 넣으면 되는 거야!
생각하기 귀찮다!
글쓰기에 도움 되는 책? 아 몰라! 일단 부딪치고 나서 생각해!
하면서 플롯이나 시놉시스 같은 것도 없이 막 써내려 온지 어연 1년 6개월,
대충 5-6권에서 마무리 되리라 보았던 나의 처녀작은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하 플롯이 이런 거구낭!
정말 아무 생각없이 혼자 낄낄대면서 썼구나! 이러니까 글이 개판이징!‘
하고 깨닫기까지 써 내린 분량이 벌써 9권하고 반.
운도 좋게도, 초반에 아무 생각없이 휘갈기 듯 설정이나 대사 따위를 때려 박아놓은 것들이,
’오 이거 복선이나 암시로 쓰면 되겠다. 캬 운치 있는 거 봐.‘
’개꿀. 에피소드 하나 굳음. 베리 굿.’
’세상에나. 이때 쓴게 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대놓고 암시하고 있었어. 혹시 나 천재?‘
하며 톡톡 튀어나오는 영감이 되어
일부러 의도한 척 전부 처음처럼 계획한 척 독자들은 절대 모르겠지 오호홓호홓 하면서 그것들을 주섬주섬 모아 급급히 이야기를 빚어냈지만 그래봤자 한계에 봉착해
전개가 사방팔방 막히는 위기가 시시각각 도착.
멍청하면 팔다리가 고생이라더니
머리는 더 고생.
이제야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이 어떤건지 어렴풋 이해가 됩니다.
시행착오 겪으면서 하나씩 배워 갑니다.
조금이라도 공부하고 덤벼들 걸 그랬어요.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