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하네요.
문체가 도무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문체란 그 소설의 느낌? 이미지, 첫인상인가요?
그렇다면 잘 쓰여진 문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제껏 취미에 가벼운 마음으로 소설을 썼기 때문에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문득 아래글 보니까 문체가 뭘까 고심하게 되었습니다.
문체는 소설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볼만큼 중요한 것 같은데...
문체의 정의는 "필자의 사상이나 개성이 글의 어구 등에 표현된 전체적인 특색 또는 글의 체제" 이에요.
그런데 이걸보니 더 모르겠네요. OTL
그럼 같은 작가가 쓴 것이면 문체가 다 같을까요?
공포물을 쓸때, 개그물을 쓸때 그 작가의 문체가 같은것인지 아니면 달라야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예를 들자면
1.
귀를 찢어버릴것 같은 비명이 길게 울렸다.
그 애처로우면서도 슬픈 비명은 나약한 여인이 내지른 마지막 단말마였다. 남자는 둔기로 얻어맞은 목덜미가 고통스러웠지만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내달렸다. 그는 눈앞에 튀어오르듯 나타나는 적의 목줄기를 단호하게 그어내고, 사지를 잡아 뜯고, 배를 갈라내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길고 긴 복도를 건넜다. 원념으로 가득한 살육의 증거에 목울대에서 구역질이 올라왔지만 이대로 멈춰서는 안된다. 마지막 남은 생명을 구해내기위해서는 달려야만 했다.
그러나 끔찍한 비명이 있던 자리에 당도한 남자는 그대로 멈춰 선채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으득, 으드득. 상상하기 싫은 소리와 함께 시쳇더미 사이에서 하얀 여인의 발이 삐죽하니 튀어나와있었다. 뼈와 근육, 살이 뜯기고 씹히는 소리가 심장박동처럼 반복적으로 들린다. 이미 생기를 잃은 발은 시쳇더미와 같이 무의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남자를 제외한 마지막 생존자였던 여자는 이미 괴물의 맛있는 먹잇감이 된 후였다. 너무 늦어버렸다. 남자는 난생처음으로 자신의 나약함을 느끼며 길게 탄식했다. 죽어버린 여자의 이름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 제외하고 유일하게 이 지옥도에서 살아있던 사람이었다.
남자는 완전하게 혼자가 되었다.
2.
"저기요. 선생님"
"네. 말하세요. 학생."
"돌아가도 되겠습니까. 아니, 돌아갈래요."
"안돼. 이제 돌이킬 수 없어.
...흐흐흐, 넌 나와 같은 배를 탄거야.."
같은 배라니! 더 불쾌해!
여자를 꼬시기 위한 불순한 의도로 축제에 참가하는 녀석과 같은 부류로 통해야하다니!!
나는 통곡하면서 비뚤어지게 쓴 모자를 바로 잡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리 아카데미는 기사후보생과 문관후보생을 양성하는 곳인데 제법 명문이었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개교 기념일이었다. 개교 기념일에는 항상 개교 축제를 한다.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되는것은 아니라서 축제에 가지 않아도 좋지만 볼거리도 상당히 많아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축제에 가서 음식도 먹고 놀이도 하며 축제를 즐긴다. 아카데미 학생외의 사람들도 출입이 가능해서 주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학생들보다 더 많이 찾아온다. 여하튼 각설하고 나도 녀석의 힘에 못이겨 도살장에 들어가는 도야지처럼 질질 끌려왔다.
슬픈 현실이요!
그리고 내가 추리하는데 분명 녀석이 아카데미내에서 훤칠한 키와 잘생긴 얼굴을 가졌기에 그를 좋아하는 소녀들은 이미 그가 이 축제에 나왔다는 정보를 입수했을 터였다.
그렇기에나는 제발 그 소녀들 중 아무나 와서 이 바보녀석 좀 떼어줬으면 좋겠다고 오늘도 신의 발목을 잡고 부탁했다. 하지만 내 기도와는 상관없이 카브녀석은 재밌는 것을 발견했는지 손가락으로 우편을 가리켰다.
"저기 봐봐!! 다트 던지는거 있다! 우와~ 우리 한번 해보자 응?"
"댁이나 하슈. 난 고막이 찢어질거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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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글은 같은 사람이 쓴건데 문체가 달라보이나요?
제가 보기엔 그냥 분위기가 다르고 문체는 같아보이는데...
문체의 경계선은 도대체 뭘까요?
문피아 현자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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