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꼽창 : 후임을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선임을 가리키는, 군대에서 사용하는 은어 내지는 비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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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각, 또각.
경쾌한 구두 굽소리와 함께, 화려한 예복을 입은 여왕님이 가까이 다가온다. 그와 함께 은은한 꽃향기가 후각을 자극한다.
“새로운 수호기사가 된 것을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작게는 저를 위해, 크게는 왕국과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해 주기 바라요.”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심전력으로 폐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검을 받으세요.”
...수호기사의 검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여왕님이 그런 인물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언제나 자애로운 미소를 띠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여왕님.
그 어진 통치로 훗날 '현왕(賢王)'이라 불리어 칭송받은 위대한 여왕님께서 그런 본성을 숨기고 계실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여왕님과 단 둘이서 복도를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황송스러워서 미처 그 분의 숨겨진 본성을 깨닫지 못하였다.
“아름다운 여동생 분이시네요. 아니, 누나인가요?”
“제 아내입니다.”
“쳇, 유부남이었나.”
회의장에서, 여왕님을 가장 가까이서 호위한다는 무한한 영광과 자긍심에 미처 그 분의 조용한 속삭임에 숨겨진 본성을 깨닫지 못하였다.
“아 씨발 존나 짜증나.”
“!?!?!?”
그리고, 집무실에서 단 둘이 되는 순간, 여왕님은 나를 무참하게 개갈구기 시작했다.
“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통촉 같은 소리 하지 말고 여기 널브러진 예복이나 옷장에 걸어놔요.”
그 여신과도 같은 미소가 흉악한 야차처럼 일그러지는 것은 실로 일순간이었다.
“호오라, 누구는 이마에 비지땀을 흘리면서 뭐빠지게 작업을 하고 있는데 옆에 계신 누구께서는 아직 절반도 처리하지 못한 주제에 빈둥빈둥 거리면서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폐하... 그게 아니오라...”
“어디 한번 얼마나 잘 해놓으셨나 한번 보죠. USB넘겨요.”
내가 작성해놓은 자료를 점검하고서, 여왕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이런 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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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오늘부터 직장인!'과 47화 '여왕님은 개꼽창'을 요약한 내용.>
꼽창과 상꼽창을 넘어 개꼽창인 여왕님과 그녀에게 휘둘리는 불쌍한 수호기사의 이야기.
내.마.츤, 2부 절찬 연재중입니다!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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