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백병제

작성자
Lv.33 필영
작성
10.04.26 19:09
조회
1,937

원말명초(元末明初).

강호무림은 일대부흥기를 맞이했다.

신공절학 신병이기가 곳곳에 넘쳐났다.

심지어 거리를 헤매는 거지조차 신공절학을 접할 수 있었다. 신공절학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경지를 개척한 고수는 무문(武門)을 열어 일대종사를 자처했다.

그 와중에 소림과 무당을 위시한 아홉 문파가 강호무림을 떠받치는 확고한 기둥으로 자리매김했고, 개방이 진정한 일방(一幇)으로 거듭났다.

이런 현상들은 몽골을 물리치고자 뜻을 모은 기인이사들이 평생 깨달은 심득을 아낌없이 강호무림에 공개한 것이 원인이었으며, 구주팔황을 휩쓸며 온갖 기진이보와 신병이기를 약탈했던 원 제국의 패망에 기인했다.

허나 이렇듯 강호무림의 부흥기를 이끈 각종 신공절학과 신병이기는 피바람 또한 동반하였으니. 순수하게 무공의 고하를 논하던 고수들이 돌연 정(正), 사(邪), 마(魔)의 극단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평생 정파임을 자처하던 고수가 신공절학에 눈이 멀어 일말의 거리낌도 없이 마(魔)로 돌아섰다. 정, 사, 마,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침이 없던 고수가 신병이기를 손에 쥐는 순간 사파의 거두로 돌변했다.

일대분란이 일었다. 피바람이 몰아쳤다.

주인을 잃은 신공절학, 신병이기가 도처에 떠돌았다.

오직 힘만이 진리가 되었다.

약자는 강자의 먹잇감에 불과했고, 강자는 약자를 짓밟고도 모자라 자기들끼리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강호도의는 땅에 떨어졌고, 강호무림은 살육의 장으로 변모했던 반면, 명문정파들은 그간 다져온 기반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다.

바로 그때, 강호무림의 안녕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홀연히 떨치고 일어난 세력이 있었다.

이름하야 천무성(天武城)!

천무성주 백무진(白武振)이 소림과 무당을 방문하여 하늘(天)이 내린 무(武)가 무엇인지를 그들의 심장과 뇌리에 똑똑히 각인시켰다. 그 결과 강호정세를 외면하고만 있던 구파일방이 천무성의 행보에 적극 동참했다.

천무성은 굳이 정사마를 구분하지 않았다.

혼돈(混沌)이냐, 안돈(安頓)이냐.

천무성이 내민 선택지에는 단지 그 두 가지 물음만이 존재했을 따름이다.

혼돈을 선택한 자는 어김없이 목이 달아났다.

안돈을 선택한 자는 목숨을 부지할 수는 있었으나, 대신 그가 지녔던 신공절학과 신병이기는 모조리 천무성에 의해 거두어졌다.

그렇게… 강호무림에 불어 닥친 혈풍이 잠잠해졌다.

천무성의 거대한 그림자가 강호를 뒤덮었다.

강호무림은 안정을 되찾은 대신 활기를 잃었다. 자유롭게 굽이쳐 흐르던 강물이 졸지에 천무성이란 이름의 탄탄한 제방에 가로막혀, 고인 물이 되고만 것이다.

이에 이대(二代) 천무성주 백운학이 존재는 하되 군림하지 않는 천무성을 표명하기에 이르렀고, 강호무림은 일시적이나마 활기를 되찾는가 싶었다.

그러나 고인 물에 바람이 분다 하여도 제방을 허물지 않는 한, 고인 물은 그저 고인 물에 지나지 않는 법.

강호무림이 썩어 들어갔다.

거친 칼바람보다 천무성의 위세를 등에 업은 소인배의 입김이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고작해야 소소한 이권을 두고 온갖 공갈과 협박이 난무했다. 급기야 천무성과 줄이 닿지 않는 중소문파는 문파행세 하기도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부패의 세월은 흐르고 흘러…….

역대 천무성주 중에서도 가장 독선적이고 오만하다는 평을 듣는 백군평(白群平)이 드디어 오대(五代) 천무성주의 직위에 올랐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그의 한마디에 강호무림은 바야흐로 일대변혁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살아서 펄떡거리는 세상이 보고 싶군.”

백군평의 추상같은 명령이 떨어졌다. 천무성의 병기보가 활짝 열렸다. 그곳에 잠자고 있던 아흔아홉 개의 신병이기가 한날한시 한꺼번에 강호무림에 재등장했다.

강호의 군웅들은 애써 거두어들였던 신병이기들을 왜 다시 풀어버린 것인지 저의를 몰라 당혹해했고, 천무성주 백군평은 썩어빠진 강호무림을 향해 실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자후를 토해냈다.

“아흔아홉 개의 신병이기를 취하라!”

“신병이기를 손에 넣은 자, 보다 더 높은 서열의 신병이기를 쟁취하고 또 쟁취하라!”

“아흔아홉 개의 신병이기를 모두 꺾어 정점에 오르라!”

“그리하여 모두를 제패한 진정한 강자(强者)가 등장하는 그때, 나 오대 천무성주 백군평은 그에게 천무성의 모든 것을 수여하리니……. 싸우라! 쟁취하라! 그리고 오랜 잠에서 깨어나라 강호무림이여!”

우오오오오-!

실로 수십 년 만에 강호무림은 열화와도 같은 함성으로 들끓었다.

허나 단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십여 년 후, 그 아흔아홉 개의 신병이기를 제압할 단 하나의 검(劒)이 강호무림에 출현하고야 마는데…….

도합 백 개의 신병이기(神兵利器).

그리고 이를 둘러싼 강자들의 무한쟁투(無限爭鬪).

백병제(百兵帝)는 이 시대를 풍미했던, 그리하여 마침내 그 정점에 우뚝 선, 한 사내의 이야기다.

첫 홍보입니다.

바로가기 포탈 좀 달아주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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