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르릉 차르릉. 기괴한 소리가 났다. 눅눅한 곰팡내가 나는 나무 의자 위에 걸터앉은 소녀가 발을 움직일 때마다 나는 소리였다. 소녀의 가느다란 발목을 옭아맨 족쇄는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서늘한 마찰음을 냈다. 낡고 녹슨 족쇄엔 어른 머리만한 쇳덩이가 매달려 있어 서늘한 소리에 기괴함을 더했다. 소녀의 작은 발은 이미 상처투성이였다. 발갛게 부어오른 살갗은 이미 다 헤어졌고, 누런 진물이 상처에서 흘러나왔다. 그러나 소녀는 고통조차 잊은 얼굴로 멍하니 한곳만을 노려보았다. 얼음처럼 창백한 소녀의 얼굴엔 그 어떤 표정도 깃들지 않았다. 희노애락이 소녀의 앞에선, 이미 무의미했다.
한줄요약: 생기를 잃은 기이한 소녀와, 그녀를 둘러싼 기막힌 전쟁.
덧붙임: 마냥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며, 온전히 여주만을 위한 소설은 아닙니다. 거기다가 아닌 척 하지만 아마도 동양풍 판타지에요.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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