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란 것은 변화였다.
그것도 모든 것을 뒤바꿔버릴 만한 변화였다.
다시 태어날 수 있을 정도로.
사방에서 함성이 들려왔다.
이곳 베르나르의 섬.
저주받은 곳.
하지만 함성은 이 저주받은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모두들 들뜬 목소리였다.
그렇게나 즐거운 것인가?
호세의 눈에는 두 무리가 보였다.
쫓는 자. 쫓기는 자.
쫓는 자의 얼굴에는 웃음이 만연하다.
하지만 꽃밭의 처녀와 같은 푸근하고 화사한 웃음은 아니다. 그것은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한 웃음. 그래, 꼭 어린아이가 손 안에서 꿈틀거리는 벌레를 보는듯한 웃음이다. 그리고 광기. 타인의 아픔이라고는 일말도 전해지지 않는 광기.
쫓기는 자의 얼굴은 하나같이 어둡고 칙칙하다.
생존. 그들에게는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얼굴에는 비장한 각오마저 서려있다. 다들 이곳에 오기까지 쉽지 않은 길을 거쳐 왔으리라. 떨어지고 떨어지다 못해 도착한 나락이 바로 이곳. 이제는 더 이상 떨어질 곳조차 없다.
호세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서렸다.
굳이 주변을 보지 않아도 얼굴만으로 그가 쫓기는 무리에 속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피이이잉!
붉은 노을을 가르듯 기다란 소리가 섬광처럼 하늘로 치솟았다. 그와 함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이스를 시작한다!”
“와아아아-!”
연이은 함성소리.
생존 레이스.
만 골드가 걸린 생존 게임.
호세가 칸트(虛空)와 만난 것은 바로 이 저주받은 섬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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