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체를 씀에, 자신이 없는 저 입니다.
글의 본문은 프롤로그와는 많이 다른 분위기로 흘러갑니다만, 일단 기본적인 글의 흐름에서의 단점을 찾고 싶어, 과감히 한줄 글을 올려봅니다.
단순한 소감이라도 좋으니 평을 부탁드립니다. ㅇㅅㅇ
아래 영상은 포탈 앤딩곡으로, 음악 들으며 읽으시라고 링크해 둡니다 ㅇㅅㅇ
(게임 해보실 분은 영상 보지 마세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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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소녀 [가제]
-프롤로그-
길고 검은 장발, 검은 외투, 검은 부츠에 검은 검집을 차, 전신을 검게 물들인 사내가 걸어오고 있었다. 외투 속에서 드문드문 비추는 갑옷과, 밸트의 버클에서만이 은의 빛깔이 비출 뿐이다.
오른손에 든 것은 역시 상징적인 검은 빛을 띤 검. 검신에 새겨진 하얀 금속의 글자는 피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그가 걷는 곳은 다벨 왕궁. 꾀꼬리들이 고운 목소리로 노래하며 푸른 하늘을 밝히고, 여섯 가닥의 길로 뻗어있는 왕실의 정원에선 색색의 튤립 만큼이나 싱그러운 향내가 풍기는 장소다. 화창한 왕궁의 성벽 안, 중앙을 가로지는 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그가 느긋하게 한발자국을 내딛을 때마다 그의 발자국에서 퍼져나가는 먹물이 있었다. 늪지대의 진흙과도 같았고, 한편으론 응고되어가는 검붉은 피처럼 보이기도 한 그것은 살아있는 것처럼 주위를 먹어치워 갔다. 손발이 있어 고체처럼 보이는 한편, 허물어졌다가 다시 뭉쳐 기어오르는 것을 보면 액체로도 보이는 기묘한 물체였다.
죽죽 뻗어나가며 정원의 모든 동, 식물들을 자신들의 검은 빛으로 물들여간다. 지옥의 사자, 살아있는 망자, 어떻게 불려도 좋겠지만 다만 확실한 것은 이 검고 끈적한 것은 결코 이 시대의 인간들의 지식으로 알 수 없는 물체라는 것이다. 그것은 저 멀리서 얼굴을 새파랗게 물들이고 도망치는 수십 명의 하녀들과, 부상당한 동료를 부축하며, 검게 물들어 썩어 들어가는 그들의 다리를 어찌해야할지 모르고 당황하는 수백의 병사들이 증명해주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그가 누구인지, 어째서 지금 다벨왕국의 안을 걷고 있는 지, 혹은 어디로 향하는지 조차 몰랐다. 일의 앞뒤 사정을 아는 귀족들은 이미 쏜살같이 몸을 피해 흔적조차 보이지 않고 사라진지 오래였다.
물론 귀족들은 말하진 않았지만 다들 내심 예상하고는 있었다. 조금 미리 움직였다고 해서 그에게서 도망칠 수는 없을 것이다.
하늘에서 빛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이내 속력을 내어 지상으로 날아온 그것은 온몸이 불타오르는 새였다. 길게 궤적을 남기며 불씨를 흩날리며 날아오는 새. 앵무새 정도의 크기지만 눈알까지도 불타오르고 있는 탓에 그 새의 형태는 도저히 알아볼 수 없었다. 남자의 어깨에 앉은 새는 즐겁다는 듯이 깔깔 웃었다.
“웃어 라자니크. 웃어 라자니크. 즐거운 날이잖아, 너의 넋도 오늘은 웃을 수 있을 거야.”
“그렇군.”
하지만 그는 웃지 않았다. 그의 표정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광활한 왕실에 도착했다.
입구부터 수십 미터는 이어진 붉은 카펫을 밟으며, 남자는 왕자에 다가갔다. 질겁을 한 가지각색의 사람들은 다들 그의 표정을 본다. 복수의 짜릿함이라거나, 슬픔에 찌든 얼굴이라거나, 혹은 죄책감에 물든 고통의 표정이라도 깃들어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는 아무 표정이 없었다.
무표정한 그 얼굴 그대로, 그는 왕에게 말했다.
“당신에게 지옥을 보여주지.”
남자는 한걸음에 왕좌까지 뛰어올라갔다. 옆에선 총성과 고함이 울리고 그를 향한 총알들은 수백에 달했지만, 그를 지키는 검은 물체의 반응 속도는 총알따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발치에서 뛰쳐 오른 진흙은 손바닥 크기의 납작한 원형이 되어 모든 각도로부터의 공격에서 주인을 지킨다. 그것도 수백발이 되자, 진흙은 주인을 완전히 커다란 원으로 가린 형태가 되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투명한 원에 둘려쌓여, 그 위로 진흙이 재차 덥혔다가 흘러내리는 듯한 모습이다. 튕겨나가고 쪼개어져나간 총알이 실내를 비산한다.
도착한 왕좌, 그는 검을 들어올렸다.
“커헉!”
관통한 것은 왕의 어깨, 심장에선 많이 떨어진 위치다. 남자는 말했다.
“네놈에게는 죽음조차도 아깝다.”
불타는 새는 깔깔 웃으며 말했다.
“하하. 하하. 그런 사소한 고통으로는 날 위로조차 할 수 없을 거야.
비참하게 스러져갔던 모든 이들의 죄 값을 치루라 하진 않겠어.
다만 꿈속에서 조차 네게 평안은 없을 거야.
네게 울며 호소했던 모든 이들의 눈물만큼 슬퍼하고, 목숨을 불사하고 네게 대항했던 이들
의 분노만큼 자신을 증오스러워하며, 네가 조각조각 찢겨놓았던 이들의 행복만큼 고통스러
워하면 되.
하하. 하하. 그래. 네가 한 짓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벌이란 걸 알아.
만약 네가 모든 지옥을 감상한 뒤에도 제정신이라면 자상한 나에게 감사하겠지.
그때는 널 편안하게 죽게 해줄게.“
유쾌한 노래같은 새의 음성에 발맞추어 왕의 어깨에 난 상처에서 예쁜 진흙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이내 녹색 줄기를 이루고 가지가 만들어진다. 봉우리에선 화사한 검은 꽃이 피었다. 블랙로즈, 그 꽃말만큼이나 매혹적인 향을 풍긴다. 장미 덩굴은 왕의 몸 전체를 휘감았고, 순식간에 피어오른 꽃들에 파묻혀 왕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남자는 왕좌의 옆자리에 앉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눈먼 공주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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