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아침의 나라’ 라는 이름을 가진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에는 오랜 옛날부터 전설로 내려져 오는 유명한 만드라고라가 존재했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일반적인 만드라고라처럼 악질적인 비명으로 뽑은 사람을 죽음에 달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뽑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신성한 영물이라 하였다.
일개 몬스터로 불리는 식물이 소원을 들어주다니, 이 독특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한 생명체를 이 나라 사람들은 ‘산삼’이라 칭했다.
하지만, 이 기적과도 같은 행사력을 가진 산삼을 캐기 위해 숲을 뒤지는 사람들은 언제나 죽음의 위협을 감수해야만 했다. 일반적으로 뽑힌 순간 -1000미터 밖에서도 들린다고 일컬어지는- 찢어지는 비명을 내지르는 보통 만드라고라와, 이 산삼은 풀 모양에서 그리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삼을 캐러 다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존재했다. 그들은 ‘신마니’라고 불리었는데, 이들은 산삼과 일반 만드라고라의 구분법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약초학자들 중, 큰 꿈이나 야망을 가진 사람만이 도전하는 선택받은 직업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저 전설일 뿐인지, 만드라고라의 비명에 죽어나가는 신마니의 시체들이 산을 뒹굴어도, 산삼을 캐었다는 사람은 아무도 보이질 않았다.
십년이고 백년이고 아무도 산삼을 캔 사람은 나오지 않았지만, 꿈을 쫒는 인간들은 언제나 자신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갈망하며, 가족들의 피맺힌 만류에도 불구하고 영원이라도 이어질듯 산삼을 찾으러 다녔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드디어 산삼을 첫 번째로 캔 사람이 등장하였던 것이다.
그 사람은 ‘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언제나 기뻐하며 삶을 살고 있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자신의 삶은 언제나 기쁨에 충만해 있다고 믿고 있는 꽤나 매력적인 성격의 청년 이였다. 그리고 그는 기쁨의 삶에 언제나 감사함을 가지고 있다고, 이 산삼은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자신에게 내려진 신의 선물이라며 주의 사람들에게 크게 ‘심봤다’ 라고 외치는 것이었다.
조용히 그를 바라보던 산삼이 물었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오. 경의로운 영물 산삼이여. 난 나의 반려자를 원한다. 세상 그 어떤 사람보다 아름다우며, 그 무엇보다 사랑스럽고, 어머니처럼 다정하며, 때론 고목나무처럼 올곧게 나만을 바라볼 사람을 배우자로 맞고 싶어. 그것이 나의 소원이야“
하지만, 산삼은 고개를 내저었다.
“시간이 오래 흘러, 사실이 변질된 모양이군요. 인간이여. 저는 신이 아닙니다. 저의 미력한 재주는 당신자신의 소원밖에 들어줄 수 없습니다. 그대가 저를 땅에서 뽑아내어, 인격과 자아를 가지게 해준 것에 대한 거래로써 저는 당신을 변화시킬 수 있지만, 세계를 변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당신 자신에게 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어떨까요? 저는 당신을 모든 종족의 여성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당신을 좋아하는 여성들 중, 이상형을 선택할 수 있겠지요.“
희는 산삼의 대답을 듣고는 잠시 당황했다. 이 만드라고라가 들어주는 소원은 전설과는 그 내용이 사뭇
다른 것이었다. 자신에게만 한정되는 소원이라니. 고민하던 희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아니야. 난 차라리 나에게 ‘언제라도 돈이 생기는 능력’ 을 부여해 주었으면 좋겠어. 그렇다면, 나의 이상형과 안락한 생활을 모두 누릴 수 있을 테지.”
“알겠습니다. 그 소원을 들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이여. 그대는 그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 나와 만난 이 순간의 기억들은 겨울의 죽음위로 눈이 쌓이듯 하얗게 잊게 될 것입니다. 그것에 대해 문제는 없으시겠지요?”
“음. 친구들에게 두고두고 할 자랑거리가 사라지는 것이 서운하다만, 그리 큰문제가 될 것은 없겠지. 알겠다.”
“알겠습니다.”
산삼은 희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그 후 희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가장 큰 갑부가 되어 그 이름을 떨쳤다.
산삼은 생각했다. 인간은 재력으로 모든 것을 가진 것인가. 다시 땅으로 돌아가 수십 년을 잠들게 되기 전까지, 그는 계속 생각했다. 그리고 산삼은 다시 잠들었다.
시간은 세월을 타고 흘러간다. 그렇게 빠르지도, 그렇게 느리지도 않았던 시간은 강물처럼 유유히 흐른다.
이윽고 산삼을 두 번째로 발견한 사람이 나와서, 다시 세상을 시끌벅적하게 만들었다.
그는 ‘노’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그는 언제나 화를 내고 있었다. 주의 사람들은 매번 그에게 이유를 물었었고, 노에게서 나오는 대답도 항상 같은 것이었다. 이 불평등한 세상의 규칙에 분노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조용한 지하실 안이었다. 노는 아무도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산삼의 귀에 대고 은밀하게 대답했다.
"난 복수를 원한다. 나와 내가 가족을 핍박하고, 결국 나를 절망으로 몰아넣은 귀족들에게 진정한 죽음을 선사할 것이다. 그 들에게 터져 나오는 절규의 외침도, 고통에 찌든 공포의 표정도 모두 나의 것이다. 끝없이 삶을 갈망하는 바램을, 나는 짓밟을 것이다!“
이 무시무시한 사람을 보며, 산삼은 조금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그에겐 역시 그 소원을 들어줄 힘은 없었다.
“인간이여. 저는 신이 아닙니다. 저는 당신을 변화시킬 수 있지만, 세계를 변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당신 자신에게 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어떨까요?
그들 이상의 권력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을 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아마 복수 역시 수월할 것이며, 상처받았던 그대의 가족들도 안식을 얻겠지요.“
예상과는 전혀 달랐던 노는 크게 당황했지만, 이내 진정하고는 산삼의 말을 깊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좋아, 그렇게 하지”
산삼은 그의 소원을 들어주었고, 산삼은 머지않아 인간 사회의 지도계층이 한차례 바뀌어버리는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게 되었다.
산삼은 또다시 생각했다. 재력, 다음은 권력. 인간이 가장 원하는 것은 그들 사회에서의 ‘힘’인가. 그들의 모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인가. 다시 땅으로 돌아가 수십 년을 잠들게 되기 전까지, 그는 계속 생각했다. 그리고 산삼은 다시 잠들었다.
세 번째로 그가 캐내어 진 것은, 노에게서 캐내진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대략 2년 정도의 짧은 수면밖에 취하지 못한 산삼은 다소 몽롱한 의식 속에서 자신을 뽑은 사람을 맞이해야했다.
세 번째로 뽑은 사람은 ‘애’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언제나 슬퍼하고 있었는데,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깊이 절망하여, 하루하루를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 한 사람의 죽음이 그녀의 삶 자체를 바꾸어 놓았고, 그 순간부터 그녀에겐 오직 슬픔과 눈물만이 가득했다고 한다. 희망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고뇌에 빠져있는 것이었다.
산삼은 그녀에게 물었다.
“당신의소원은 무엇입니까?”
애가 소원을 빌었다. 그때, 그가 소원을 빈 순간 갑자기 이변이 일어났다. 우연히 그 자리에 사람들과 함께 서있던 ‘희’와 ‘노’가 그의 소원을 듣고는 땅을 치며 후회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들은 애가 소원을 말하자 자신들이 산삼을 발견했었던 과거를 기억하게 되었던 것이다.
진짜 자신들이 바라고 있던 소원은 사실 ‘애’의 소원과 같다며, 그들은 산삼에게 한 번 더 소원을 들어달다며 애타게 간청하기 시작했다. 울고불고 달라붙는 그들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바람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그 소원은 희, 노 와는 다르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 자신에 대한 소원이었다. 하지만, 산삼은 그런 소원을 한 애에게 다시 한 번 되물었다.
“그것으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인간이여. 그대는 과거에도 제게 같은 소원을 말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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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의 소원은 무엇이었는 지, 소설 본문에서 확인하세요.
오세요 오세요 랄랄라!
아이딜크리스탈 <== 링크
정규연재란 신청했으니 곧 될겁니다. 이제 간판, 공지를 달수 있겠군요!! 곧 이벤트도 할꺼에요! 많이들 와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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