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까지 어떤 작가님의 어떤 글을 읽고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그 분을 비난하는 글이 될까봐 누구신지 거론은 하지 않겠습니다.
비단 특정 작품만을 대상으로 말하려고 하는 게 아니니 이해 부탁 드립니다.)
글을 읽다가 저는 제 자신의 잔인함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글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냉정하고 지극히 이기적인 성격의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도 서슴치 않고 행하죠. 주인공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도 잔인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어쨌든 이야기가 한참 흥미진진하게 흘러갈 때 주인공 근처에 있던 마음 약한 사람이 중요한 정보를 빼 간 사람을 살려주고 맙니다.
그 상황에 빠져있던 저는 저도 모르게 속으로 '그럴 때는 전부 죽여버려야지! 멍청하긴'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록 소설에 불과하지만 누군가를 죽이고 상처입히는 일에 대해 너무나도 쉽게 생각하는 제 자신의 모습을 인식했습니다.
바보 같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람을 죽이는 행위에 대해 장난스럽게 생각한다거나 영웅시하는 장면을 한참 보고 난 후에는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그러다가 어느샌가 제 자신이 너무도 쉽게 '전부 다 죽여'라고 내뱉을 만큼 변했다는 게 놀랍기도 합니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성인이라고 생각한 제가 이렇게 될 정도인데 혹시나 아직 어리시고 혈기왕성하신 독자분들이 그런 글을 보고 살인을 가볍게 여기시는 불상사가 일어날까봐 걱정이 됩니다.
그렇다고 아예 글 속에서 누군가가 죽는 상황을 없애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필수불가결의 상황임을 혹은 치열한 생존이 달린 문제임을 조금 더 생각해주시기 바랄 뿐입니다.
그냥 나이가 들어 마음이 여려진 사람의 넋두리로 생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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