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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고개를 들었다. 눈 앞에는 왕, 혹은 알베-루 라나라 불리는 남자가 서 있었다.
신은 이번에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위에는 지상 종족들만이 그득하게 서 있었다. 그들은 증오에 찬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신이 거느리고 있던 군단은 이미 오래 전 전멸했다.
신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전쟁과는 관계없이 하늘은 쾌청하게 높았다. 신은 하늘 한 구석이 검은 권능으로 뒤덮이는 것을 보았다. 신은 다시 시선을 돌렸다.
"끝났다, 펠레닌."
왕이 한 걸음 다가오며 말했다. 그 손에서 뻗어나온 새하얀 권능이 파도처럼 일렁였다. 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왕의 말대로였다. 끝났다. 현상은 명확하다. 자신의 군단은 졌다.
"그렇군."
왕이 두 걸음 더 다가왔다. 그의 손에서 발현된 권능의 끝부분이 신의 어깨에 닿았다. 권능에 닿은 신체神體가 소리도 없이 사라지듯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신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왕은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 그리고 오른손을 뒤로 당겼다. 일정한 형태 없이 일렁이던 권능이 모여 칼과도 같은 형상을 이루었다. 왕은 그것을 신의 가슴께에 갖다대었다.
"포기하라."
"포기하도록 하지."
신은 순순히 대답했다. 왕의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신은 숨을 들이쉬었다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왕이여. 그대는 알고 있나?"
"……무엇을 말인가."
"신은 죽지 않는다."
신은 빙긋 웃었다. 부드러운, 그러나 부패되기 시작한 시체와도 같은 기분 나쁜 미소였다.
왕은 오른손을 조금 뒤로 당겼다가 앞으로 내밀었다. 권능이 신의 가슴에 꽂혔다. 신의 몸이 다음 순간 축 늘어졌다. 흩어져 재가 되기 시작하는 몸에서 흘러나오는 영기를 왕은 호흡하듯 빨아들였다.
「나는 죽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왕은 그런 목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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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페더입니다. 왕의 영광입니다. 정규연재란에 있습니다.
주2. 드디어 3권을 끝냈습니다. 10월 25일부터 집필을 시작했고 11월 5일부터 연재를 시작했으니 대략 세달쯤 걸렸습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주3. 감개무량과는 관계없이 선작이 마구 떨어져서 슬픕니다. 제기랄.
주4. 다 써놓고 난 뒤 파일06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는 페더입니다. 제기랄. 한 번 다시 읽어보니 내용 자체가 처음에 잡은 컨셉과 달라져 버렸어요. 쓰면서 계속 무언가가 걸리는 기분이었는데 이것 때문이었나.
주5. 벌써 7번째 홍보네요. 홍보 숫자가 좀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지나치면 안 되는데.
주6. 그다지 할 말 없습니다. 일단 한 번 와서 글을 봐 주세요. 작가에 대한 판단은 작가의 글로 하는 거니까요.
주7. 홍보글, 여기서 끝:D
주8. 왕의 영광은 하이브리드 퓨전을 지향하는 초절정 스타일리시 건 액션 열혈 활극 판타지 소설입니다. 이 말 빼먹을 번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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