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엘
저주받은 노예 소년에게는 아름다운 누나가 있었다.
소년은 누나를 사랑했고, 누나 역시 소년을 감싸주었다.
"밝힐 신분도 없는 자들에게 열어줄 문은 없다."
절망 속에서도 그들은 서로를 놓지 않았고,
"보잘 것 없는 마을이지만, 아이 둘도 먹여살리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까 안심하고 빨리 자리 털고 일어나도록 해라."
희망을 잡은 뒤에도 서로를 보듬어 안았다.
영원히, 그렇게 소박하지만 웃음이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마음만은 언제나 누나보다 작을 테니까.
그러니까 언제까지나 어린 내 곁에 있어줘.
그러나 소년의 바람은, 오랫동안 이루어질 수 없는 것.
소년은 저주를 받았으니까.
저주의 고리는 소년을 가만 놔두지 않으니까.
"저주받은 자여, 저주의 고리는 굴러간다."
저주가 저주받은 자에게 가져가는 것은, 가장 소중한─
──아아.
지켜주고 싶었다.
내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지키고 싶었다.
"저를 강하게 만들어주세요!"
"왜 강해지려 하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습니다……."
더 이상은 힘이 없어서 슬프고 싶지 않다.
더 이상은 이 같은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
"가자, 내가 너를 사신(死神)으로 만들어주겠다."
……
-작가연재란, 조재호 님의 흑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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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 샤란, 사람 등으로 알고 계시는 Part2엘의 저자 분께서
새 글을 쓰고 계십니다.
Part2엘보다 훨씬 깔끔해진 필력을 가지고!
그분의 아름다운 이야기에 살짜쿵 빠져보시지 않으렵니까?
'흑십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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