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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 국왕이 권력을 잃으면?

작성자
Lv.11 강찬强璨
작성
08.01.07 20:10
조회
921

근대 이후 민주주의가 대두되면서 각국마다 구체제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귀족들은 물론이고 권력의 중점에 선 왕가의 운명도 이 때문에 폭풍을 맞게 되는데요...

이렇게 폭풍을 맞고도 '국가의 상징'으로 간신히 살아남은 왕가들이 있는가하면, 처참하게 종말을 맞이하는 왕가들도 적지 않지요.

'처참한 종말파'의 선두 주자는 프랑스 부르봉 왕가 입니다.

베르사이유의 장미 보신 분 아시지만(뭐 만화는 마리 앙뜨와네트를 너무 미화시킨...), 국왕이 모가지 댕강 잘렸습니다.

이후 나폴레옹의 보나파르트 가에서 왕권을 잡기도 했지만, 이후 프랑스는 공화정 체제로 자리잡지요.(...라 하지만 부르봉 가문과 보나파르트 가문은 아직도 서로 진정한 '프랑스 왕가'의 후계자라고 머리 끄댕이 잡고 싸운뎁니다.)

'간신히 살아남아파'의 선두주자는 영국 윈저 왕가입니다.

뭐 윈저 왕가 이전에... 훨씬 이전에... 살라딘과 치고받고 우정어린 편지까지 주고 받은 사자왕 리처드의 동생 존왕의 실정이 영국 왕권의 쇠락을 가져오고 말았죠.

당시 영국 귀족들이 존왕을 다구리까면서 사인하라고 내민게 '마그나카르타(대헌장)'...

이로서 영국의 국왕은 무소불위의 권력에서 물러나게 됩니다...라고 하지만 엘리자베스1세 여왕 처럼 삽질 안하고 권력 잘 휘두른 왕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 대헌장이 개기가 되어, 영국은 왕이 조금만 엄한 짓을 해도 바로 방법에 들어가게 됩니다.

근데... 이건 희안하게도 권력의 핵심에서 물러나니 오히려 장수하게 되었지요.

일본도 막부 쇼군들이 정권 잡으면서 천왕은 마르고 닮도록 권좌에서 할일없이 놀고 있었는데... 섬나라는 원래 좀 이런 가 봅니다.(대륙권은 그냥... 권력 잡으면 내가 왕한다!...며 확 엎어버리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사라진 것이니 프랑스와 같은 케이스라고 하겠습니다.

나라도 망했으니 그 처참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는데, 광복 후에도 대접이 쀍스러워 많은 안타까움이 있다고나 할까요?

당시 이승만은 '같은 전주 이씨의 경선공파' 임에 불구하고 나라를 망하게 했다는 이유로 왕족들의 입국을 금지시킵니다. 영친왕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조국에 충성할 것'이라는 서약도 했지만 반응은 냉담했었죠.

웃긴게 말입니다... 이승만의 경선공파의 웃대 선조가 누군가 하면 '양녕대군'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조선왕가는 '충녕대군' 후손들이었구요. 웬지 음모론 적이라지만... 뭔가 관련이 있어보이지 않습니까? 참고로 이승만은 '효령대군'파인 부통령 이기붕과는 친하게 지냈고, 그의 아들을 양자로 삼기도 했습니다.(이를 더러 한국식 프리메이슨이라 칭한 분도 있습니다..--;)

아무튼...

폭풍에 휩쓸린 왕가의 운명들은 다들 저러한 것이라지만...

큰 폭풍에 휘말리고도 참으로 특이한 케이스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불가리아의 마지막 국왕인 시메온 2세인데요...

이 양반은 1937년 생으로, 1943년 아버지 보리스3세의 갑작스런 죽음(나치의 독살설이 있으나 실은 심장마비)로 왕좌에 오르게 됩니다.

철없는 어린국왕 대신에 그의 삼촌이 섭정으로 나라를 다스렸는데, 나치독일과 스탈린의 소비에트 사이에서 줄타리 잘못 서다가 된통 험한 꼴 당하게 되지요.(첨에는 독일 편들다가, 나중에 재빨리 중립 선언했으나...)

아무튼 이 어린 국왕은 1947년 퇴위되어 스페인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나 스페인에서 이집트로 망명한 국왕은 거기서 머리 굵게 자라며 부르봉 파티마의 공주와 결혼하며 살아가게 되었죠.

근데 그 사이에 조국 불가리아에서 당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얼마나 시뻘갱이 애들이 뭐 같이 나라꼴을 만들어 놨는지 몰라도, 공산화가 끝나고 1990년에 그가 귀국했을 때 전 국왕에 대한 인기가 장난이 아니었답니다.

그래서 몇년 있다가 불가리아 총선에 나와봤는데... 당당하게 총리로 당선!!!(지금은 물러났습니다.)

대통령이나 총리 해먹으면서 정권 잡고 왕이나 황제가 되는 사례는 많지만 이전 왕조의 국왕이 민주국가의 총리가 되는 유일무이했지요.

물론 복권까지는 못 했지만, 이 정도로도 참 멋진 반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Lv.1 RAZ
    작성일
    08.01.07 20:34
    No. 1

    재밌게 읽었습니다 ㅋㅋ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숨은자
    작성일
    08.01.07 20:35
    No. 2

    정말 파란만장에 끝이 멋지군요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2 asdfg111
    작성일
    08.01.07 20:36
    No. 3

    글을 읽다가 문득 친숙한 단어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만성졸림증
    작성일
    08.01.07 20:47
    No. 4

    일왕은 천왕이라고 해서 신급?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의 대리자정도? 20세기 일본 최대 쇼크는 일왕이 tv중계로 맥아더장군과 악수했던 장면일정도죠 =_=
    신의 대리자가 인간과 악수하다니 그 당시에는 굉장한 충격이였다고 들었습니다.
    아직도 일본 노인들중에서 일왕이 TV에 나오면 공손히 정자세로 TV를 보는 노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탈퇴계정]
    작성일
    08.01.07 21:41
    No. 5

    음.. 망명가는 불가리아의 왕...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느낌이 나네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은림칠성
    작성일
    08.01.07 22:40
    No. 6

    웅냠냠..;;; 왕가... 쩝... 개인적으론 그닥 좋아하진 않는 체제였죠..... 자기가 나라의 주인이라고 생각했던 쉑뀌들이 판치던 체제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왕손들이 푸대접 받는 것에 대해선 안타까운 마음이 조금 있긴 하지만 500년 동안 해 먹었으면 됬지 뭘 바래 라는 생각도 듭니다... 영국왕가도 죽은 왕세자비 누구죠?? 어쩃건 그 분 건도 있고 괜히 핏줄 좀 다르다고 뻐기는 거 보면.... 괜히 왕가의 이름에 흠집 만든다고 왕세자비나 조용히 암살하고(정황상 분명해 보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거뭐.... 천왕께선(일본왕) 친히 신의 대리자로 손을 휘둘러 아시아를 피바다로 만드시고 이런 망할.... 죽기 전에 피똥싸며 괴롭게 죽었단 얘기 들을 땐 통쾌했는데 어쩃건 민주국가에 사는 시민이라서 그런진 몰라도 왕정, 귀족정 다 싫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직도 족보 들이대면서 우린 옛날에 양반이었어 하는거 보면 속으로 나참.... 엤날 그랬던거 들이밀어서 우짜잔 건데... 신분제로 가자고? 하는 생각에 계속 듭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수면비행
    작성일
    08.01.08 00:09
    No. 7

    왕, 그러면 생각나는 거라곤 영국의 여왕이나 일본의 거시기밖에 없지만. 그래도 가끔 해외토픽에 국왕이나 공주들 많이 나오죠. 게다가 쿠데타 일으킨 나라 중에서도 국왕을 어찌 해 버렸다거나 아니면 국왕의 재가를 받았다거나...... 등등의 기사들이 나오지 않습니까?. 한국에서 살아서 그런지 왕정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하죠. 하급의 정치제도에 전근대적인 신분사회....... 하지만 세계엔 왕정국가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왕정은 사라져버린 과거가 아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죠.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마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달구씨
    작성일
    08.01.08 00:52
    No. 8

    왕이 권력을 잡고 그 권력을 세습으로 물려준다면 문제가 커지죠. 사우디는 왕족들의 사치와 방탕한 생활로 나라가 흔들렸던 적도 있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권력의 대물림은 사회를 좀먹습니다. 왕은 그냥 상징적인 의미로 존재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다크아머
    작성일
    08.01.08 02:35
    No. 9

    러시아의 마지막 황가도 마지막이 참.........=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작성일
    08.01.08 04:15
    No. 10

    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겠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영감2
    작성일
    08.01.08 04:27
    No. 11

    한국에 살아서도..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라서도..
    아닌..
    한국의 역사를 알기 때문에..
    조선왕조가 망한건 아주 잘된 일입니다.ㅡㅡㅋ

    스스로 조선 초기의 국력을 다 갈아 먹고
    몇 번이나 나라를 망하게 할뻔하다가..
    결국은 나라를 말아먹은 왕조가..

    조선이라는 역사 500년에서 언제나 비굴하고,
    소중화를 외치면서 스스로 속국임을 자처하고,
    스스로 망국의 길을 걸어간 조선 왕조를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한일합방이 된 이후에
    일본에게 작위 받아서 잘 먹고 잘 살던 사람들이 누구일까요?
    을사오적?친일파?
    그 선두에는 조선 왕조가 있습니다.
    일본에서 받은 작위와 돈으로 여전히 호위호식하면서 살았죠.

    나라의 주인임을 자처하고, 만 백성의 어버이라면서
    나라를 빼았겼다고 할복자살한 사람이 조선왕조에 있나요?
    광복을 위해서 노력한게 있나요?

    조선의 왕족이 어쩌고 하는 것들.
    한국에 왜 버티고 살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염치로..ㅡㅡㅋ

    개인적으로 조선이라는 나라는 임진왜란 직후에
    망하는게 우리민족에게 더 큰 도움을 주었을거라고 생각하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작성일
    08.01.08 05:36
    No. 12

    할복자살을 안 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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